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접근성 향상 통해 격차없는 인터넷 사회 구현
공공부문 점차 개선… 금융ㆍ쇼핑 등 민간은 '열악'
공공부문 점차 개선… 금융ㆍ쇼핑 등 민간은 '열악'
■ 스마트 시대 스마트 문화 만들자
(3) 장벽없는 소통의 인터넷세상
지난 6일 행정안전부 주최, 한국정보화진흥원 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린 `국제 웹 접근성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 웹 접근성 분야의 핵심 인물 주디 브루어 월드와이드 웹 컨소시엄(W3C) 웹접근성위원회(WAI) 의장은 "웹은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이고, 정보ㆍ교육ㆍ고용ㆍ의료서비스ㆍ여가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많은 이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장애인도 격차 없이 웹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정부 서비스, 인터넷 뱅킹, 온라인 쇼핑 등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 되면서 인터넷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으면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낳는 상황이 됐다. 인터넷의 이용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필수 수단이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터넷 이용환경은 모든 이에게 활짝 열려있지 않다. 특히 시각, 청각, 지체장애인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과 시력 등 신체능력이 낮아지기 시작하는 고령자에게 웹 접근성이 지켜지지 않은 웹사이트는 넘기 힘든 장벽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웹 접근성은 장애인, 고령자 등 어떤 사용자라도 전문적인 능력 없이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히 공공부문의 웹 접근성은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지난해 4월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장차법) 발효를 전후해 크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실시한 공공기관 대표 홈페이지의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 공공기관 전체의 웹 접근성 수준은 86.6점으로 전년보다 5.6점 향상됐다. 특히 중앙행정기관, 입법ㆍ사법ㆍ헌법기관, 광역지자체 대표 홈페이지의 웹 접근성 준수 수준은 각각 평균 92.5점, 93.1점, 93.9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도 많다. 각종 공사 등 공기업, 공단, 출연기관 등 준정부 기관은 평균 83.2점으로 중앙행정기관과 비교하면 여전히 웹 접근성 수준이 미흡했다. 또 국ㆍ공립대학,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 문화예술단체, 공공도서관, 종합병원, 복지시설에 대해 표본조사 결과, 평균 76.6점으로 많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관련, 웹 접근성 기술 동향 세미나, 기술자문, 공무원 및 민간 개발자 대상 전문교육 등을 통해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은 장차법 적용 등으로 그나마 꾸준히 웹 접근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민간분야는 열악한 웹 접근성 수준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지난 7월 발표한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 공공부분 사이트의 웹 접근성 평균은 64.7점인 반면, 민간부분 사이트의 웹 접근성 평균은 30.0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사이트 중 웹 접근성이 우수한 B등급 이상은 공공분야 81개였지만, 민간부문 겨우 1개에 그쳤다.
장애인인권포럼 측은 민간부분은 웹 접근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물론, 이미지에 대한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는 기초적인 부분마저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애인의 생활과 밀접한 온라인 금융(23.8점), 인터넷 쇼핑(23.0점), 온라인 교육(24.7점) 등의 웹 접근성 수준이 더 심각했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인권포럼 관계자는 "민간부분에서 이른 시일 내에 웹 접근성 확보방안을 수립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민간분야의 웹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웹사이트 개발자 교육, 민간기업 대상 홍보와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부문의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 웹 접근성 준수가 불필요한 투자라는 기업들의 오해를 해소하고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착수되는 8개 전자정부 대민 사이트의 웹 표준 및 장애인 접근성 개선사업의 경우 총 11억5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는데, 이 사업을 통해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 사용자와 장애인이 민원신청과 정보확인을 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줄어들어 약 27억3000만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액의 3배 가까운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웹 접근성의 이같은 경제적 효과는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웹 접근성을 준수하면 그동안 접근이 불가능했던 수많은 장애인을 고객으로 추가 확보할 수 있다. 또 웹 접근성을 준수한 웹사이트는 시력이 좋지 않은 고령자까지 새로운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가 특히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웹 접근성을 준수한 웹사이트는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주디 브루어 의장은 "웹 접근성을 준수하면 장애인과 고령자 등 그동안 웹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해당 웹사이트를 찾게 돼 고객이 10~20% 더 늘어나게 된다"며 "한국기업들이 웹 접근성을 새로운 기회로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동식기자 dskang@
(3) 장벽없는 소통의 인터넷세상
지난 6일 행정안전부 주최, 한국정보화진흥원 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린 `국제 웹 접근성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 웹 접근성 분야의 핵심 인물 주디 브루어 월드와이드 웹 컨소시엄(W3C) 웹접근성위원회(WAI) 의장은 "웹은 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이고, 정보ㆍ교육ㆍ고용ㆍ의료서비스ㆍ여가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많은 이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장애인도 격차 없이 웹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정부 서비스, 인터넷 뱅킹, 온라인 쇼핑 등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 되면서 인터넷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으면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낳는 상황이 됐다. 인터넷의 이용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필수 수단이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터넷 이용환경은 모든 이에게 활짝 열려있지 않다. 특히 시각, 청각, 지체장애인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과 시력 등 신체능력이 낮아지기 시작하는 고령자에게 웹 접근성이 지켜지지 않은 웹사이트는 넘기 힘든 장벽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웹 접근성은 장애인, 고령자 등 어떤 사용자라도 전문적인 능력 없이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히 공공부문의 웹 접근성은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지난해 4월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장차법) 발효를 전후해 크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실시한 공공기관 대표 홈페이지의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 공공기관 전체의 웹 접근성 수준은 86.6점으로 전년보다 5.6점 향상됐다. 특히 중앙행정기관, 입법ㆍ사법ㆍ헌법기관, 광역지자체 대표 홈페이지의 웹 접근성 준수 수준은 각각 평균 92.5점, 93.1점, 93.9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도 많다. 각종 공사 등 공기업, 공단, 출연기관 등 준정부 기관은 평균 83.2점으로 중앙행정기관과 비교하면 여전히 웹 접근성 수준이 미흡했다. 또 국ㆍ공립대학,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 문화예술단체, 공공도서관, 종합병원, 복지시설에 대해 표본조사 결과, 평균 76.6점으로 많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이와 관련, 웹 접근성 기술 동향 세미나, 기술자문, 공무원 및 민간 개발자 대상 전문교육 등을 통해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은 장차법 적용 등으로 그나마 꾸준히 웹 접근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민간분야는 열악한 웹 접근성 수준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지난 7월 발표한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 공공부분 사이트의 웹 접근성 평균은 64.7점인 반면, 민간부분 사이트의 웹 접근성 평균은 30.0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사이트 중 웹 접근성이 우수한 B등급 이상은 공공분야 81개였지만, 민간부문 겨우 1개에 그쳤다.
장애인인권포럼 측은 민간부분은 웹 접근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물론, 이미지에 대한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는 기초적인 부분마저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애인의 생활과 밀접한 온라인 금융(23.8점), 인터넷 쇼핑(23.0점), 온라인 교육(24.7점) 등의 웹 접근성 수준이 더 심각했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인권포럼 관계자는 "민간부분에서 이른 시일 내에 웹 접근성 확보방안을 수립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민간분야의 웹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웹사이트 개발자 교육, 민간기업 대상 홍보와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부문의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 웹 접근성 준수가 불필요한 투자라는 기업들의 오해를 해소하고 경제적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착수되는 8개 전자정부 대민 사이트의 웹 표준 및 장애인 접근성 개선사업의 경우 총 11억5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는데, 이 사업을 통해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 사용자와 장애인이 민원신청과 정보확인을 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줄어들어 약 27억3000만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액의 3배 가까운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웹 접근성의 이같은 경제적 효과는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웹 접근성을 준수하면 그동안 접근이 불가능했던 수많은 장애인을 고객으로 추가 확보할 수 있다. 또 웹 접근성을 준수한 웹사이트는 시력이 좋지 않은 고령자까지 새로운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가 특히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웹 접근성을 준수한 웹사이트는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주디 브루어 의장은 "웹 접근성을 준수하면 장애인과 고령자 등 그동안 웹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해당 웹사이트를 찾게 돼 고객이 10~20% 더 늘어나게 된다"며 "한국기업들이 웹 접근성을 새로운 기회로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동식기자 dska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