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프로젝트 예산절감 의도는 알겠지만…
IT서비스업계, 협력사에 부담전가도 다반사
정부가 불필요한 예산을 줄여 긴요한 곳에 투자하겠다며 추진하는 `예산 10% 절감' 정책이 중소 IT기업들의 생존을 뒤흔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예산 10% 절감 대책의 실행이 주로 IT분야에 맞춰져 공공시장 위축, 일방적인 사업비 절감 요구, 저가입찰 경쟁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공공사업내용의 조정없이 예산만 일방적으로 삭감,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공고 당시 671억원이었던 `해군 전술지휘통제체제(C4I) 2단계 체계개발 사업'의 예산은 4월초 재공고를 통해 예정가격이 당초의 82%인 551억원으로 책정, 타당성을 놓고 논란을 빚었다. 217억원 규모의 육군 C4I 사업 역시 실제 계약은 예산의 84% 수준에서 이뤄졌다.
지난 5월 사업자를 확정한 서울메트로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사업은 예산이 206억원이었으나 계약가는 70% 수준인 145억원 밖에 되지 않아 저가경쟁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8년 정보화 보강사업도 당초 70억원 규모였으나 사업내용 조정 없이 75% 수준인 53억8000만원으로 삭감돼 발주됐다.
최근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한 14개 행정정보DB구축사업 중 4개 사업도 사업자들이 수익성을 보전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낙찰가가 예산의 85% 이상은 돼야 최소한의 수익을 낼 수 있으나 소방대상물 DB구축(79.46%), 육군병적 DB구축(79.56%), 주민등록표 원장 DB구축(84%), 행정기관 기록물 DB구축(80%) 등 4개 사업은 수익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낙찰한 모 공사 프로젝트의 경우 예산 축소로 적정 단가에 비해 사업비가 25%나 떨어졌다"며 "많이 깎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 무분별한 가격낮추기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도 "사업내용 조정없이 예산만 줄다 보니 IT서비스 업체들이 사업성을 맞추기 위해 협력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가격을 맞춰주지 않으면 해당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소프트웨어의 제값을 받기 어려운 현실에서 예산 절감 정책으로 인한 중소SW 업체의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발주처는 물론 수주업체인 IT서비스 업체의 비용삭감 요구로 협력업체들은 30% 이상의 가격 인하를 요구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SW기업 관계자는 "주사업자가 가격인하를 요청하기로 하고 공공부문 담당자가 예산을 줄여 내려보내기도 한다"며 "모 중앙부처는 유지보수 비용이 지난해보다 70% 수준으로 깎여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아예 입찰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두 번 유찰된 근로복지공단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40억원 가량 사업비가 삭감, 업체들이 응찰을 포기했다.
대부분의 공공사업 관계자들은 "사업제안서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해 재공고를 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하지만 중소기업 관계자는 "수익을 낼 수 없는 수준으로 사업 단가를 낮춰 차라리 응찰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공공부문 발주사업이 크게 줄어 대부분의 IT기업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사업을 수주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 솔루션 업체 K사의 관계자는 "최근 공공사업 낙찰가가 예가의 80% 전후에서 결정되고 있지만 사업이 워낙 없다보니 기업들이 예가의 40%까지 가격을 낮춰 써내는 경우도 있다"며 "기업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써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지식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해 놓고 정부가 앞장서 시장의 질서를 다 무너뜨리는 꼴"이라며 "정보화 사업 범위와 내용을 명확히 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산을 정상적으로 책정하는 것을 물론 중소 솔루션 업체에 대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 정부가 앞장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T서비스업계, 협력사에 부담전가도 다반사
정부가 불필요한 예산을 줄여 긴요한 곳에 투자하겠다며 추진하는 `예산 10% 절감' 정책이 중소 IT기업들의 생존을 뒤흔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예산 10% 절감 대책의 실행이 주로 IT분야에 맞춰져 공공시장 위축, 일방적인 사업비 절감 요구, 저가입찰 경쟁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공공사업내용의 조정없이 예산만 일방적으로 삭감,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공고 당시 671억원이었던 `해군 전술지휘통제체제(C4I) 2단계 체계개발 사업'의 예산은 4월초 재공고를 통해 예정가격이 당초의 82%인 551억원으로 책정, 타당성을 놓고 논란을 빚었다. 217억원 규모의 육군 C4I 사업 역시 실제 계약은 예산의 84% 수준에서 이뤄졌다.
지난 5월 사업자를 확정한 서울메트로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사업은 예산이 206억원이었으나 계약가는 70% 수준인 145억원 밖에 되지 않아 저가경쟁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8년 정보화 보강사업도 당초 70억원 규모였으나 사업내용 조정 없이 75% 수준인 53억8000만원으로 삭감돼 발주됐다.
최근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한 14개 행정정보DB구축사업 중 4개 사업도 사업자들이 수익성을 보전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낙찰가가 예산의 85% 이상은 돼야 최소한의 수익을 낼 수 있으나 소방대상물 DB구축(79.46%), 육군병적 DB구축(79.56%), 주민등록표 원장 DB구축(84%), 행정기관 기록물 DB구축(80%) 등 4개 사업은 수익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낙찰한 모 공사 프로젝트의 경우 예산 축소로 적정 단가에 비해 사업비가 25%나 떨어졌다"며 "많이 깎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 무분별한 가격낮추기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도 "사업내용 조정없이 예산만 줄다 보니 IT서비스 업체들이 사업성을 맞추기 위해 협력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가격을 맞춰주지 않으면 해당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소프트웨어의 제값을 받기 어려운 현실에서 예산 절감 정책으로 인한 중소SW 업체의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발주처는 물론 수주업체인 IT서비스 업체의 비용삭감 요구로 협력업체들은 30% 이상의 가격 인하를 요구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SW기업 관계자는 "주사업자가 가격인하를 요청하기로 하고 공공부문 담당자가 예산을 줄여 내려보내기도 한다"며 "모 중앙부처는 유지보수 비용이 지난해보다 70% 수준으로 깎여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아예 입찰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두 번 유찰된 근로복지공단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40억원 가량 사업비가 삭감, 업체들이 응찰을 포기했다.
대부분의 공공사업 관계자들은 "사업제안서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해 재공고를 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하지만 중소기업 관계자는 "수익을 낼 수 없는 수준으로 사업 단가를 낮춰 차라리 응찰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공공부문 발주사업이 크게 줄어 대부분의 IT기업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사업을 수주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 솔루션 업체 K사의 관계자는 "최근 공공사업 낙찰가가 예가의 80% 전후에서 결정되고 있지만 사업이 워낙 없다보니 기업들이 예가의 40%까지 가격을 낮춰 써내는 경우도 있다"며 "기업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써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지식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해 놓고 정부가 앞장서 시장의 질서를 다 무너뜨리는 꼴"이라며 "정보화 사업 범위와 내용을 명확히 하고 이를 기반으로 예산을 정상적으로 책정하는 것을 물론 중소 솔루션 업체에 대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 정부가 앞장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