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규 정보미디어부장
영호는 어두운 터널과도 같았던 시간과 단절을 꿈꾼다. 그는 터널 속 시간에 저항하기 위해 달려오는 기차를 몸으로 막아선다. "나 돌아갈래..." 마지막 외침과 함께 마침내 그는 20년 전 첫사랑의 여인 순임이 있었던, 수줍고 순수했던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박하사탕의 상쾌한 느낌과 함께. 순박함을 물씬 풍겼던 배우 문소리와, 마지막 외침을 쏟아내던 설경구의 일그러진 표정이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이렇게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본능이 가슴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편안하게 쉬고 싶은 어느 공간, 지나온 추억 때문이다. 이같은 회귀본능이 너무 강해, 때론 변화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추억은 가끔 미래로 나아가는 생각을 가둔다. 그래서 살면서 버려야할 기억도 있다.
비가 온다거나 술 한잔 걸치면 여지없이 떠올라 온몸에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실연의 아픔. 누군가와 맺어 놓은 적대적 모순관계들, 누군가를 할퀸 상처는 다시 내게 돌아와 칼끝으로 찌르는 듯한 가슴의 통증을 만든다. 새벽녘 자신도 모르게 깜짝깜짝 놀라며 눈을 떠, 다시 잠 못 이루게 만드는 영혼의 조각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국회논의를 시작했다. 이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률안도 작년 말 막바지까지 방통융합 논의를 주도해 왔던 국회 방통융합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검토 중이다. 방통특위위원간 이견은 물론, 같은 당 내부에서도 다른 의견들이 나온다. 통합신당은 물론, 법안을 제출한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드러내지는 않지만 다른 목소리가 돌출하고 있다.
통합의 주체가 되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는 서로 그간의 독자업무들을 최대한 유지시키기 위해 한창 기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참여정부 내내 기구통합의 걸림돌이 돼 왔던 논란의 파편들이 다시 퉁겨져 나오는 모양이다. 새로 설치되는 기구를 대통령직속에 두는 문제로부터 방송통신위 직원들의 신분규정 문제까지, 새삼 거론하고 싶지 않을 만큼 오래 묵은 논쟁들이다. 오랜 진통 속에 합의에 도달한 것 같았던 핵심 사안들이 조각으로 흩어져 다시 살아나고 있다.
부처해체라는 상황으로 내몰린 정통부로서는 새로 만들어지는 방통위에서라도 최대한 기존의 업무를 지속시켜가고 싶은 마음이다. 기능분산의 직격탄을 맞아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심정일 테니 이같은 움직임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방송위도 마음이 그리 편한 것만은 아니다. 정부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조직, 그 안에서 민간인의 신분으로 일해왔던 사람들로선 정부조직 안으로 흡수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도 갖는다. 국무총리 산하가 아닌 대통령 직속기관이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방통위설치법이 국회에서 막바지 고비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둘은 또 다시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과거가 될 현재에 머물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나마 쓸모 있게 모아졌던 조각들이 다시 파편으로 흩어지려 하고 있다.
한 지붕 아래 화학적 결합을 위해 터널을 지나야 했던 시간,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던가. 좋은 답을 얻기 위해 꼭 지나야 하는 터널이었다면 이제 그것으로 족하다. 반드시 지켜야할 대명이 있다면 한 지붕 아래로 들어와 머리 터지게 싸워라.
시대의 흐름, 전 세계적 융합추세에 맞게 우린 이미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대세를 인정하고 위원회 설치에 합의를 끌어냈다.
영호는 어두운 터널과도 같았던 시간과 단절을 꿈꾼다. 그는 터널 속 시간에 저항하기 위해 달려오는 기차를 몸으로 막아선다. "나 돌아갈래..." 마지막 외침과 함께 마침내 그는 20년 전 첫사랑의 여인 순임이 있었던, 수줍고 순수했던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박하사탕의 상쾌한 느낌과 함께. 순박함을 물씬 풍겼던 배우 문소리와, 마지막 외침을 쏟아내던 설경구의 일그러진 표정이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다.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이렇게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본능이 가슴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편안하게 쉬고 싶은 어느 공간, 지나온 추억 때문이다. 이같은 회귀본능이 너무 강해, 때론 변화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추억은 가끔 미래로 나아가는 생각을 가둔다. 그래서 살면서 버려야할 기억도 있다.
비가 온다거나 술 한잔 걸치면 여지없이 떠올라 온몸에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실연의 아픔. 누군가와 맺어 놓은 적대적 모순관계들, 누군가를 할퀸 상처는 다시 내게 돌아와 칼끝으로 찌르는 듯한 가슴의 통증을 만든다. 새벽녘 자신도 모르게 깜짝깜짝 놀라며 눈을 떠, 다시 잠 못 이루게 만드는 영혼의 조각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국회논의를 시작했다. 이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률안도 작년 말 막바지까지 방통융합 논의를 주도해 왔던 국회 방통융합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검토 중이다. 방통특위위원간 이견은 물론, 같은 당 내부에서도 다른 의견들이 나온다. 통합신당은 물론, 법안을 제출한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드러내지는 않지만 다른 목소리가 돌출하고 있다.
통합의 주체가 되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는 서로 그간의 독자업무들을 최대한 유지시키기 위해 한창 기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참여정부 내내 기구통합의 걸림돌이 돼 왔던 논란의 파편들이 다시 퉁겨져 나오는 모양이다. 새로 설치되는 기구를 대통령직속에 두는 문제로부터 방송통신위 직원들의 신분규정 문제까지, 새삼 거론하고 싶지 않을 만큼 오래 묵은 논쟁들이다. 오랜 진통 속에 합의에 도달한 것 같았던 핵심 사안들이 조각으로 흩어져 다시 살아나고 있다.
부처해체라는 상황으로 내몰린 정통부로서는 새로 만들어지는 방통위에서라도 최대한 기존의 업무를 지속시켜가고 싶은 마음이다. 기능분산의 직격탄을 맞아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심정일 테니 이같은 움직임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방송위도 마음이 그리 편한 것만은 아니다. 정부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조직, 그 안에서 민간인의 신분으로 일해왔던 사람들로선 정부조직 안으로 흡수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도 갖는다. 국무총리 산하가 아닌 대통령 직속기관이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방통위설치법이 국회에서 막바지 고비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둘은 또 다시 얼마 지나지 않으면 과거가 될 현재에 머물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나마 쓸모 있게 모아졌던 조각들이 다시 파편으로 흩어지려 하고 있다.
한 지붕 아래 화학적 결합을 위해 터널을 지나야 했던 시간,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던가. 좋은 답을 얻기 위해 꼭 지나야 하는 터널이었다면 이제 그것으로 족하다. 반드시 지켜야할 대명이 있다면 한 지붕 아래로 들어와 머리 터지게 싸워라.
시대의 흐름, 전 세계적 융합추세에 맞게 우린 이미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대세를 인정하고 위원회 설치에 합의를 끌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