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보드게임에 판타지ㆍ카드 접목
일본의 유려한 그래픽ㆍ사운드 눈길
한글로 즐길 수 없다는 사실 아쉬워
◇이군의 게임산책
게이머로서 당신에게 1998년은 어떤 해였는가.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가장 많은 대답은 아마도 `스타크래프트가 나왔던 해'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만큼은 아니더라도 이 시기에 처음 발매되어 10년 동안 꾸준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시리즈가 있다. 바로 보드게임의 완성형 중 하나로 불리는 `컬드셉트' 시리즈이다.
컬드셉트는 모노폴리(부루마불의 원형이 된 게임으로, 부루마불보다 좀 더 전략적으로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로 대표되는 일반적 보드게임에 `매직 더 개더링'을 연상하게 하는 판타지 세계관과 카드 모으기를 접목시킨 게임이다.
10년 전 처음으로 발매된 이래 여러 플랫폼으로 발매되었으나, 시리즈 첫 번째 작품부터 워낙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던 만큼, 카드의 추가나 일부 시스템의 변화 등 마이너한 부분을 제외하면 그리 큰 변화 없이 발전해 온 시리즈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리뷰는 최신 버전인 닌텐도DS(이하 NDS) 버전의 `컬드셉트 DS'를 중심으로 진행하되, 전체 컬드셉트 시리즈에 대한 소개도 겸하고 있다.
컬드셉트 시리즈의 룰은 간단하다. 주사위를 사용해서 갈 곳을 정하고, 땅이 비어있을 경우에는 돈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땅을 사면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기의 마력을 올리게 되며,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가장 높은 마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다.
여기까지는 부루마불 류와 비슷하다. 하지만 각 지형에는 물, 불, 바람, 풀의 네 가지 속성이 존재해, 속성을 맞춰서 캐릭터를 위치시키면 여러 가지 추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남의 땅에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결투를 통해 그 땅을 뺏을 수도 있는 것이 이 게임의 특징이다.
언뜻 보기에는 쉬워 보이는 룰이지만,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이 밸런싱이다. 몇 백장이나 되는 카드를 지원하는 게임에서, 특정한 카드만 높은 위력을 가진다면 결국 누가 좋은 카드를 가지는가의 게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게임에도 좋은 카드나 귀한 카드들은 존재하며, 이들의 위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카드라도 절대 무적이 되는 경우는 없다. 최고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자랑하는 카드라도 단 한 순간에 어이없이 무너질 수 있으며, 반대로 아무리 약한 카드라도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높은 능력치를 가지는 카드보다 훨씬 나은 효과를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물고 물리는 밸런싱이 바로 컬드셉트 시리즈가 가지는 핵심적 재미요소라고 볼 수 있다. 게임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장의 카드덱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그리고 적이 내놓는 카드를 어떤 방식으로 막을 것이며, 또 나는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이 게임의 묘미라고 하겠다.
더군다나 일반 보드 게임과는 다르게 상대방의 카드가 어떤 것인지도 어느 정도는 보고 진행할 수 있다. 남의 카드를 볼 수 있다면 게임이 쉬워지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상대방의 행동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한정시킬 수 있고, 더욱더 머리를 싸매게 만드는 상황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컬드셉트 시리즈가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유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다. 최근의 3D 게임 등에 비해서는 분명 초라한 그래픽이지만, 게임 내의 캐릭터 카드 등의 일러스트를 일본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꽤 훌륭한 눈요기가 된다. 음악의 경우도 웅장한 클래식 풍이 주를 이루고 있어 게임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하겠다.
이러한 기초에서 발매된 NDS용 컬드셉트 DS는 무선 대전을 지원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물론 이전의 드림캐스트나 엑스박스360 버전도 대전을 지원하기는 했지만 온라인 접속 환경 등이 갖춰져 있어야만 대전이 가능했던 반면, DS 버전의 경우 두 명에서 네 명까지의 사용자가 각각의 소프트웨어만 가지고 있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대전할 수 있게 되어있다.
또 이전 시리즈들에서 지원하던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 대전까지도 지원하는 만큼, 무선랜 사용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면 세계 각국의 컬드셉트 매니아들과 대전을 벌일 수도 있다.
여기에 듀얼 스크린의 활용이 상당히 훌륭하다. 원래 화면 내에서 표시되는 정보량이 많은 게임인 만큼, 두 개의 스크린에 정보를 나눠 표시하게 되면서 화면이 좀 더 여유로워졌을 뿐 아니라 보고 싶은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이제까지의 거치형 게임기 용 컬드셉트에도 뒤지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을 한글로 즐길 수는 없다는 사실은 아쉽기 이를 데 없다. 현재 이 게임의 한글화 계획은 없으며, 아마 PC 기반의 온라인 지원 버전이 나오지 않는 한 컬드셉트 시리즈의 한글판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텍스트 양이 워낙 많은 데다, 이전에 발매되었던 PS2 버전의 컬드셉트 익스팬션 역시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판매량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유려한 그래픽ㆍ사운드 눈길
한글로 즐길 수 없다는 사실 아쉬워
◇이군의 게임산책
게이머로서 당신에게 1998년은 어떤 해였는가.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가장 많은 대답은 아마도 `스타크래프트가 나왔던 해'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만큼은 아니더라도 이 시기에 처음 발매되어 10년 동안 꾸준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시리즈가 있다. 바로 보드게임의 완성형 중 하나로 불리는 `컬드셉트' 시리즈이다.
컬드셉트는 모노폴리(부루마불의 원형이 된 게임으로, 부루마불보다 좀 더 전략적으로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로 대표되는 일반적 보드게임에 `매직 더 개더링'을 연상하게 하는 판타지 세계관과 카드 모으기를 접목시킨 게임이다.
10년 전 처음으로 발매된 이래 여러 플랫폼으로 발매되었으나, 시리즈 첫 번째 작품부터 워낙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던 만큼, 카드의 추가나 일부 시스템의 변화 등 마이너한 부분을 제외하면 그리 큰 변화 없이 발전해 온 시리즈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리뷰는 최신 버전인 닌텐도DS(이하 NDS) 버전의 `컬드셉트 DS'를 중심으로 진행하되, 전체 컬드셉트 시리즈에 대한 소개도 겸하고 있다.
컬드셉트 시리즈의 룰은 간단하다. 주사위를 사용해서 갈 곳을 정하고, 땅이 비어있을 경우에는 돈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땅을 사면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기의 마력을 올리게 되며,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가장 높은 마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다.
여기까지는 부루마불 류와 비슷하다. 하지만 각 지형에는 물, 불, 바람, 풀의 네 가지 속성이 존재해, 속성을 맞춰서 캐릭터를 위치시키면 여러 가지 추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남의 땅에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결투를 통해 그 땅을 뺏을 수도 있는 것이 이 게임의 특징이다.
언뜻 보기에는 쉬워 보이는 룰이지만,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이 밸런싱이다. 몇 백장이나 되는 카드를 지원하는 게임에서, 특정한 카드만 높은 위력을 가진다면 결국 누가 좋은 카드를 가지는가의 게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게임에도 좋은 카드나 귀한 카드들은 존재하며, 이들의 위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카드라도 절대 무적이 되는 경우는 없다. 최고의 공격력과 방어력을 자랑하는 카드라도 단 한 순간에 어이없이 무너질 수 있으며, 반대로 아무리 약한 카드라도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높은 능력치를 가지는 카드보다 훨씬 나은 효과를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물고 물리는 밸런싱이 바로 컬드셉트 시리즈가 가지는 핵심적 재미요소라고 볼 수 있다. 게임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장의 카드덱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그리고 적이 내놓는 카드를 어떤 방식으로 막을 것이며, 또 나는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이 게임의 묘미라고 하겠다.
더군다나 일반 보드 게임과는 다르게 상대방의 카드가 어떤 것인지도 어느 정도는 보고 진행할 수 있다. 남의 카드를 볼 수 있다면 게임이 쉬워지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상대방의 행동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한정시킬 수 있고, 더욱더 머리를 싸매게 만드는 상황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컬드셉트 시리즈가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유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다. 최근의 3D 게임 등에 비해서는 분명 초라한 그래픽이지만, 게임 내의 캐릭터 카드 등의 일러스트를 일본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꽤 훌륭한 눈요기가 된다. 음악의 경우도 웅장한 클래식 풍이 주를 이루고 있어 게임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하겠다.
이러한 기초에서 발매된 NDS용 컬드셉트 DS는 무선 대전을 지원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물론 이전의 드림캐스트나 엑스박스360 버전도 대전을 지원하기는 했지만 온라인 접속 환경 등이 갖춰져 있어야만 대전이 가능했던 반면, DS 버전의 경우 두 명에서 네 명까지의 사용자가 각각의 소프트웨어만 가지고 있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대전할 수 있게 되어있다.
또 이전 시리즈들에서 지원하던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 대전까지도 지원하는 만큼, 무선랜 사용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면 세계 각국의 컬드셉트 매니아들과 대전을 벌일 수도 있다.
여기에 듀얼 스크린의 활용이 상당히 훌륭하다. 원래 화면 내에서 표시되는 정보량이 많은 게임인 만큼, 두 개의 스크린에 정보를 나눠 표시하게 되면서 화면이 좀 더 여유로워졌을 뿐 아니라 보고 싶은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이제까지의 거치형 게임기 용 컬드셉트에도 뒤지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을 한글로 즐길 수는 없다는 사실은 아쉽기 이를 데 없다. 현재 이 게임의 한글화 계획은 없으며, 아마 PC 기반의 온라인 지원 버전이 나오지 않는 한 컬드셉트 시리즈의 한글판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텍스트 양이 워낙 많은 데다, 이전에 발매되었던 PS2 버전의 컬드셉트 익스팬션 역시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판매량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