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지만 깔끔ㆍ상큼
"이제 한번 제대로 겨뤄볼까"
"이제 한번 제대로 겨뤄볼까"
꼼꼼한 그래픽 흡사 만화 보는듯
고전적 스타일 유지 조작법 쉬워
길티기어 시리즈 애용자에 어필
아크시스템웍스(이하 ASW)라는 회사를 얘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타이틀이라면 단연 `길티기어' 시리즈를 꼽아야 할 것이다. 1998년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으로 발매되었던 2D 격투 게임인 길티기어는 당시의 다른 PS 게임들은 물론 아케이드 (오락실) 게임들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 높은 그래픽과 게임성을 자랑했다. 그리고 캐릭터명이나 기술명 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록음악과 캐릭터에 대한 오타쿠적 천착을 통해 단순한 격투 게임만으로서가 아니라 동인 활동의 소재로도 부족함이 없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후로 ASW는 `징하다'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길티기어 시리즈를 쏟아내게 된다(현재까지 발매된 공식 시리즈는 11개, 복수 기종으로 발매된 수까지 감안한다면 20개가 훌쩍 넘어간다. 산술적으로 보자면 1년에 하나씩 내 놓은 셈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스템의 변화와 심지어 장르까지도 바뀌곤 했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는 길티기어라는 게임의 색채는 계속 유지하면서 꾸준하게 고정팬들을 끌고 오고 있다.
이러한 ASW가 PS3와 엑스박스360 용의 신작 격투 게임을 내놓았다면, 누구라도 길티기어의 최신작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이 내놓은 게임은 `블레이 블루' 라는 이름의 완전한 신작이었다. 물론 이전에 아케이드 버전으로 발매된 것을 양 기종으로 이식한 것이지만 격투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이제는 죽어 가는 트렌드인 시점이라 실질적으로 가정용 오리지널의 게임을 아케이드로 선행 발매했다고 보는 편이 옳지 않을까 싶다(사실 이 게임의 아케이드 버전이 국내에 들어왔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놀라움은 게임을 실제 실행해보면 다른 면에서의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는 있었지만, 신작 게임이라고는 해도 길티기어 시리즈의 향기를 강하게 풍긴다.
캐릭터들만 길티기어의 그것으로 바꿔 놓는다면, 조작계나 시스템 등 많은 부분이 길티기어와 흡사함을 알 수 있다(사실 대전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가 그만큼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기 어렵다는 반증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놀라게 되는 부분은 깔끔한 2D 그래픽. 3D 그래픽이 대세인 요즘 가히 장인 정신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꼼꼼하게 그려낸 2D 그래픽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고해상도 화면으로 보여주는 2D 그래픽은 흡사 원화(原畵)를 그대로 움직이는 듯 깔끔하고 상큼한 느낌을 준다. 대세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지킬 때 오히려 이렇게 독특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이 게임은 보여주고 있다.
2D 그래픽 방식을 채용하게 되면서 나온 또 하나의 강점은 고전적인 스타일의 게임 플레이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전 게임이 3D 그래픽 방식을 중심으로 변화하게 되면서 공간 역시 3차원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은 좋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시절부터 익숙해졌던 조작계를 그대로 살려내기는 힘들었다. 반면 이 게임의 경우 장풍과 점프가 난무하던 예전의 격투 게임을 그리워하는 이용자들에게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는,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수준의 조작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시스템적으로 간단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미 발전할 대로 발전한 2D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를 좀 더 참신하게 구현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기술을 외우고 각종 시스템을 능숙하게 활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게임이다. 구입자 중 이 게임을 `제대로 익혀가면서' 즐길 수 있는 이는 아마 10%도 안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사실 이 게임은 그렇게까지 열심히 즐기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의 스토리 모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격투게임에서 볼 수 있는 겉치레로서의 스토리모드가 아닌 짧은 라이트노벨 한 편을 읽는 정도로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의 스토리 모드를 즐기기 위한 정도라면 굳이 시스템을 통달하고 손에 터보 엔진을 달 필요까지는 없다. 오히려 짧은 시간 동안 짬짬이 즐기면서 스토리를 봐 나가도 좋을 정도다.
이러한 스토리가 특징인 게임인 만큼 언어의 장벽은 어쩔 수 없겠지만 다행히도 이 게임은 자막 한글화를 거쳐 발매되었다. 전반적인 번역의 수준도 괜찮고 의역이 필요한 패러디 등의 부분도 능숙하게 처리했기 때문에(패러디의 기본적인 내용만 이해한다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번역이야' 하는 수준의 문제는 없다.
사실 이 게임이 그리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어쩔 수 없는 시대착오적인 느낌도 있을 뿐더러(친숙한 방식이라는 말을 나쁘게 풀면 `진부한 방식'이 되기에)특유의 마니아적인 취향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어필하기는 힘들 만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실 본 코너에서 소개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 조금 망설였지만 반대로 생각한다면 그 가치를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라도 발 벗고 나서서 이렇게라도 한 번씩 홍보를 해 줘야 할 정도의 게임임은 분명하다. 스트리트 파이터 시절의 격투 게임을 가끔 생각하는 게임이용자들, 리얼한 3D 그래픽보다는 가끔 만화 같은 그래픽을 보고 싶다는 이용자들이라면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길티기어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한 번 정도 관심을 가질 만한 타이틀일 것이며, 이제까지의 시리즈 거의 대부분을 수박 겉핥기로라도 즐겨본 사람의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단언컨대 후회하지 않을 게임이다.
고전적 스타일 유지 조작법 쉬워
길티기어 시리즈 애용자에 어필
아크시스템웍스(이하 ASW)라는 회사를 얘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타이틀이라면 단연 `길티기어' 시리즈를 꼽아야 할 것이다. 1998년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으로 발매되었던 2D 격투 게임인 길티기어는 당시의 다른 PS 게임들은 물론 아케이드 (오락실) 게임들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 높은 그래픽과 게임성을 자랑했다. 그리고 캐릭터명이나 기술명 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록음악과 캐릭터에 대한 오타쿠적 천착을 통해 단순한 격투 게임만으로서가 아니라 동인 활동의 소재로도 부족함이 없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후로 ASW는 `징하다'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길티기어 시리즈를 쏟아내게 된다(현재까지 발매된 공식 시리즈는 11개, 복수 기종으로 발매된 수까지 감안한다면 20개가 훌쩍 넘어간다. 산술적으로 보자면 1년에 하나씩 내 놓은 셈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스템의 변화와 심지어 장르까지도 바뀌곤 했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는 길티기어라는 게임의 색채는 계속 유지하면서 꾸준하게 고정팬들을 끌고 오고 있다.
이러한 ASW가 PS3와 엑스박스360 용의 신작 격투 게임을 내놓았다면, 누구라도 길티기어의 최신작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이 내놓은 게임은 `블레이 블루' 라는 이름의 완전한 신작이었다. 물론 이전에 아케이드 버전으로 발매된 것을 양 기종으로 이식한 것이지만 격투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이제는 죽어 가는 트렌드인 시점이라 실질적으로 가정용 오리지널의 게임을 아케이드로 선행 발매했다고 보는 편이 옳지 않을까 싶다(사실 이 게임의 아케이드 버전이 국내에 들어왔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놀라움은 게임을 실제 실행해보면 다른 면에서의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는 있었지만, 신작 게임이라고는 해도 길티기어 시리즈의 향기를 강하게 풍긴다.
캐릭터들만 길티기어의 그것으로 바꿔 놓는다면, 조작계나 시스템 등 많은 부분이 길티기어와 흡사함을 알 수 있다(사실 대전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가 그만큼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기 어렵다는 반증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놀라게 되는 부분은 깔끔한 2D 그래픽. 3D 그래픽이 대세인 요즘 가히 장인 정신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꼼꼼하게 그려낸 2D 그래픽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고해상도 화면으로 보여주는 2D 그래픽은 흡사 원화(原畵)를 그대로 움직이는 듯 깔끔하고 상큼한 느낌을 준다. 대세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지킬 때 오히려 이렇게 독특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이 게임은 보여주고 있다.
2D 그래픽 방식을 채용하게 되면서 나온 또 하나의 강점은 고전적인 스타일의 게임 플레이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전 게임이 3D 그래픽 방식을 중심으로 변화하게 되면서 공간 역시 3차원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은 좋았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시절부터 익숙해졌던 조작계를 그대로 살려내기는 힘들었다. 반면 이 게임의 경우 장풍과 점프가 난무하던 예전의 격투 게임을 그리워하는 이용자들에게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는,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수준의 조작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시스템적으로 간단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미 발전할 대로 발전한 2D 격투 게임이라는 장르를 좀 더 참신하게 구현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기술을 외우고 각종 시스템을 능숙하게 활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게임이다. 구입자 중 이 게임을 `제대로 익혀가면서' 즐길 수 있는 이는 아마 10%도 안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사실 이 게임은 그렇게까지 열심히 즐기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의 스토리 모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격투게임에서 볼 수 있는 겉치레로서의 스토리모드가 아닌 짧은 라이트노벨 한 편을 읽는 정도로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의 스토리 모드를 즐기기 위한 정도라면 굳이 시스템을 통달하고 손에 터보 엔진을 달 필요까지는 없다. 오히려 짧은 시간 동안 짬짬이 즐기면서 스토리를 봐 나가도 좋을 정도다.
이러한 스토리가 특징인 게임인 만큼 언어의 장벽은 어쩔 수 없겠지만 다행히도 이 게임은 자막 한글화를 거쳐 발매되었다. 전반적인 번역의 수준도 괜찮고 의역이 필요한 패러디 등의 부분도 능숙하게 처리했기 때문에(패러디의 기본적인 내용만 이해한다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번역이야' 하는 수준의 문제는 없다.
사실 이 게임이 그리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어쩔 수 없는 시대착오적인 느낌도 있을 뿐더러(친숙한 방식이라는 말을 나쁘게 풀면 `진부한 방식'이 되기에)특유의 마니아적인 취향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어필하기는 힘들 만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실 본 코너에서 소개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 조금 망설였지만 반대로 생각한다면 그 가치를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라도 발 벗고 나서서 이렇게라도 한 번씩 홍보를 해 줘야 할 정도의 게임임은 분명하다. 스트리트 파이터 시절의 격투 게임을 가끔 생각하는 게임이용자들, 리얼한 3D 그래픽보다는 가끔 만화 같은 그래픽을 보고 싶다는 이용자들이라면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길티기어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한 번 정도 관심을 가질 만한 타이틀일 것이며, 이제까지의 시리즈 거의 대부분을 수박 겉핥기로라도 즐겨본 사람의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단언컨대 후회하지 않을 게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