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지 않아, 작전대로 밀어붙여
액션게임같은 실시간 전략시뮬
조작 단순화ㆍ단축키 효과적 활용
전통적 배경음악ㆍ효과음 만족할만
게임에서 인터페이스(조작체계)가 가지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게임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키보드와 마우스를 주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의 게임은 이러한 인터페이스의 최적화가 더욱 중요하다.
때문에 단순 아케이드 스타일의 게임이 많았던 과거의 경우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최적화하는 것이 컴퓨터 게임에서의 과제였다.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 아예 컴퓨터의 입력장치를 기반으로 재설계된 인터페이스로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가장 쉽게 들 수 있는 예는 바로 FPS(1인칭 슈팅 게임)와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이들의 경우 오히려 전용 게임기의 인터페이스로는 조작하기 힘들어지기까지 했다(예전의 게임기인 닌텐도64 버전으로 `스타크래프트'가 이식된 바 있었지만, 즐기라고 만든 게임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러한 FPS의 인터페이스를 게임기에서 완벽하게 구현했던 게임을 들자면 역시 엑스박스(Xbox)용 게임인 `헤일로'가 아닐까 싶다. 두 개의 아날로그 스틱을 적절히 이용하여 FPS의 느낌을 완벽하게 살려낸 이 게임은 컴퓨터보다도 편한 인터페이스라는 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향후 게임기용 FPS에서 조작계 설계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기게 된다.
이러한 헤일로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헤일로 워즈'는 놀랍게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가장 간단하게 스타크래프트류의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길 때 마우스만을 사용한다면 모르겠지만, 키보드와 마우스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라면 그 인터페이스를 과연 게임기용 조이패드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그런데 헤일로 워즈의 인터페이스는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는 것이 일단 인상적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게임 내에서 조작해야 하는 부분을 단순화시킨 것과 단축키의 효과적인 활용을 지원함으로써 가능해졌다. 때문에 스타크래프트류에서 주는 자유도를 구현해 내지는 못했지만, 반대로 조작이 편해졌을 뿐 아니라 게임의 전반적인 구성 역시도 상당히 스트레이트하게 바뀌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각 진영/유닛 등의 상성(相性), 즉 밸런싱이 아닐까 싶은데, 이 게임의 밸런싱은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약간 단순해진 면은 있지만, 그만큼 각 유닛의 강점과 약점이 간단명료해서, 복잡한 전략을 짜기보다는 원하는 전략대로 밀고 나가는, 어찌 보면 액션 게임 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상쾌함을 자랑한다.
그래픽 등은 굳이 문제점을 찾아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다. 다수의 유닛이 독자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FPS 버전의 이전 시리즈들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캐릭터들이 작게 표시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겠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운드인데, 시리즈 전통의 웅장한 배경음악도 건재할 뿐 아니라 유닛들의 전투 효과음 등도 적재 적소에 잘 들어가 있어 청각적인 만족감이 상당히 높다.
헤일로라면 빼 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뛰어난 시나리오인데, 이번 작품의 시나리오 역시 뛰어난 수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제까지의 세편 중 시대적으로 가장 먼저였던 1편보다 20년 전의 이야기인 만큼 이전 시리즈들과의 연결 고리는 그리 크지 않지만, 팬이라면 헤일로 월드의 시작이 어떠했는가를 알 수 있는 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상대적으로 FPS보다 스토리를 진행시키기가 유리한 장르의 특성상, 여러 가지 면에서 인상적이고 완성도 높은 스토리 진행을 보여준다. 단, 적측이라고 할 수 있는 코버넌트측의 캠페인 진행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튜토리얼 등을 통해서 익숙해 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멀티 모드도 어느 정도 신경을 썼다는 느낌은 들지만, 아무래도 게임의 양적 볼륨이 크지는 않은 탓에, 스타크래프트와 같이 지속적인 온라인 플레이를 즐기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원체 게임의 성격 자체가 싱글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만한 부분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완전 한글화의 전통이 사라진 것은 약간 아쉽다. 헤일로 시리즈라면, 단순히 한글화 잘 된 게임 수준을 넘어서 한국 게임 시장을 위한 현지화의 아이콘 격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자막만이 한글화되어 있다. 하지만 번역의 수준은 괜찮은 편이라, 게임 진행에 불편함을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충분히 구입해서 해 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특히 헤일로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오리지널 헤일로 시리즈의 실질적인 첫편이자 마지막편이 되는 만큼, 헤일로를 정리한다는 심정으로 즐겨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액션게임같은 실시간 전략시뮬
조작 단순화ㆍ단축키 효과적 활용
전통적 배경음악ㆍ효과음 만족할만
게임에서 인터페이스(조작체계)가 가지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게임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키보드와 마우스를 주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의 게임은 이러한 인터페이스의 최적화가 더욱 중요하다.
때문에 단순 아케이드 스타일의 게임이 많았던 과거의 경우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최적화하는 것이 컴퓨터 게임에서의 과제였다.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 아예 컴퓨터의 입력장치를 기반으로 재설계된 인터페이스로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가장 쉽게 들 수 있는 예는 바로 FPS(1인칭 슈팅 게임)와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이들의 경우 오히려 전용 게임기의 인터페이스로는 조작하기 힘들어지기까지 했다(예전의 게임기인 닌텐도64 버전으로 `스타크래프트'가 이식된 바 있었지만, 즐기라고 만든 게임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러한 FPS의 인터페이스를 게임기에서 완벽하게 구현했던 게임을 들자면 역시 엑스박스(Xbox)용 게임인 `헤일로'가 아닐까 싶다. 두 개의 아날로그 스틱을 적절히 이용하여 FPS의 느낌을 완벽하게 살려낸 이 게임은 컴퓨터보다도 편한 인터페이스라는 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향후 게임기용 FPS에서 조작계 설계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기게 된다.
이러한 헤일로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헤일로 워즈'는 놀랍게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가장 간단하게 스타크래프트류의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길 때 마우스만을 사용한다면 모르겠지만, 키보드와 마우스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라면 그 인터페이스를 과연 게임기용 조이패드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그런데 헤일로 워즈의 인터페이스는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는 것이 일단 인상적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게임 내에서 조작해야 하는 부분을 단순화시킨 것과 단축키의 효과적인 활용을 지원함으로써 가능해졌다. 때문에 스타크래프트류에서 주는 자유도를 구현해 내지는 못했지만, 반대로 조작이 편해졌을 뿐 아니라 게임의 전반적인 구성 역시도 상당히 스트레이트하게 바뀌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각 진영/유닛 등의 상성(相性), 즉 밸런싱이 아닐까 싶은데, 이 게임의 밸런싱은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약간 단순해진 면은 있지만, 그만큼 각 유닛의 강점과 약점이 간단명료해서, 복잡한 전략을 짜기보다는 원하는 전략대로 밀고 나가는, 어찌 보면 액션 게임 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상쾌함을 자랑한다.
그래픽 등은 굳이 문제점을 찾아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다. 다수의 유닛이 독자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FPS 버전의 이전 시리즈들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캐릭터들이 작게 표시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겠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운드인데, 시리즈 전통의 웅장한 배경음악도 건재할 뿐 아니라 유닛들의 전투 효과음 등도 적재 적소에 잘 들어가 있어 청각적인 만족감이 상당히 높다.
헤일로라면 빼 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뛰어난 시나리오인데, 이번 작품의 시나리오 역시 뛰어난 수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제까지의 세편 중 시대적으로 가장 먼저였던 1편보다 20년 전의 이야기인 만큼 이전 시리즈들과의 연결 고리는 그리 크지 않지만, 팬이라면 헤일로 월드의 시작이 어떠했는가를 알 수 있는 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상대적으로 FPS보다 스토리를 진행시키기가 유리한 장르의 특성상, 여러 가지 면에서 인상적이고 완성도 높은 스토리 진행을 보여준다. 단, 적측이라고 할 수 있는 코버넌트측의 캠페인 진행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튜토리얼 등을 통해서 익숙해 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멀티 모드도 어느 정도 신경을 썼다는 느낌은 들지만, 아무래도 게임의 양적 볼륨이 크지는 않은 탓에, 스타크래프트와 같이 지속적인 온라인 플레이를 즐기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원체 게임의 성격 자체가 싱글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만한 부분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완전 한글화의 전통이 사라진 것은 약간 아쉽다. 헤일로 시리즈라면, 단순히 한글화 잘 된 게임 수준을 넘어서 한국 게임 시장을 위한 현지화의 아이콘 격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자막만이 한글화되어 있다. 하지만 번역의 수준은 괜찮은 편이라, 게임 진행에 불편함을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충분히 구입해서 해 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특히 헤일로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오리지널 헤일로 시리즈의 실질적인 첫편이자 마지막편이 되는 만큼, 헤일로를 정리한다는 심정으로 즐겨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