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율 여전히 40% 넘어… 지재권 가치 존중 아직 멀어
■ 저작권 보호가 경제 살린다
(2) 불법SW 사용의 심리학
"우리 옛말에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도둑이 아닙니까? 식당 하나가 유명해지면 수십 개의 인근 식당이 원조 간판을 내거는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고건 서울대 교수(컴퓨터공학부)는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타인의 지적인 창작물에 대해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가 SW산업의 발전을 저해해왔다"고 진단한다.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에 따르면, 한국의 SW불법복제율은 매년 1~2%씩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40%를 웃돌아 한국의 경제규모, 저작권사와 정부의 노력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처럼 지적 창작물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지 않고 SW 불법복제가 쉽게 줄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제조자설계생산방식(ODM) 방식의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에서 근원을 따지는 해석이 있다.
김지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부회장은 "OEM, ODM 위주의 제조업을 기반으로 산업화 과정을 거친 한국은 우리 브랜드를 가진 게 얼마 안됐다"며 "OEM 방식은 재료비, 인건비 등 제조원가에 약간의 이윤을 얹어 가격을 정하는데, SW 등 제조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지적 창작물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지난해 1235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SW 사용에 대한 의식조사에서도 SW 불법복제에 대해 응답자의 34.0%만이 범죄라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불법복제 SW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품SW 가격이 비싸서'가 47.6%, `복제SW를 얻기 매우 편리해서'가 22.3%로 나타났다. 또 `주위 사람들도 복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서'가 17.4%, 특`별한 단속이나 법적 조치가 없어서'가 8.7%로 나타났다.
SW의 재산적 가치에 대한 국민의식이나 전반적인 사용풍토가 정품SW 사용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47.2%가 영향을 준다고 응답해 그렇지 않다(18.1%)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8월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개정 저작권법 국민 인식조사에서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알지만 간편하고 저렴해서'가 23.3%로 가장 많았고, `저작권 침해의 심각성을 널리 홍보하지 않아서'가 14.8%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누구나 다 그렇게 하고 있으므로'가 13.8%,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가 13.0%, `정부가 앞장서서 뚜렷한 법제도를 마련하지 않으므로'가 12.5%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우리 국민들이 대체로 SW 불법복제 등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해 큰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정품SW 대신 불법복제SW를 사용하는 이유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찾기도 한다. 그렇다면 불법복제SW가 경제적인 이득을 가져다줄까?
불법복제SW를 사용할 경우 보안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문제가 발생하면 소송에 휘말리거나 막대한 피해보상을 해야 해 정품 구입비용보다 훨씬 더 큰 금전손실을 입을 수 있다. 또 이미지 훼손으로 기업의 명성을 잃을 수 있다. 반면, 정품SW를 사용하면 정기적인 업데이트와 SW 신규 구입과 업그레이드 시 혜택이 가능하다. SW 사용 시 적절한 기술지도와 시스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불법복제SW를 사용해 얻는 경제적 이익보다 잠재적인 손실이 훨씬 크다는 것이 SW 개발기업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강동식기자 dskang@
(2) 불법SW 사용의 심리학
"우리 옛말에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도둑이 아닙니까? 식당 하나가 유명해지면 수십 개의 인근 식당이 원조 간판을 내거는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고건 서울대 교수(컴퓨터공학부)는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타인의 지적인 창작물에 대해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가 SW산업의 발전을 저해해왔다"고 진단한다.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에 따르면, 한국의 SW불법복제율은 매년 1~2%씩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40%를 웃돌아 한국의 경제규모, 저작권사와 정부의 노력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처럼 지적 창작물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지 않고 SW 불법복제가 쉽게 줄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제조자설계생산방식(ODM) 방식의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에서 근원을 따지는 해석이 있다.
김지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부회장은 "OEM, ODM 위주의 제조업을 기반으로 산업화 과정을 거친 한국은 우리 브랜드를 가진 게 얼마 안됐다"며 "OEM 방식은 재료비, 인건비 등 제조원가에 약간의 이윤을 얹어 가격을 정하는데, SW 등 제조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지적 창작물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지난해 1235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SW 사용에 대한 의식조사에서도 SW 불법복제에 대해 응답자의 34.0%만이 범죄라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불법복제 SW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품SW 가격이 비싸서'가 47.6%, `복제SW를 얻기 매우 편리해서'가 22.3%로 나타났다. 또 `주위 사람들도 복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서'가 17.4%, 특`별한 단속이나 법적 조치가 없어서'가 8.7%로 나타났다.
SW의 재산적 가치에 대한 국민의식이나 전반적인 사용풍토가 정품SW 사용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47.2%가 영향을 준다고 응답해 그렇지 않다(18.1%)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8월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개정 저작권법 국민 인식조사에서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알지만 간편하고 저렴해서'가 23.3%로 가장 많았고, `저작권 침해의 심각성을 널리 홍보하지 않아서'가 14.8%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누구나 다 그렇게 하고 있으므로'가 13.8%,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가 13.0%, `정부가 앞장서서 뚜렷한 법제도를 마련하지 않으므로'가 12.5%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우리 국민들이 대체로 SW 불법복제 등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해 큰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정품SW 대신 불법복제SW를 사용하는 이유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찾기도 한다. 그렇다면 불법복제SW가 경제적인 이득을 가져다줄까?
불법복제SW를 사용할 경우 보안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문제가 발생하면 소송에 휘말리거나 막대한 피해보상을 해야 해 정품 구입비용보다 훨씬 더 큰 금전손실을 입을 수 있다. 또 이미지 훼손으로 기업의 명성을 잃을 수 있다. 반면, 정품SW를 사용하면 정기적인 업데이트와 SW 신규 구입과 업그레이드 시 혜택이 가능하다. SW 사용 시 적절한 기술지도와 시스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불법복제SW를 사용해 얻는 경제적 이익보다 잠재적인 손실이 훨씬 크다는 것이 SW 개발기업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강동식기자 dska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