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용량 절반… 과부하 위험
2차 안전소자도 스펀지ㆍ고무 넣은 불량 수두룩
사용용량이 절반도 되지 않는 저품질 `반쪽' 배터리팩이 무더기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이 제품들은 일반 리필 제품 상점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급속히 유통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이 반쪽 배터리는 정품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디지털카메라, PMP 등 소형 IT기기의 교체 배터리 용도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 실체는 충격적이다. 용량이 절반도 채 되지 않은 제품이 대부분이며, 안전사고를 방지해주는 `2차 안전소자'가 없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차 안전소자는 배터리가 과부하에 걸리지 않도록 해주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보호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배터리로 유입되는 과전류를 차단하거나 전지 온도가 비이상적으로 상승할 경우 외부 부하를 차단시켜 배터리를 보호하는 장치다. 이 불량 제품들은 2차 안전소자 대신 스펀지나 고무(절연)를 집어넣은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소비자 등처먹는 `반쪽 배터리'의 실체=이들 저품질 반쪽 배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용량을 속여 파는 것이다. 실제로 지경부 산하 연구기관인 전자부품연구원의 협조를 얻어 시중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디지털카메라용 배터리팩 4개를 인터넷을 통해 무작위로 구입한 후 정품과 비교실험을 해보았다. 정품 배터리와 반쪽 배터리 모두 표기용량은 1100mAh(전지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양)로 돼 있었지만, 실제 실험결과 정품은 1122mAh의 측정 용량이 나왔고, 4개의 반쪽 배터리는 600에서 700mAh의 측정용량이 나왔다. 즉 반쪽 배터리는 정품 대비 사용시간이 절반 이하로 나타난 셈이다.
용량이 작다보니 충전과 방전 시간이 정품에 비해 턱없이 빠르다. 이는 안전사고와도 직결된다. 사용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충전 시 셀에 가해지는 과부하가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안전사고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고 제품의 수명도 매우 짧다는 것을 뜻한다. 또 이 배터리는 2차 안전소자가 없고, 캔 재질 또한 알루미늄 대신 스테인레스나 철을 사용해 조잡하게 만든 경우가 많았다. 4개의 불량 제품 중 3개가 스테인레스를 사용하고 있었다.
통상 2차 전지는 배터리 내부에 가스가 발생하거나 내압이 높아지면 자동으로 열려 배터리 파열 등을 막아주는 벤트(Vent)가 내장돼 있어야 한다. 실험 결과 4개 불량 배터리에는 벤트가 없거나 흔적만 있어 안전성에서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정품 배터리의 구입가격이 1만2350원인데 비해 저품질 반쪽 배터리는 싸게는 6800원에서 1만5000원까지 하는 제품도 있었다.
◇저품질 배터리 `강제 인증제' 도입 등 규제 시급=그렇다면 이 저품질 배터리의 유통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디지털카메라나 PMP 등 해당 제조사들은 이들 반쪽 배터리가 정품 배터리를 무단 도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저품질 제품 유통 제조사들도 PMP나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전지 요구사항이 단순하고 복잡한 사양서가 필요 없기 때문에 유통하는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즉 고사양의 전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저가 제품을 소비자가 선택해서 사용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논리다.
그러나 2차전지 전문가들은 위험성의 논란이 있는 만큼 2차 전지의 규정을 강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 우리나라는 중국제품을 선별할 수 있을 만한 강제규정이 없고, 강제규정을 만들더라도 가격경쟁이 치열한 국내 IT기기 제조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 혼재해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강제 규정'을 통한 규제방안 마련에 신중을 기하며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김영준 책임연구원은 "소비자들과 중소기업들이 안전성이 취약한 저가, 저품질의 제품을 쓰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해외 선진국은 IT기기 제조사들이 비교적 까다로운 사양서를 만들어 제품의 질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PMP 등 IT기기 중소 제조사들을 위한 2차전지와 관련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술표준원에서는 이러한 저품질 불량 배터리의 유통을 규제하고자 올해 7월경 강제인증제 도입을 추진중에 있다. 기표원 관계자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하는 저품질 제품의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2차전지의 표준화 및 강제인증제 도입을 통해 소비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저품질 반쪽 2차전지의 실태에 이어 최근 한국 기업의 로고까지 그대로 모방한 중국산 `페이크 제품'의 실태에 대해서도 전문기관의 도움을 얻어 실제 실험 데이터를 통해 그 문제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2차 안전소자도 스펀지ㆍ고무 넣은 불량 수두룩
사용용량이 절반도 되지 않는 저품질 `반쪽' 배터리팩이 무더기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이 제품들은 일반 리필 제품 상점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급속히 유통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이 반쪽 배터리는 정품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디지털카메라, PMP 등 소형 IT기기의 교체 배터리 용도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 실체는 충격적이다. 용량이 절반도 채 되지 않은 제품이 대부분이며, 안전사고를 방지해주는 `2차 안전소자'가 없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차 안전소자는 배터리가 과부하에 걸리지 않도록 해주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보호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배터리로 유입되는 과전류를 차단하거나 전지 온도가 비이상적으로 상승할 경우 외부 부하를 차단시켜 배터리를 보호하는 장치다. 이 불량 제품들은 2차 안전소자 대신 스펀지나 고무(절연)를 집어넣은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소비자 등처먹는 `반쪽 배터리'의 실체=이들 저품질 반쪽 배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용량을 속여 파는 것이다. 실제로 지경부 산하 연구기관인 전자부품연구원의 협조를 얻어 시중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고 있는 디지털카메라용 배터리팩 4개를 인터넷을 통해 무작위로 구입한 후 정품과 비교실험을 해보았다. 정품 배터리와 반쪽 배터리 모두 표기용량은 1100mAh(전지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양)로 돼 있었지만, 실제 실험결과 정품은 1122mAh의 측정 용량이 나왔고, 4개의 반쪽 배터리는 600에서 700mAh의 측정용량이 나왔다. 즉 반쪽 배터리는 정품 대비 사용시간이 절반 이하로 나타난 셈이다.
용량이 작다보니 충전과 방전 시간이 정품에 비해 턱없이 빠르다. 이는 안전사고와도 직결된다. 사용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충전 시 셀에 가해지는 과부하가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안전사고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고 제품의 수명도 매우 짧다는 것을 뜻한다. 또 이 배터리는 2차 안전소자가 없고, 캔 재질 또한 알루미늄 대신 스테인레스나 철을 사용해 조잡하게 만든 경우가 많았다. 4개의 불량 제품 중 3개가 스테인레스를 사용하고 있었다.
통상 2차 전지는 배터리 내부에 가스가 발생하거나 내압이 높아지면 자동으로 열려 배터리 파열 등을 막아주는 벤트(Vent)가 내장돼 있어야 한다. 실험 결과 4개 불량 배터리에는 벤트가 없거나 흔적만 있어 안전성에서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정품 배터리의 구입가격이 1만2350원인데 비해 저품질 반쪽 배터리는 싸게는 6800원에서 1만5000원까지 하는 제품도 있었다.
◇저품질 배터리 `강제 인증제' 도입 등 규제 시급=그렇다면 이 저품질 배터리의 유통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디지털카메라나 PMP 등 해당 제조사들은 이들 반쪽 배터리가 정품 배터리를 무단 도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저품질 제품 유통 제조사들도 PMP나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전지 요구사항이 단순하고 복잡한 사양서가 필요 없기 때문에 유통하는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즉 고사양의 전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저가 제품을 소비자가 선택해서 사용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논리다.
그러나 2차전지 전문가들은 위험성의 논란이 있는 만큼 2차 전지의 규정을 강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 우리나라는 중국제품을 선별할 수 있을 만한 강제규정이 없고, 강제규정을 만들더라도 가격경쟁이 치열한 국내 IT기기 제조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 혼재해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강제 규정'을 통한 규제방안 마련에 신중을 기하며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김영준 책임연구원은 "소비자들과 중소기업들이 안전성이 취약한 저가, 저품질의 제품을 쓰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해외 선진국은 IT기기 제조사들이 비교적 까다로운 사양서를 만들어 제품의 질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PMP 등 IT기기 중소 제조사들을 위한 2차전지와 관련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술표준원에서는 이러한 저품질 불량 배터리의 유통을 규제하고자 올해 7월경 강제인증제 도입을 추진중에 있다. 기표원 관계자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하는 저품질 제품의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2차전지의 표준화 및 강제인증제 도입을 통해 소비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저품질 반쪽 2차전지의 실태에 이어 최근 한국 기업의 로고까지 그대로 모방한 중국산 `페이크 제품'의 실태에 대해서도 전문기관의 도움을 얻어 실제 실험 데이터를 통해 그 문제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