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리즈와는 낯선 느낌, 남다른 맛은 충분
빠른진행ㆍ일당백 호쾌함 줄어
수집ㆍ퀘스트 '몬스터 헌터' 연상
충실한 한글화 박수칠만
독자적인 매력 또한 갖춰
2000년대 이후 게임을 시작한 국내 비디오게임 이용자들에게 가장 친근한 타이틀 중 하나가 `진삼국무쌍 시리즈'이다. 쉬운 조작 방법과 알기 쉬운 게임 구성, 무엇보다 일당백이라는 말도 무색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전투가 주는 쾌감은 진삼국무쌍 시리즈가 가지는 차별점이다. 더군다나 수집 요소나 여러 가지의 시나리오 구성 등은 소위 얘기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최신작인 `진삼국무쌍 멀티레이드'(이하 진삼MR)가 PSP용DM로 발매되었다. 그래픽 등은 이전의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최상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며, 요즈음의 PSP 게임에서 찾기 쉽지 않은 한글화까지 마친 상태이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당혹스럽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다. 진삼국무쌍이라는 시리즈 타이틀만 달고 있을 뿐, 사실 상 별개의 게임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진삼MR을 알기 위해서 먼저 알아야 할 게임은 `몬스터 헌터'(이하 몬헌)이다. 몬헌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높은 액션성 △수집과 퀘스트 진행을 통한 캐릭터의 지속적 강화 △와이파이를 이용한 4인 멀티 대전을 들 수 있는데, 진삼MR은 상당부분 이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와이파이를 이용한 대전에 상당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두 게임을 모두 해 본 이용자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진삼MR은 몬헌을 따라가고 있을까? 이는 철저하게 PSP라는 하드웨어에서 가지는 몬헌의 위치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PSP의 경우 닌텐도 DS와 마찬가지로 통신 플레이 기능을 지원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은 얼마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여러 명이 게임을 공유할 수 있는 DS와는 달리, PSP는 각 게임 참가자가 하나씩의 게임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즉, 한번 터지면 세일즈 측면에서 대단히 유리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통신 플레이라는 기능 자체의 존재 의미가 사라지는 약점을 가진다.
이 상황에서 몬헌은 뛰어난 멀티 플레이 지원을 통해서 PSP에서도 멀티 플레이 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실제 일본에서의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몬헌의 경우 친구가 옆에서 하는 것을 보고 같이 하고 싶어서 게임을 구입했다는 사례도 많으니 말이다.
때문에 진삼MR 역시 수집/퀘스트 구성 등에서 몬헌 시리즈를 연상하게 하는 스타일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진삼MR이 기존의 진삼 시리즈와 다른 궤도를 타게 된 원인이다.
기존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경우, 2인 플레이를 진행하더라도 화면 분할을 통해서 서로 다른 전장에서 플레이 할 수도 있도록 배려했다. 이는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플레이 방법이 일당 백의 호쾌함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진삼MR의 경우 여러 명이 협력해서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하면서 화면에 등장하는 적의 수가 줄었을 뿐 아니라 적들의 내구력 역시 강해져 기존 진삼국무쌍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손맛을 보인다. 원샷원킬과 일당백에 익숙해져 있는 기존의 진삼국무쌍 팬들이라면 적잖게 당황하게 될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게임의 호흡 역시 적잖이 길어졌다. 진삼국무쌍처럼 스피디한 진행보다는, 천천히 쌓아나가는 느낌으로 게임이 진행될 뿐 아니라, 특별한 상황에서의 조작 방법 등도 계속해서 숙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리하자면 기존 진삼국무쌍 시리즈를(PSP에서라면 무쌍 오로치 마왕재림) 생각하고 이 게임을 접한다면 적잖이 낯선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강점이었던 쉽고 빠른 게임 진행을 느낄 수 없도록 구성이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의 존재 가치가 없는가 하면, 단연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진삼MR이 새로 채택한 게임 방식은 이미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던 방식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몬헌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던 이용자들이라면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이 훌륭한 만듦새로 만들어졌다는 데에 감사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 두고 싶다.
특히 이 게임의 미덕 중 하나는 훌륭한 한글화이다. 전반적인 수준을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정도의 방대한 정보량을 가지는 게임을 한글화해 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단순한 판매만을 생각했다면 진삼MR이 아니라 기존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게임성을 계승하고 있은 무쌍 오로치 마왕재림의 PSP 버전을 한글화해서 내는 편이 훨씬 나았을 테니 말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게임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때문에 여건이 허락한다면 즐겨보기를 권하고 싶은 타이틀이다. 충실한 한글화도 그렇거니와 진삼국무쌍이라는 이름에서 기대하게 되는 것들을 조금만 낮출 수 있다면 이 게임의 독자적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진삼국무쌍 시리즈와는 다르지만 자신만의 매력은 충분히 갖춘 게임이다.
수집ㆍ퀘스트 '몬스터 헌터' 연상
충실한 한글화 박수칠만
독자적인 매력 또한 갖춰
2000년대 이후 게임을 시작한 국내 비디오게임 이용자들에게 가장 친근한 타이틀 중 하나가 `진삼국무쌍 시리즈'이다. 쉬운 조작 방법과 알기 쉬운 게임 구성, 무엇보다 일당백이라는 말도 무색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전투가 주는 쾌감은 진삼국무쌍 시리즈가 가지는 차별점이다. 더군다나 수집 요소나 여러 가지의 시나리오 구성 등은 소위 얘기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최신작인 `진삼국무쌍 멀티레이드'(이하 진삼MR)가 PSP용DM로 발매되었다. 그래픽 등은 이전의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최상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며, 요즈음의 PSP 게임에서 찾기 쉽지 않은 한글화까지 마친 상태이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당혹스럽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부분이 바뀌어 있다. 진삼국무쌍이라는 시리즈 타이틀만 달고 있을 뿐, 사실 상 별개의 게임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진삼MR을 알기 위해서 먼저 알아야 할 게임은 `몬스터 헌터'(이하 몬헌)이다. 몬헌 시리즈의 특징이라면 △높은 액션성 △수집과 퀘스트 진행을 통한 캐릭터의 지속적 강화 △와이파이를 이용한 4인 멀티 대전을 들 수 있는데, 진삼MR은 상당부분 이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와이파이를 이용한 대전에 상당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두 게임을 모두 해 본 이용자들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진삼MR은 몬헌을 따라가고 있을까? 이는 철저하게 PSP라는 하드웨어에서 가지는 몬헌의 위치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PSP의 경우 닌텐도 DS와 마찬가지로 통신 플레이 기능을 지원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은 얼마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여러 명이 게임을 공유할 수 있는 DS와는 달리, PSP는 각 게임 참가자가 하나씩의 게임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즉, 한번 터지면 세일즈 측면에서 대단히 유리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통신 플레이라는 기능 자체의 존재 의미가 사라지는 약점을 가진다.
이 상황에서 몬헌은 뛰어난 멀티 플레이 지원을 통해서 PSP에서도 멀티 플레이 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실제 일본에서의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몬헌의 경우 친구가 옆에서 하는 것을 보고 같이 하고 싶어서 게임을 구입했다는 사례도 많으니 말이다.
때문에 진삼MR 역시 수집/퀘스트 구성 등에서 몬헌 시리즈를 연상하게 하는 스타일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진삼MR이 기존의 진삼 시리즈와 다른 궤도를 타게 된 원인이다.
기존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경우, 2인 플레이를 진행하더라도 화면 분할을 통해서 서로 다른 전장에서 플레이 할 수도 있도록 배려했다. 이는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플레이 방법이 일당 백의 호쾌함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진삼MR의 경우 여러 명이 협력해서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하면서 화면에 등장하는 적의 수가 줄었을 뿐 아니라 적들의 내구력 역시 강해져 기존 진삼국무쌍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손맛을 보인다. 원샷원킬과 일당백에 익숙해져 있는 기존의 진삼국무쌍 팬들이라면 적잖게 당황하게 될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게임의 호흡 역시 적잖이 길어졌다. 진삼국무쌍처럼 스피디한 진행보다는, 천천히 쌓아나가는 느낌으로 게임이 진행될 뿐 아니라, 특별한 상황에서의 조작 방법 등도 계속해서 숙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리하자면 기존 진삼국무쌍 시리즈를(PSP에서라면 무쌍 오로치 마왕재림) 생각하고 이 게임을 접한다면 적잖이 낯선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강점이었던 쉽고 빠른 게임 진행을 느낄 수 없도록 구성이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의 존재 가치가 없는가 하면, 단연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진삼MR이 새로 채택한 게임 방식은 이미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던 방식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몬헌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던 이용자들이라면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이 훌륭한 만듦새로 만들어졌다는 데에 감사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 두고 싶다.
특히 이 게임의 미덕 중 하나는 훌륭한 한글화이다. 전반적인 수준을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정도의 방대한 정보량을 가지는 게임을 한글화해 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단순한 판매만을 생각했다면 진삼MR이 아니라 기존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게임성을 계승하고 있은 무쌍 오로치 마왕재림의 PSP 버전을 한글화해서 내는 편이 훨씬 나았을 테니 말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게임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때문에 여건이 허락한다면 즐겨보기를 권하고 싶은 타이틀이다. 충실한 한글화도 그렇거니와 진삼국무쌍이라는 이름에서 기대하게 되는 것들을 조금만 낮출 수 있다면 이 게임의 독자적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진삼국무쌍 시리즈와는 다르지만 자신만의 매력은 충분히 갖춘 게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