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호 통신콘텐츠부장
방송통신융합추진위가 지난달 말 3개월 간의 논의 끝에 마침내 기구 개편안을 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총리실에 3개안을 복수로 건의했다. 형식적으로는 3개안이지만 사실상 방송위와 정통부를 1:1로 통합하는 `합의제 행정위원회'안을 다수안으로 선택했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한 것처럼, 우선 기구 통합을 이룬 이후에 그 안에서 복잡하고 시급한 현안들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방향으로 틀을 확정한 것이다.
그러나 융합추진위가 선택한 기구개편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민간 독립기구로서 현재 방송위원회의 기능상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정부기구로 전환시키고 동시에 공무원 신분을 유지해 책임성, 일관성,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점은 수긍이 간다. 그러나 그동안 금과옥조처럼 여겨져 왔던 방송정책의 독립성, 공정성 확보라는 보다 큰 목표를 위해 합의제 위원회를 주장해온 측에서 보면 이번 합의제 행정기구안은 과연 그 취지에 얼마나 부합할 지 의문이다.
알려진 대로 새 위원회 구성방식은 위원장을 비롯한 소수의 위원 전원을 상임으로 하고 그 임명 또한 다른 정부 부처 장, 차관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무늬만 위원회이지 내용상으로는 독임제 정부부처와 동일하다. 그럴거라면 좀더 과감하고 솔직하게 부총리급 독임제 부처안을 제시하는 게 정도였을 것이다. 속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형태의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을 통해 방통융합 시대에 미디어의 독립성, 공공성이 확보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 이상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향후 공청회 등의 공론화 과정에서 국회의 견제, 감시 기능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과 진통이 예상될 것이 뻔하다.
두 번째,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행 방송ㆍ통신 관련 콘텐츠 소관문제는 추후 논의키로 한다는 대목이다. 새로운 통합기구 논의에서 그 업무 구분을 규제와 진흥으로 분류하면서 규제정책을 주로 담당하게 될 통합기구에서 진흥업무까지 담당할 것인가를 놓고 부처간 이견이 현재 큰 논란이다.
방통융합의 필요성은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됐지만 최종적으로는 늘 주장해왔듯이 콘텐츠로 귀결될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 한다. 새 집을 완성했다면 남은 건 그 안에 채울 가구, 집기 등 내용물을 어떻게 다양화, 고급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콘텐츠의 생산을 위한 사회 문화적 인프라, 유통과정, 연관 문화산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이번 논의의 결과로 형식적으로 방송과 통신산업이 관장하는 거대한 규제기구의 출현이 예상된다. 규제와 진흥이라는 두 개의 칼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이 과연 바림직한 지 심사숙고해야할 문제다. 부처이기를 떠나 전반적인 콘텐츠 산업의 집중 육성을 통한 진정한 콘텐츠 강국으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적의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방송통신융합추진위가 지난달 말 3개월 간의 논의 끝에 마침내 기구 개편안을 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총리실에 3개안을 복수로 건의했다. 형식적으로는 3개안이지만 사실상 방송위와 정통부를 1:1로 통합하는 `합의제 행정위원회'안을 다수안으로 선택했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한 것처럼, 우선 기구 통합을 이룬 이후에 그 안에서 복잡하고 시급한 현안들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방향으로 틀을 확정한 것이다.
그러나 융합추진위가 선택한 기구개편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민간 독립기구로서 현재 방송위원회의 기능상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정부기구로 전환시키고 동시에 공무원 신분을 유지해 책임성, 일관성,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점은 수긍이 간다. 그러나 그동안 금과옥조처럼 여겨져 왔던 방송정책의 독립성, 공정성 확보라는 보다 큰 목표를 위해 합의제 위원회를 주장해온 측에서 보면 이번 합의제 행정기구안은 과연 그 취지에 얼마나 부합할 지 의문이다.
알려진 대로 새 위원회 구성방식은 위원장을 비롯한 소수의 위원 전원을 상임으로 하고 그 임명 또한 다른 정부 부처 장, 차관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무늬만 위원회이지 내용상으로는 독임제 정부부처와 동일하다. 그럴거라면 좀더 과감하고 솔직하게 부총리급 독임제 부처안을 제시하는 게 정도였을 것이다. 속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형태의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을 통해 방통융합 시대에 미디어의 독립성, 공공성이 확보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 이상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향후 공청회 등의 공론화 과정에서 국회의 견제, 감시 기능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과 진통이 예상될 것이 뻔하다.
두 번째,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현행 방송ㆍ통신 관련 콘텐츠 소관문제는 추후 논의키로 한다는 대목이다. 새로운 통합기구 논의에서 그 업무 구분을 규제와 진흥으로 분류하면서 규제정책을 주로 담당하게 될 통합기구에서 진흥업무까지 담당할 것인가를 놓고 부처간 이견이 현재 큰 논란이다.
방통융합의 필요성은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됐지만 최종적으로는 늘 주장해왔듯이 콘텐츠로 귀결될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 한다. 새 집을 완성했다면 남은 건 그 안에 채울 가구, 집기 등 내용물을 어떻게 다양화, 고급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콘텐츠의 생산을 위한 사회 문화적 인프라, 유통과정, 연관 문화산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이번 논의의 결과로 형식적으로 방송과 통신산업이 관장하는 거대한 규제기구의 출현이 예상된다. 규제와 진흥이라는 두 개의 칼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이 과연 바림직한 지 심사숙고해야할 문제다. 부처이기를 떠나 전반적인 콘텐츠 산업의 집중 육성을 통한 진정한 콘텐츠 강국으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적의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