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일 결제체제로 인해 자금이체 시장에서의 시스템 리스크 우려가 크다." vs "대표 금융기구인 증권금융이 결제 부족 자금을 전액 지원하기 때문에 설사 증권사가 도산한다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지급결제는 은행의 고유 업무다" vs "고객편의를 위한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자본시장통합법' 도입을 앞두고 금융권에서는 증권사의 소액지급결제 허용 여부를 싸고 한국은행과 재경부, 은행권과 증권사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한창이다.
자본통합시장법의 취지는 증권중개, 자산운용, 선물, 신탁 등 금융업종 간의 장벽을 없애는 데 있다. 즉, 현재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종합금융회사, 신탁회사 등으로 나눠져 있는 금융업을 금융투자회사 하나로 통합, 증권사가 자산운용이나 선물투자 등 여러 업무를 겸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금융투자사가 등장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로서는 한 금융회사에서 펀드 가입, 투자 자문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은행과 증권사는 지급결제 기능을 증권사에 확대하는 방안과 관련해 결제 시스템의 안정성, 지급결제 업무 성격, 금융 및 산업 분리원칙 등의 쟁점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자통법안에 따르면 증권사는 `증권금융'이라는 대표 금융기구와 대행 은행을 통해 은행권 결제망에 접속해 자금이체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은행만이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증권사는 은행의 가상계좌를 연결해 간접적으로 서비스할 뿐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선 금융산업의 기본 구조를 흔들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단기적인 금리 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금융과 산업자본의 엄격한 분리를 유지해 온 정책에도 어긋나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의 발전에 역행할 것이란 주장이다.
반면 증권사에서는 "자통법은 증권사가 직접 자금이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금융이 소액결제시스템에 참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금산분리 원칙에 대해서도 "지급결제업무는 대출기능이 없으므로 은행업 진출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한다.
양측이 이처럼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수익성을 담보로 한 `밥그릇'싸움에서 비롯한다고 볼 수 있다.
은행권은 증권계좌에 대해 자금이체를 허용하면 은행 고객 중 상당수가 증권사로 이동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금액규모로 볼 때 작게는 수 조원에서 많게는 수 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어렵게 돼 결국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증권사에선 증권계좌에 대해 자금이체를 허용해도 은행 수신의 감소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의 수익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는 23일부터 재경위를 열어 자통법에서 증권사의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문제를 본격 심의한다.
국회는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은행이나 증권사 중 어느 쪽 밥그릇을 더 챙겨주느냐식의 접근이 아니라, 자통법이 우리나라 금융산업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 지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또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급결제의 허용여부를 떠나 투자자 보호대책이 우선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통법이 은행-증권사간의 `밥그릇 싸움'논리에서 벗어나 우리 금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한 단계 선진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자본시장통합법' 도입을 앞두고 금융권에서는 증권사의 소액지급결제 허용 여부를 싸고 한국은행과 재경부, 은행권과 증권사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한창이다.
자본통합시장법의 취지는 증권중개, 자산운용, 선물, 신탁 등 금융업종 간의 장벽을 없애는 데 있다. 즉, 현재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종합금융회사, 신탁회사 등으로 나눠져 있는 금융업을 금융투자회사 하나로 통합, 증권사가 자산운용이나 선물투자 등 여러 업무를 겸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금융투자사가 등장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로서는 한 금융회사에서 펀드 가입, 투자 자문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동시에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은행과 증권사는 지급결제 기능을 증권사에 확대하는 방안과 관련해 결제 시스템의 안정성, 지급결제 업무 성격, 금융 및 산업 분리원칙 등의 쟁점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자통법안에 따르면 증권사는 `증권금융'이라는 대표 금융기구와 대행 은행을 통해 은행권 결제망에 접속해 자금이체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은행만이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증권사는 은행의 가상계좌를 연결해 간접적으로 서비스할 뿐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선 금융산업의 기본 구조를 흔들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단기적인 금리 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금융과 산업자본의 엄격한 분리를 유지해 온 정책에도 어긋나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의 발전에 역행할 것이란 주장이다.
반면 증권사에서는 "자통법은 증권사가 직접 자금이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금융이 소액결제시스템에 참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금산분리 원칙에 대해서도 "지급결제업무는 대출기능이 없으므로 은행업 진출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한다.
양측이 이처럼 한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는 수익성을 담보로 한 `밥그릇'싸움에서 비롯한다고 볼 수 있다.
은행권은 증권계좌에 대해 자금이체를 허용하면 은행 고객 중 상당수가 증권사로 이동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금액규모로 볼 때 작게는 수 조원에서 많게는 수 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어렵게 돼 결국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증권사에선 증권계좌에 대해 자금이체를 허용해도 은행 수신의 감소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의 수익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는 23일부터 재경위를 열어 자통법에서 증권사의 지급결제를 허용하는 문제를 본격 심의한다.
국회는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은행이나 증권사 중 어느 쪽 밥그릇을 더 챙겨주느냐식의 접근이 아니라, 자통법이 우리나라 금융산업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 지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또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급결제의 허용여부를 떠나 투자자 보호대책이 우선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통법이 은행-증권사간의 `밥그릇 싸움'논리에서 벗어나 우리 금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한 단계 선진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