강의실 벽면이 터치스크린 '눈길'
지열로 냉난방 친환경 건물… 세계 최고 유통전문가 양성
"테스코가 진출한 14개국 중 왜 하필 한국입니까?"
영국에 본사를 둔 테스코가 지난 7월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도에 글로벌 아카데미를 열기 전중국을 비롯 테스코가 진출한 세계 각 국의 항의과 도전이 이어졌다. 중국 정부에선 부지를 공짜로 내주겠다고 나서는 등 각축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적 유통 전문가 양성소격인 `글로벌 아카데미'로 낙점된 곳은 한국 무의도다.
여기엔 이승한(66) 홈플러스그룹 회장의 끈질긴 설득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1999년 한국에 홈플러스가 들어오자마자 이 회장은 2000년부터 연수원을 짓겠다고 했다. 본사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하지만 명장ㆍ달인을 포함해 유통 서비스 전문가를 한국에서 키워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신념이 결실을 맺었다.
테스코그룹이 520억원 전액을 투자해 만든 연수원은 어떤 곳일까. 글로벌 유통기업이 해외에 연수원을 연 것은 처음이다. 지난 14일 잠진도 선착장에서 페리호를 타고 무의도를 찾았다. 이 곳은 물길이 열리면 걸어서 실미도로 갈 수 있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잠진도 선착장까지 5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다.
개원한지 100일을 맞은 테스코 홈플러스 아카데미에는 신입사원 130명이 왕효석 홈플러스테스코 대표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었다.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에 첫 대관을 해 타사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대지면적 5만9303㎡, 전체면적 1만6020㎡ 규모 연수원은 연간 2만4000명의 교육이 가능하다. 전체적인 건물 모양은 큰 비행기가 하늘로 날아가는 형상이다. "디테일이 경쟁력"이라는 이 회장의 말처럼 의자부터 전시품까지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GE처럼 육각형 테이블을 갖춘 룸도 있고, 14개국에서 보내 온 각 국의 조형물들이 전시돼 자연친화적인 갤러리 같은 느낌을 주는 산책로도 있다.
이 회장은 "경영이론은 꼭 해외에서 수입되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품었다고 한다. 이 아카데미는 문을 열자마자 벌써 14개국 450명 유통리더들이 다녀갔다. 이 회장은 "한국에서 연수를 받고 간 CEO나 점장들에게 한국 물건을 팔기는 더 쉬울 것"이라면서 "2만6000여명의 홈플러스 임직원을 세계 최고의 유통 전문가로 키우는 것은 물론 이제는 교육도 한국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아마데미의 또 다른 특징은 `그린건물'이라는 점이다. 이 건물은 연간 200만 킬로와트(kW)의 전력이 소모되는데 지열을 끌어올려 냉난방확산시스템을 도입하고, 아카데미 내 모든 조명은 LED조명을 적용하는 등 연간 100만 킬로와트가 소비되도록 했다. 또 태양광 판넬을 설치해 급탕의 80%도 이로 에너지를 충당한다. 50%에너지를 절감하고 50%에너지를 자체 충당하고 있다. 100억원 이상이 친환경에 투자됐다. 연수원 강의실은 한 벽면이 모두 칠판이 되는데 터치스크린도 되는 IT건물이다.
국내 유통서비스 시장이 개방된 이후 까르푸ㆍ월마트 등 외국 대형 할인점들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테스코만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홈플러스의 연매출은 10조9000억원. 삼성물산과 테스코의 합작으로 문을 연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삼성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100% 영국계 회사로 바뀌었지만 오히려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970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표이사를 지낸 이 회장은 "삼성과 다국적기업 양쪽을 경험해 봤지만, 아시아적 가치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서 "내가 이 회사를 떠나도 문화와 시스템을 남겨놓으면 회사는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의도(인천)=심화영기자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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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코가 진출한 14개국 중 왜 하필 한국입니까?"
영국에 본사를 둔 테스코가 지난 7월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도에 글로벌 아카데미를 열기 전중국을 비롯 테스코가 진출한 세계 각 국의 항의과 도전이 이어졌다. 중국 정부에선 부지를 공짜로 내주겠다고 나서는 등 각축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적 유통 전문가 양성소격인 `글로벌 아카데미'로 낙점된 곳은 한국 무의도다.
여기엔 이승한(66) 홈플러스그룹 회장의 끈질긴 설득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1999년 한국에 홈플러스가 들어오자마자 이 회장은 2000년부터 연수원을 짓겠다고 했다. 본사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하지만 명장ㆍ달인을 포함해 유통 서비스 전문가를 한국에서 키워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신념이 결실을 맺었다.
테스코그룹이 520억원 전액을 투자해 만든 연수원은 어떤 곳일까. 글로벌 유통기업이 해외에 연수원을 연 것은 처음이다. 지난 14일 잠진도 선착장에서 페리호를 타고 무의도를 찾았다. 이 곳은 물길이 열리면 걸어서 실미도로 갈 수 있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잠진도 선착장까지 5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다.
개원한지 100일을 맞은 테스코 홈플러스 아카데미에는 신입사원 130명이 왕효석 홈플러스테스코 대표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었다.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에 첫 대관을 해 타사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대지면적 5만9303㎡, 전체면적 1만6020㎡ 규모 연수원은 연간 2만4000명의 교육이 가능하다. 전체적인 건물 모양은 큰 비행기가 하늘로 날아가는 형상이다. "디테일이 경쟁력"이라는 이 회장의 말처럼 의자부터 전시품까지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GE처럼 육각형 테이블을 갖춘 룸도 있고, 14개국에서 보내 온 각 국의 조형물들이 전시돼 자연친화적인 갤러리 같은 느낌을 주는 산책로도 있다.
이 회장은 "경영이론은 꼭 해외에서 수입되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품었다고 한다. 이 아카데미는 문을 열자마자 벌써 14개국 450명 유통리더들이 다녀갔다. 이 회장은 "한국에서 연수를 받고 간 CEO나 점장들에게 한국 물건을 팔기는 더 쉬울 것"이라면서 "2만6000여명의 홈플러스 임직원을 세계 최고의 유통 전문가로 키우는 것은 물론 이제는 교육도 한국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아마데미의 또 다른 특징은 `그린건물'이라는 점이다. 이 건물은 연간 200만 킬로와트(kW)의 전력이 소모되는데 지열을 끌어올려 냉난방확산시스템을 도입하고, 아카데미 내 모든 조명은 LED조명을 적용하는 등 연간 100만 킬로와트가 소비되도록 했다. 또 태양광 판넬을 설치해 급탕의 80%도 이로 에너지를 충당한다. 50%에너지를 절감하고 50%에너지를 자체 충당하고 있다. 100억원 이상이 친환경에 투자됐다. 연수원 강의실은 한 벽면이 모두 칠판이 되는데 터치스크린도 되는 IT건물이다.
국내 유통서비스 시장이 개방된 이후 까르푸ㆍ월마트 등 외국 대형 할인점들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테스코만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홈플러스의 연매출은 10조9000억원. 삼성물산과 테스코의 합작으로 문을 연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삼성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100% 영국계 회사로 바뀌었지만 오히려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970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 유통부문 대표이사를 지낸 이 회장은 "삼성과 다국적기업 양쪽을 경험해 봤지만, 아시아적 가치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서 "내가 이 회사를 떠나도 문화와 시스템을 남겨놓으면 회사는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의도(인천)=심화영기자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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