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규 정보미디어부 부장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위원회'라는 자조가 나올 만큼, 방통위는 그동안 방송중심의 정책에 훨씬 많은 힘을 실어왔다. 방송과 통신, 융합서비스 규제기관을 표방한 방통위가 방송위가 되어버렸다는 업계의 비판은 출범 4년차인 지금까지 이어진다. 그만큼 통신서비스를 근간으로 IT생태계를 복원하고 진화시키는 데는 소홀했다.
방송사 사장이 누가 되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고, 미디어시장에 새판을 짜기 위해 미디어법 만드는 데만 공을 들였다. 종합편성채널 4개에 보도채널 1개, 터무니없이 사업자만 늘려놨다. 방통위 1기 상임위의 이같은 정책이 산업적 측면에서 대체 무엇을 변화시켰고, 앞으로 우리나라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그런데 참 한심한 일이 벌어졌다. 이런 지적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방송에 힘을 쏟아 온 방통위인데, 이젠 그 방송의 영역에서조차 말이 안 먹히는 모양이다. 미디어시장이 급변하면서 지상파와 유료방송진영간 갈등이 폭발하는데, 이런 갈등을 풀어줄 정책하나 없다.
결국 방통위가 방송사고를 쳤다.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14일부터 4일동안 저급한 화질의 MBC를 봐야했다. MBC가 계약한대로 돈을 주지 않는다며 스카이라이프에 HD방송 공급(송출)을 중단하고 SD급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시위치고는 참 위험했다.
공익을 얘기하는 지상파 MBC, 그에 못지 않은 공적책임이 있는 스카이라이프는 스스로 시청자를 무시했다. 지금은 플랫폼 홍수의 시대다. MBC는 케이블, IPTV, DMB를 통해서 보면 된다. 괘씸하면 당분간 안 봐도 된다. 대체재가 너무 많은 시대, 두 회사에 모두 손해다.
재산상 손실과 이미지타격을 모두 감안한 이들의 극단적 선택은 미디어시장 변화에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받아들여진다. 다 플랫폼, 미디어영역이 모호해지고 파괴되는 시대에 지상파와 유료방송진영간 갈등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는데도 방송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방통위가 손놓고 있었다는데 있다. 근근히 시간만 연명해온 땜빵식 처방이 낳은 결과다.
이제 지상파 재전송 대가산정관련해 방통위는 제 목소리를 내야한다. 방송은 통신서비스와 함께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지상파방송은 더욱이 주파수도 공짜로 쓴다. 지금 통신사업자들은 데이터트래픽 과부하 때문에 2.1㎓주파수 20㎒ 대역폭을 얻어보겠다며 목숨걸고 덤빈다. 2.1㎓주파수 5년 이용대가가 3500억원 정도다. 통신사업자가 구축해 놓은 이동통신네트워크에는 수없이 많은 콘텐츠와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한 벤처기업들이 붙어 있다. 지상파마저 스마트폰앱을 통해 모바일IP망을 타고 흐른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요금인하 요구에 시달린다.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육박하는 글로벌시대의 민간사업자인데도, 규제의 칼을 들이대며 정치권과 정부로부터 요금간섭 받아온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규제는 그럴만한 `특별혜택`을 주는 것을 전제로 이뤄진다. 주파수는 공짜로 쓰게 하든 돈을 받고 할당하든, 주는 순간 독점된다. 국가의 자산인 주파수를 독점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특혜 때문에 규제의 타당성은 존재한다.
무료지상파와 유료방송시장의 균형을 잡고, 방송산업 활성화를 위해 방통위가 지상파 재전송 대가산정에 관여해 조화를 만들어 가는 규제는 권리차원이 아니라 의무사항이다. 방통위 2기 상임위가 출범한지 한달여다. 지금 지상파와 유료방송진영간 갈등을 풀어내는 게 2기 방통위의 첫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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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사장이 누가 되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고, 미디어시장에 새판을 짜기 위해 미디어법 만드는 데만 공을 들였다. 종합편성채널 4개에 보도채널 1개, 터무니없이 사업자만 늘려놨다. 방통위 1기 상임위의 이같은 정책이 산업적 측면에서 대체 무엇을 변화시켰고, 앞으로 우리나라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그런데 참 한심한 일이 벌어졌다. 이런 지적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방송에 힘을 쏟아 온 방통위인데, 이젠 그 방송의 영역에서조차 말이 안 먹히는 모양이다. 미디어시장이 급변하면서 지상파와 유료방송진영간 갈등이 폭발하는데, 이런 갈등을 풀어줄 정책하나 없다.
결국 방통위가 방송사고를 쳤다.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14일부터 4일동안 저급한 화질의 MBC를 봐야했다. MBC가 계약한대로 돈을 주지 않는다며 스카이라이프에 HD방송 공급(송출)을 중단하고 SD급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시위치고는 참 위험했다.
공익을 얘기하는 지상파 MBC, 그에 못지 않은 공적책임이 있는 스카이라이프는 스스로 시청자를 무시했다. 지금은 플랫폼 홍수의 시대다. MBC는 케이블, IPTV, DMB를 통해서 보면 된다. 괘씸하면 당분간 안 봐도 된다. 대체재가 너무 많은 시대, 두 회사에 모두 손해다.
재산상 손실과 이미지타격을 모두 감안한 이들의 극단적 선택은 미디어시장 변화에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받아들여진다. 다 플랫폼, 미디어영역이 모호해지고 파괴되는 시대에 지상파와 유료방송진영간 갈등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는데도 방송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방통위가 손놓고 있었다는데 있다. 근근히 시간만 연명해온 땜빵식 처방이 낳은 결과다.
이제 지상파 재전송 대가산정관련해 방통위는 제 목소리를 내야한다. 방송은 통신서비스와 함께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지상파방송은 더욱이 주파수도 공짜로 쓴다. 지금 통신사업자들은 데이터트래픽 과부하 때문에 2.1㎓주파수 20㎒ 대역폭을 얻어보겠다며 목숨걸고 덤빈다. 2.1㎓주파수 5년 이용대가가 3500억원 정도다. 통신사업자가 구축해 놓은 이동통신네트워크에는 수없이 많은 콘텐츠와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한 벤처기업들이 붙어 있다. 지상파마저 스마트폰앱을 통해 모바일IP망을 타고 흐른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요금인하 요구에 시달린다.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육박하는 글로벌시대의 민간사업자인데도, 규제의 칼을 들이대며 정치권과 정부로부터 요금간섭 받아온 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규제는 그럴만한 `특별혜택`을 주는 것을 전제로 이뤄진다. 주파수는 공짜로 쓰게 하든 돈을 받고 할당하든, 주는 순간 독점된다. 국가의 자산인 주파수를 독점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특혜 때문에 규제의 타당성은 존재한다.
무료지상파와 유료방송시장의 균형을 잡고, 방송산업 활성화를 위해 방통위가 지상파 재전송 대가산정에 관여해 조화를 만들어 가는 규제는 권리차원이 아니라 의무사항이다. 방통위 2기 상임위가 출범한지 한달여다. 지금 지상파와 유료방송진영간 갈등을 풀어내는 게 2기 방통위의 첫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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