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부터 에어컨까지 끊임없는 영역확장
1조3000억 시장 급성장… 소비자 신뢰 해결 과제
고물가 경기불황 시기에 렌털가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가전시장의 새로운 소비형태로 자리매김할 지 주목된다.
얼마 전까지는 렌털가전이라고 하면 흔히 정수기를 떠올렸으나 최근에는 비데, 연수기, 공기청정기, 음식물처리기 등 환경가전을 넘어 올해 들어 B2B형 에어컨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생활 렌털가전 시장은 1조3000억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 생활가전 렌털 사업은 2001년부터 급성장해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렌털가전 고속 성장세=렌털가전 시장은 우선 환경가전을 중심으로 내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렌털 1위업체인 웅진코웨이를 비롯해 정수기 3인방은 렌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연수기, 음식물처리기까지 거의 전 제품군을 렌털하고 있는데, 2001년 렌털 고객 70만명을 돌파했고 2003년 4월에 200만명의 렌털 회원을 넘어섰으며, 2008년 말에는 4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청호나이스도 2000년부터 렌털을 시작했고 최근 2~3년 사이 렌털가전 판매비중이 확 늘면서 총 판매비중의 80%를 렌털이 차지하고 있다. 후발로 렌텔가전사업에 가세한 교원L&C도 비데, 공기청정기, 정수기 총 판매의 90%를 렌털로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가전 대기업인 대우일렉, 귀뚜라미 등도 B2B형 에어컨 렌털에 가세하면서 생활가전 렌털시장에 가세했다. 대우일렉은 지난 3월말 국내 시스템 에어컨 최초로 소유권 이전 `렌털 서비스`를 실시, 보증금 10% 가격만으로 시스템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대우일렉 시스템에어컨의 매출은 렌털사업 진출 후 매월 300% 이상 급신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뚜라미그룹은 리스 프로그램을 시행해 구매자가 업소용 에어컨을 빌려 쓰다가 1~2년 뒤에 이를 양도받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빌딩용 시스템 에어컨의 경우는 제품 교체시 공사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30~40평대 업소용 에어컨은 렌털이 편리하다"면서 "귀뚜라미그룹은 업소용 에어컨 시장에서 2007년에는 전년대비 150% 성장했고, 2008년 8월까지 지난해 판매대수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렌털마케팅이 왜 등장했나=이같은 렌털마케팅은 IMF 당시 장기불황으로 인해 팔리지 않던 고가의 정수기를 판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하면서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생활가전업체 웅진코웨이는 렌털사업을 통해 정수기 판매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교원L&C 관계자는 "2003년 처음 생활가전 시장에 진입할 때는 일시불로 시작했지만, 가격부담으로 주부들이 의사결정하기 쉬운 5만원 이내 렌털을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렌털사들은 렌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초기에 큰 금액 지출 없이 제품을 이용할 수 있고, 고객 소유가 아닌 기업 소유이기 때문에 관리 및 AS(애프터서비스)시 부품의 금액 역시 기업에서 부담한다는 점을 꼽고 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일시불로 제품을 구매할 경우에는 AS기간이 지나면 교환되는 소모 부품의 비용과 후의 A/S 역시 고객의 몫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렌털 요금에는 렌털 비용은 물론 AS와 필터교환, 위생유지 서비스 비용까지 다 포함돼 있다. 또 렌털가전은 보통 등록비 여부에 따라 매달 납부하는 렌털비가 달라지고, 1~3년까지 회사별로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매달 납부하는 렌털비가 할인된다.
하지만 보통 1년을 기준으로 이 기간 안에 해지하면 위약금이 발생한다. 렌털사들은 "업체의 손익분기점이 렌털한 지 1년이 되야 도달하기 때문에, 이 전에 해지하면 위약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출하는 소비자피해…신뢰 쌓아야=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표적인 렌털가전인 정수기로 인한 피해 신고는 2006년 상반기 673건에서 2007년 상반기에는 705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4.7%나 증가했다.
렌털가전의 피해 사례로는 주로 해약 거부나 사후관리 부실이 대부분이다. 첫 번째는 중도 해지시 위약금 과다청구 등 계약해지 관련 불만이 23.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AS 지연과 필터 교체 등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이유가 전체 소비자 피해 사례 가운데 21.1%를 차지했다.
소보원 관계자는 "렌털서비스를 받을 경우 소유권 이전조건 및 상품의 고장ㆍ분실시 소비자의 책임 범위, 중도 계약시 환불기준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면서 "소비자 실수로 렌털 물품을 훼손한 경우 책임에 대해 사업자가 제시한 방법이나 서비스 담당자가 제시금액으로 변상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렌털가전은 영업특성상 다단계식 구조와 방문판매 형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웅진코웨이가 5단계 판매원 조직을 만들어 판매 실적에 따라 5~19%의 수수료를 제공했다며 다단계 영업으로 검찰에 고발한 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은 웅진코웨이에 대해 이들의 영업방식이 `판매원이 소비자가 되는 다단계 판매와는 다르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려 향후 재판부의 판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LG와 삼성 등 가전대기업들은 초기 시장진입을 위해 중견업체들이 선택하고 있는 에어컨의 가전 렌털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물건이 파손됐거나 중도 렌털 계약을 해지했을 경우 소비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복잡한데다, 소비자가 만만치 않은 렌털 비용을 감당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건을 빌려주고, 빌려 쓰는 것은 기업과 소비자간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렌털이라는 것은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 물건을 돌려줄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서비스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조3000억 시장 급성장… 소비자 신뢰 해결 과제
고물가 경기불황 시기에 렌털가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가전시장의 새로운 소비형태로 자리매김할 지 주목된다.
얼마 전까지는 렌털가전이라고 하면 흔히 정수기를 떠올렸으나 최근에는 비데, 연수기, 공기청정기, 음식물처리기 등 환경가전을 넘어 올해 들어 B2B형 에어컨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생활 렌털가전 시장은 1조3000억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연수기 등 생활가전 렌털 사업은 2001년부터 급성장해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렌털가전 고속 성장세=렌털가전 시장은 우선 환경가전을 중심으로 내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렌털 1위업체인 웅진코웨이를 비롯해 정수기 3인방은 렌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연수기, 음식물처리기까지 거의 전 제품군을 렌털하고 있는데, 2001년 렌털 고객 70만명을 돌파했고 2003년 4월에 200만명의 렌털 회원을 넘어섰으며, 2008년 말에는 4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청호나이스도 2000년부터 렌털을 시작했고 최근 2~3년 사이 렌털가전 판매비중이 확 늘면서 총 판매비중의 80%를 렌털이 차지하고 있다. 후발로 렌텔가전사업에 가세한 교원L&C도 비데, 공기청정기, 정수기 총 판매의 90%를 렌털로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가전 대기업인 대우일렉, 귀뚜라미 등도 B2B형 에어컨 렌털에 가세하면서 생활가전 렌털시장에 가세했다. 대우일렉은 지난 3월말 국내 시스템 에어컨 최초로 소유권 이전 `렌털 서비스`를 실시, 보증금 10% 가격만으로 시스템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대우일렉 시스템에어컨의 매출은 렌털사업 진출 후 매월 300% 이상 급신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뚜라미그룹은 리스 프로그램을 시행해 구매자가 업소용 에어컨을 빌려 쓰다가 1~2년 뒤에 이를 양도받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빌딩용 시스템 에어컨의 경우는 제품 교체시 공사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30~40평대 업소용 에어컨은 렌털이 편리하다"면서 "귀뚜라미그룹은 업소용 에어컨 시장에서 2007년에는 전년대비 150% 성장했고, 2008년 8월까지 지난해 판매대수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렌털마케팅이 왜 등장했나=이같은 렌털마케팅은 IMF 당시 장기불황으로 인해 팔리지 않던 고가의 정수기를 판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하면서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생활가전업체 웅진코웨이는 렌털사업을 통해 정수기 판매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교원L&C 관계자는 "2003년 처음 생활가전 시장에 진입할 때는 일시불로 시작했지만, 가격부담으로 주부들이 의사결정하기 쉬운 5만원 이내 렌털을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렌털사들은 렌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초기에 큰 금액 지출 없이 제품을 이용할 수 있고, 고객 소유가 아닌 기업 소유이기 때문에 관리 및 AS(애프터서비스)시 부품의 금액 역시 기업에서 부담한다는 점을 꼽고 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일시불로 제품을 구매할 경우에는 AS기간이 지나면 교환되는 소모 부품의 비용과 후의 A/S 역시 고객의 몫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렌털 요금에는 렌털 비용은 물론 AS와 필터교환, 위생유지 서비스 비용까지 다 포함돼 있다. 또 렌털가전은 보통 등록비 여부에 따라 매달 납부하는 렌털비가 달라지고, 1~3년까지 회사별로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매달 납부하는 렌털비가 할인된다.
하지만 보통 1년을 기준으로 이 기간 안에 해지하면 위약금이 발생한다. 렌털사들은 "업체의 손익분기점이 렌털한 지 1년이 되야 도달하기 때문에, 이 전에 해지하면 위약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출하는 소비자피해…신뢰 쌓아야=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표적인 렌털가전인 정수기로 인한 피해 신고는 2006년 상반기 673건에서 2007년 상반기에는 705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4.7%나 증가했다.
렌털가전의 피해 사례로는 주로 해약 거부나 사후관리 부실이 대부분이다. 첫 번째는 중도 해지시 위약금 과다청구 등 계약해지 관련 불만이 23.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AS 지연과 필터 교체 등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이유가 전체 소비자 피해 사례 가운데 21.1%를 차지했다.
소보원 관계자는 "렌털서비스를 받을 경우 소유권 이전조건 및 상품의 고장ㆍ분실시 소비자의 책임 범위, 중도 계약시 환불기준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면서 "소비자 실수로 렌털 물품을 훼손한 경우 책임에 대해 사업자가 제시한 방법이나 서비스 담당자가 제시금액으로 변상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렌털가전은 영업특성상 다단계식 구조와 방문판매 형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웅진코웨이가 5단계 판매원 조직을 만들어 판매 실적에 따라 5~19%의 수수료를 제공했다며 다단계 영업으로 검찰에 고발한 적도 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은 웅진코웨이에 대해 이들의 영업방식이 `판매원이 소비자가 되는 다단계 판매와는 다르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려 향후 재판부의 판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LG와 삼성 등 가전대기업들은 초기 시장진입을 위해 중견업체들이 선택하고 있는 에어컨의 가전 렌털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물건이 파손됐거나 중도 렌털 계약을 해지했을 경우 소비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복잡한데다, 소비자가 만만치 않은 렌털 비용을 감당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건을 빌려주고, 빌려 쓰는 것은 기업과 소비자간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렌털이라는 것은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 물건을 돌려줄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서비스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