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기업 별도 사무실 설치 등 비용 부담
'헤드카운팅' 사업대가 산정방식도 재논의 필요
'헤드카운팅' 사업대가 산정방식도 재논의 필요
■ 소프트웨어 선진화 과제-원격지 개발 해법 찾는다
1. 발주자 인근작업장 설치관행 문제점
국내 IT서비스 산업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글로벌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초일류 IT서비스 기업 탄생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목표를 이루기에는 고쳐야 할 관행들이 적지 않다. 특히 원격지 개발을 허용하지 않는 관행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 때문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많다는 지적이지만 발주 기관이나 기업들은 국내 환경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원격지 개발 불허에 대한 문제점과 원인,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원격지 개발 추진 노력, 원격지 개발 도입을 위한 향후 과제 등을 총 3회에 걸쳐 짚어본다.
1. 발주자 인근 작업장 설치관행 문제점
2. 국내 IT기업의 원격지 개발 노력 및 사례
3. 성공적인 원격지 개발 도입을 위한 향후 과제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는 IT서비스 업체나 SW업체들은 발주기관의 `원격지 개발 불허' 방침이 효율적인 개발환경으로의 발전을 거스르는 관행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보화 사업은 발주기관이나 근처의 사무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참여 인력들의 근무여건 악화는 물론 사업비용 상승, 개발 품질 저하 등의 문제점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근무여건 악화로 우수인력 유치 어려워=발주기관 인근 작업장 설치 관행으로 인해 발생되는 가장 큰 문제는 정보화 사업에 참여하는 인력들의 근무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 발주기관 근처에서 일하기 위해 개발자들은 길게는 1년 이상 가족과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근무를 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종혁 의원(한나라당)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국내 개발자 중 25%가 지난해 출퇴근이 불가능한 작업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발주기관의 헤드 카운팅 관리로 인해 잦은 야근과 초과근무에 시달려야 하고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나 휴가는 생각조차도 못하는 실정이다.
정보화 사업에 참여하는 사업 수행자의 비용을 상승시키는 문제도 있다. 대부분의 IT서비스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개발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 발주기관 인근에 작업장을 설치하다보니 사무실 임대료 등 별도의 비용 부담을 갖게 된다.
IT서비스산업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발주기관 인근 작업장 설치비용은 발주기관이 부담하도록 지식경제부 고시인 `소프트웨어(SW)사업 대가 기준'에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진행된 38개 전자정부 사업 중 33개의 사업은 사업수행자인 IT서비스 기업이 사무실 임대 및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부담했다. 이 비용은 계약금액의 1.8%에 달한다. 예를 들어 100억원 규모의 사업이라면 1억8000만원이 발주기관 인근 작업장을 설치하는 데 사용 된 것이다.
대형 IT서비스 기업의 한 공공영업본부장은 "현재 정보화 사업을 발주하고 있는 기관들 대부분은 작업장 설치비용이나 투입인력에 대한 출장비를 사업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비용들은 고스란히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문제는 개발인력 활용에 대한 유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발주기관 인근에 설치된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은 대부분 묶여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여러 사이트에 투입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특정 영역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있는 인력의 경우 다양한 사업에 투입돼야하지만 하나의 프로젝트에 묶이게 된다. 결국 고급인력이라도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할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헤드카운팅이 여전히 사업대가 산정 기준=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들이 원격지 개발을 기피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발주기관이 아직도 사업 수행 대가 지급을 `헤드 카운팅'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발주기관이 사업 수행 성과보다 사업에 투입된 인력을 기준으로 대가산정을 하다 보니, 눈앞에서 몇 명의 인력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미 공공기관들은 SW사업 대가로 기능점수제도를 활용토록 고시로 명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헤드카운팅 방식으로 사업관리를 하고 있다.
이는 발주기관이 사업 산출물과 프로세스에 대한 관리 능력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산출물과 프로세스에 의해 사업을 관리하지 못한 발주기관은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요구사항과 설계 변경이 많기 때문에 분석 설계 담당자는 물론 개발자들도 옆에 두고 사업을 진행하기를 원한다.
이와 함께 사업 수행자들의 인력 교체에 대해 벌칙을 부과하는 관행도 발주기관 인근 작업장 설치를 부추기고 있다. 발주기관들은 처음 제안한 인력에 대한 교체는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이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발주기관이 인근 작업장을 선호하는 것에는 IT서비스 기업의 역량 부족도 한 몫하고 있다. 원격지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 분석ㆍ설계단계에서 확실한 설계안을 만들어야 하고, 이후 개발자들은 이것만 보고 바로 개발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이처럼 완벽한 분석설계 초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개발작업 과정에서 여러 차례 설계가 변경되고 이에 따른 발주자, 설계자, 개발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원격지 개발 자체가 비효율적인 개발 방식이 되고 만다. 이에 대해 IT서비스업계 한 관계자는 "분석 설계를 완벽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발주 기관이 사업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면 설계안은 여전히 변경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개발자들의 역량 강화도 시급한 상황이다. 발주기관이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 사업 수행 능력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해당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발주기관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공공기관 정보화 부서 관계자는 "개발자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관리를 해도 사업이 실패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원격지 개발을 할 경우 발주기관의 요구사항이 제대로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
공동기획 :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ㆍ디지털타임스
1. 발주자 인근작업장 설치관행 문제점
국내 IT서비스 산업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글로벌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초일류 IT서비스 기업 탄생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목표를 이루기에는 고쳐야 할 관행들이 적지 않다. 특히 원격지 개발을 허용하지 않는 관행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 때문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많다는 지적이지만 발주 기관이나 기업들은 국내 환경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원격지 개발 불허에 대한 문제점과 원인,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원격지 개발 추진 노력, 원격지 개발 도입을 위한 향후 과제 등을 총 3회에 걸쳐 짚어본다.
1. 발주자 인근 작업장 설치관행 문제점
2. 국내 IT기업의 원격지 개발 노력 및 사례
3. 성공적인 원격지 개발 도입을 위한 향후 과제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는 IT서비스 업체나 SW업체들은 발주기관의 `원격지 개발 불허' 방침이 효율적인 개발환경으로의 발전을 거스르는 관행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보화 사업은 발주기관이나 근처의 사무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참여 인력들의 근무여건 악화는 물론 사업비용 상승, 개발 품질 저하 등의 문제점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근무여건 악화로 우수인력 유치 어려워=발주기관 인근 작업장 설치 관행으로 인해 발생되는 가장 큰 문제는 정보화 사업에 참여하는 인력들의 근무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 발주기관 근처에서 일하기 위해 개발자들은 길게는 1년 이상 가족과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근무를 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종혁 의원(한나라당)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국내 개발자 중 25%가 지난해 출퇴근이 불가능한 작업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발주기관의 헤드 카운팅 관리로 인해 잦은 야근과 초과근무에 시달려야 하고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나 휴가는 생각조차도 못하는 실정이다.
정보화 사업에 참여하는 사업 수행자의 비용을 상승시키는 문제도 있다. 대부분의 IT서비스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개발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 발주기관 인근에 작업장을 설치하다보니 사무실 임대료 등 별도의 비용 부담을 갖게 된다.
IT서비스산업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발주기관 인근 작업장 설치비용은 발주기관이 부담하도록 지식경제부 고시인 `소프트웨어(SW)사업 대가 기준'에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진행된 38개 전자정부 사업 중 33개의 사업은 사업수행자인 IT서비스 기업이 사무실 임대 및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부담했다. 이 비용은 계약금액의 1.8%에 달한다. 예를 들어 100억원 규모의 사업이라면 1억8000만원이 발주기관 인근 작업장을 설치하는 데 사용 된 것이다.
대형 IT서비스 기업의 한 공공영업본부장은 "현재 정보화 사업을 발주하고 있는 기관들 대부분은 작업장 설치비용이나 투입인력에 대한 출장비를 사업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비용들은 고스란히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문제는 개발인력 활용에 대한 유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발주기관 인근에 설치된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은 대부분 묶여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여러 사이트에 투입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특정 영역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있는 인력의 경우 다양한 사업에 투입돼야하지만 하나의 프로젝트에 묶이게 된다. 결국 고급인력이라도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할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헤드카운팅이 여전히 사업대가 산정 기준=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들이 원격지 개발을 기피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발주기관이 아직도 사업 수행 대가 지급을 `헤드 카운팅'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발주기관이 사업 수행 성과보다 사업에 투입된 인력을 기준으로 대가산정을 하다 보니, 눈앞에서 몇 명의 인력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미 공공기관들은 SW사업 대가로 기능점수제도를 활용토록 고시로 명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헤드카운팅 방식으로 사업관리를 하고 있다.
이는 발주기관이 사업 산출물과 프로세스에 대한 관리 능력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산출물과 프로세스에 의해 사업을 관리하지 못한 발주기관은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요구사항과 설계 변경이 많기 때문에 분석 설계 담당자는 물론 개발자들도 옆에 두고 사업을 진행하기를 원한다.
이와 함께 사업 수행자들의 인력 교체에 대해 벌칙을 부과하는 관행도 발주기관 인근 작업장 설치를 부추기고 있다. 발주기관들은 처음 제안한 인력에 대한 교체는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이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발주기관이 인근 작업장을 선호하는 것에는 IT서비스 기업의 역량 부족도 한 몫하고 있다. 원격지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 분석ㆍ설계단계에서 확실한 설계안을 만들어야 하고, 이후 개발자들은 이것만 보고 바로 개발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이처럼 완벽한 분석설계 초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개발작업 과정에서 여러 차례 설계가 변경되고 이에 따른 발주자, 설계자, 개발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원격지 개발 자체가 비효율적인 개발 방식이 되고 만다. 이에 대해 IT서비스업계 한 관계자는 "분석 설계를 완벽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발주 기관이 사업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면 설계안은 여전히 변경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개발자들의 역량 강화도 시급한 상황이다. 발주기관이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 사업 수행 능력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해당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발주기관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공공기관 정보화 부서 관계자는 "개발자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관리를 해도 사업이 실패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원격지 개발을 할 경우 발주기관의 요구사항이 제대로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
공동기획 :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ㆍ디지털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