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전송 축소엔 공감… "규제 강화" "자율 경쟁" 이견
■ 정보미디어 이슈 플러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공공ㆍ공익채널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돼 있는 의무편성채널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업계 및 학계 관계자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방통위는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에 따라 그간 업계로부터 지적돼온 의무편성채널 제도를 개선해 내년 말까지 방송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익채널 너무 많아" "MSP가 더 문제" 제각각
디지털방송땐 운용채널수 더 축소 업계 반발도
이와 관련 방통위는 과도한 의무편성 채널수를 `축소'한다는 데는 합의를 이루고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중인데,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경영상황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행 의무전송채널 제도= `의무전송'은 시청자의 권익 보호, 민주적 여론형성 및 국민문화 향상, 공공복리 증진 등 방송의 공익성 제고를 위해 관련법에 의거해 유료방송사업자들이 특정 채널을 편성하도록 의무를 부여한 것을 말한다.
정책의 목적은 공영 지상파방송 채널에 대한 보편적 접근권과 방송프로그램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수신료를 재원으로 운영되는 KBS1, EBS 채널의 동시재송신과 함께 공공채널, 종교채널, 공익채널 등 공익성 채널들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운용하고 있다. 방송법 제70조(채널의 구성과 운용)와 제78조(재송신)가 그 근거다.
이에 따라 케이블, 위성 등 유료방송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는 채널은 지상파방송 2개, 공공채널 3개, 종교채널 3개, 보도채널 2개, 공익채널 6개, 지역채널 1개 등 총 17개다. 또 편성하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받지는 않지만 KBS2, MBC, SBS 등 지상파방송 3개 채널과 아리랑TV, EBS플러스2 등 준 의무전송으로 규정된 공익성 채널 2개도 기본적으로 편성되고 있다.()
IPTV의 경우도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본 방송을 제공하게 되면, 방송법의 해당 규정을 준용하도록 돼 있는 IPTV법에 따라 이같은 의무전송 채널들을 편성해야만 한다.
◇개별PP 생존 위협, 비효율적 운영 문제= 의무편성 채널들을 제외하면 일반 전문편성 PP들이 진입할 공간이 부족하고, 이는 다채널 방송의 취지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콘텐츠 및 매체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게 PP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유료방송 가입자는 케이블TV가 1500만, 위성방송이 200만명 정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중 케이블TV 가입자의 90% 가량이 아날로그 방송을 보고 있는데,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은 50여개 채널이 제공되는 보급형 상품 가입자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의무전송 및 준 의무전송 채널 20여개 이외에도 수익성 측면에서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5개 홈쇼핑 채널과 10여개 시청률 상위 인기 채널들, 소위 `MSP'라 불리며 MSO가 직ㆍ간접적으로 운용하는 채널들을 우선 편성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사실상 개별 PP가 들어갈 자리는 5~6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PP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방통위는 디지털방송을 위해 아날로그 방송 주파수 대역을 상향조정하고 SO의 최소 운용채널수를 70개에서 50개로 줄이기로 해 반발이 크다.
공공 및 공익채널의 경우 정부부처가 운영하고 방송발전기금에 의존하는 채널이 너무 많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공채널 3개와 아리랑TV(문화부), 국가 재원이 투입된 채널들(국방TV, 사이언스TV, RTV, TV서울), 공영방송인 EBS가 운영하는 교육 채널들이 그 것이다. 이 중에서 KTV, 국회방송, 방송대학TV, 아리랑TV 등 국공영 채널들은 보도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는 특혜도 부여받았다.
또 이같은 채널에 대한 심사나 운영실적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익채널에 선정되기 위해 선정 시기에 맞춰 신규 등록하거나 채널 장르를 변경하는 사례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제도 개선 필요하나 각계 입장 엇갈려= 디지털 시대를 맞아 방송통신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방송에 적용하던 공익성 공공성 중심의 규제정책이 아닌 매체간 공정경쟁과 융합산업의 활성화가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고, 정부도 각종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이같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며, 업계에선 SO들의 편성권 제약 및 일반 PP 사업자들의 방송 송출기회 박탈 등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우선 SO들은 채널 편성권에 제약을 받고 사업성이 악화된다는 이유로 단계적인 축소 내지는 폐지를 주장한다. 디지털 전환이 본궤도에 오르지 않은 시점에서 아날로그 방송에 대한 의무편성 규제는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채널 선택권을 줄 수 없고, 원치 않는 채널을 강요하게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PP들은 대체적으로 의무전송 채널수를 완화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그러나 공익채널 등 의무편성에 선정된 채널과 이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PP, 시청률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상파 계열 및 대형 MPP 등으로 입장이 갈린다.
공익채널은 영세한 PP들에게는 1년간 전체가입자에 방송을 송출할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자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부분이다. 이들은 "공익채널보다는 MSP 채널들에 대한 규제 강화가 더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로 오락장르 채널을 운영하는 MPP들은 "콘텐츠 역량에 따라 자율 경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다양한 장르의 전문채널 편성을 위해 일반 채널들에 대한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선 방향과 남은 과제= 방통위가 이번 의무편성채널 제도 개선을 통해 공영방송이 아닌 지상파방송에 대한 유료방송 재송신을 사적계약에 맡길 지, 모든 지상파 재송신을 의무화하고 저작권 비용에 대한 방안을 논의할 지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와 함께 의무전송 PP들에 대해선 △국가 운영 채널들을 통합 등의 방식으로 축소해 공공채널은 1개, 공익채널은 4개 정도로 축소 △종교채널은 다양성 차원에서 3개를 인정하고 있지만 기독교, 천주교, 불교 외의 다른 종교방송도 선택 △보도채널은 향후 추가로 허용될 가능성이 높고 콘텐츠 영향력이 커 의무편성 규정을 두지 않아도 무방 △아리랑TV와 EBS플러스2 같은 행정지도에 의한 준 의무전송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는 등 속성별로 일부 폐지하거나 줄이는 방안이 논의중이다.
업계 일각에선 보도채널이 의무편성에서 제외돼도 SO들은 현재와 같이 종합보도채널과 경제보도채널 2가지는 기본 편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의 MBN과 최근 각종 경제신문들이 신설하는 경제채널들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공익채널 제도는 보다 엄격한 평가와 선정절차를 통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하고, 의무편성 채널은 특정 사업자를 지정하기보다는 운용채널수에 대한 비율을 지키도록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사업자간 이해관계를 떠나 유료방송 시장 전체의 발전을 고려한 합리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바람이다.
■ 정보미디어 이슈 플러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공공ㆍ공익채널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돼 있는 의무편성채널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업계 및 학계 관계자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방통위는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에 따라 그간 업계로부터 지적돼온 의무편성채널 제도를 개선해 내년 말까지 방송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익채널 너무 많아" "MSP가 더 문제" 제각각
디지털방송땐 운용채널수 더 축소 업계 반발도
이와 관련 방통위는 과도한 의무편성 채널수를 `축소'한다는 데는 합의를 이루고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중인데,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경영상황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행 의무전송채널 제도= `의무전송'은 시청자의 권익 보호, 민주적 여론형성 및 국민문화 향상, 공공복리 증진 등 방송의 공익성 제고를 위해 관련법에 의거해 유료방송사업자들이 특정 채널을 편성하도록 의무를 부여한 것을 말한다.
정책의 목적은 공영 지상파방송 채널에 대한 보편적 접근권과 방송프로그램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수신료를 재원으로 운영되는 KBS1, EBS 채널의 동시재송신과 함께 공공채널, 종교채널, 공익채널 등 공익성 채널들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운용하고 있다. 방송법 제70조(채널의 구성과 운용)와 제78조(재송신)가 그 근거다.
이에 따라 케이블, 위성 등 유료방송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는 채널은 지상파방송 2개, 공공채널 3개, 종교채널 3개, 보도채널 2개, 공익채널 6개, 지역채널 1개 등 총 17개다. 또 편성하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받지는 않지만 KBS2, MBC, SBS 등 지상파방송 3개 채널과 아리랑TV, EBS플러스2 등 준 의무전송으로 규정된 공익성 채널 2개도 기본적으로 편성되고 있다.()
IPTV의 경우도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본 방송을 제공하게 되면, 방송법의 해당 규정을 준용하도록 돼 있는 IPTV법에 따라 이같은 의무전송 채널들을 편성해야만 한다.
◇개별PP 생존 위협, 비효율적 운영 문제= 의무편성 채널들을 제외하면 일반 전문편성 PP들이 진입할 공간이 부족하고, 이는 다채널 방송의 취지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콘텐츠 및 매체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게 PP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유료방송 가입자는 케이블TV가 1500만, 위성방송이 200만명 정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중 케이블TV 가입자의 90% 가량이 아날로그 방송을 보고 있는데,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은 50여개 채널이 제공되는 보급형 상품 가입자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의무전송 및 준 의무전송 채널 20여개 이외에도 수익성 측면에서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5개 홈쇼핑 채널과 10여개 시청률 상위 인기 채널들, 소위 `MSP'라 불리며 MSO가 직ㆍ간접적으로 운용하는 채널들을 우선 편성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사실상 개별 PP가 들어갈 자리는 5~6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PP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방통위는 디지털방송을 위해 아날로그 방송 주파수 대역을 상향조정하고 SO의 최소 운용채널수를 70개에서 50개로 줄이기로 해 반발이 크다.
공공 및 공익채널의 경우 정부부처가 운영하고 방송발전기금에 의존하는 채널이 너무 많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공채널 3개와 아리랑TV(문화부), 국가 재원이 투입된 채널들(국방TV, 사이언스TV, RTV, TV서울), 공영방송인 EBS가 운영하는 교육 채널들이 그 것이다. 이 중에서 KTV, 국회방송, 방송대학TV, 아리랑TV 등 국공영 채널들은 보도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는 특혜도 부여받았다.
또 이같은 채널에 대한 심사나 운영실적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익채널에 선정되기 위해 선정 시기에 맞춰 신규 등록하거나 채널 장르를 변경하는 사례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제도 개선 필요하나 각계 입장 엇갈려= 디지털 시대를 맞아 방송통신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방송에 적용하던 공익성 공공성 중심의 규제정책이 아닌 매체간 공정경쟁과 융합산업의 활성화가 주요 과제로 부각되고 있고, 정부도 각종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이같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며, 업계에선 SO들의 편성권 제약 및 일반 PP 사업자들의 방송 송출기회 박탈 등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우선 SO들은 채널 편성권에 제약을 받고 사업성이 악화된다는 이유로 단계적인 축소 내지는 폐지를 주장한다. 디지털 전환이 본궤도에 오르지 않은 시점에서 아날로그 방송에 대한 의무편성 규제는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채널 선택권을 줄 수 없고, 원치 않는 채널을 강요하게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PP들은 대체적으로 의무전송 채널수를 완화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그러나 공익채널 등 의무편성에 선정된 채널과 이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PP, 시청률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상파 계열 및 대형 MPP 등으로 입장이 갈린다.
공익채널은 영세한 PP들에게는 1년간 전체가입자에 방송을 송출할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자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부분이다. 이들은 "공익채널보다는 MSP 채널들에 대한 규제 강화가 더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로 오락장르 채널을 운영하는 MPP들은 "콘텐츠 역량에 따라 자율 경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다양한 장르의 전문채널 편성을 위해 일반 채널들에 대한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선 방향과 남은 과제= 방통위가 이번 의무편성채널 제도 개선을 통해 공영방송이 아닌 지상파방송에 대한 유료방송 재송신을 사적계약에 맡길 지, 모든 지상파 재송신을 의무화하고 저작권 비용에 대한 방안을 논의할 지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와 함께 의무전송 PP들에 대해선 △국가 운영 채널들을 통합 등의 방식으로 축소해 공공채널은 1개, 공익채널은 4개 정도로 축소 △종교채널은 다양성 차원에서 3개를 인정하고 있지만 기독교, 천주교, 불교 외의 다른 종교방송도 선택 △보도채널은 향후 추가로 허용될 가능성이 높고 콘텐츠 영향력이 커 의무편성 규정을 두지 않아도 무방 △아리랑TV와 EBS플러스2 같은 행정지도에 의한 준 의무전송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는 등 속성별로 일부 폐지하거나 줄이는 방안이 논의중이다.
업계 일각에선 보도채널이 의무편성에서 제외돼도 SO들은 현재와 같이 종합보도채널과 경제보도채널 2가지는 기본 편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존의 MBN과 최근 각종 경제신문들이 신설하는 경제채널들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공익채널 제도는 보다 엄격한 평가와 선정절차를 통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하고, 의무편성 채널은 특정 사업자를 지정하기보다는 운용채널수에 대한 비율을 지키도록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사업자간 이해관계를 떠나 유료방송 시장 전체의 발전을 고려한 합리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