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통신ㆍ콘텐츠부장
통신업계가 과징금 문제로 여전히 들썩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5일 시내전화와 PC방 인터넷 전용회선 가격담합 혐의로 KT에 1159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액수의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린 뒤 관련 논의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우선 공정위와 정보통신부간 과징금 논란을 짚어보자. 공정위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업체간 가격담합이 분명히 드러난 만큼 과징금 부과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통부는 통신사업의 특수성과 유효경쟁정책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과징금 부과액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통부가 심의과정에서 "과장급을 보내달라"는 공정위의 요구를 애써 `무시(?)'하면서 국장급을 보내 통신업체들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선 것도 이해가 간다. 정통부가 규제 대상인 통신사업자를 두둔하고 나설 정도로 이번 공정위 심결건은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다.
공정위가 이번에 과징금을 산정하면서 KT와 하나로텔레콤간 시내전화 요금 등 담합행위와 관련된 매출뿐 아니라 하나로텔레콤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은 가입자의 요금까지 포함시킨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시내통화료와 LM(유선→무선) 통화료의 경우도 논란의 소지는 남아 있다. 그런 점에서 공정위의 규제 잣대가 보다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아무튼 KT는 민영화 2기를 책임질 새로운 CEO 선임을 앞두고 투명경영, 윤리경영에 대한 강력한 요구의 목소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국YMCA 전국연맹 등 시민단체들이 성명서를 통해 소송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KT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위기는 늘 기회를 수반하는 법이다. 이번 과징금건이 KT로 하여금 `배수의 진'을 치고 새로운 수익모델 찾기에 나서도록 하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시민단체들은 또한 행정지도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유효경쟁정책을 포기하라고 정통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소비자의 목소리는 단순하기 마련이지만, 시장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정책적 측면의 효과를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태도는 아쉽기만 하다.
당사자인 KT가 행정소송 불사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공은 결국 법정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법정은 또 다른 잣대로 공정위와 KT간 공방에 대해 잘잘못을 가려줄 것이다.
이런 저런 논의에도 불구하고 정통부의 유효경쟁정책은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일견 시장논리에 가장 배치될 것 같은 비대칭 규제정책(유효경쟁정책)이 사실은 경쟁을 유도하는 특효가 있음이 이미 검증됐기 때문이다. 유효경쟁정책은 아직 무덤에 들어갈 때가 아니다.
`헤비급과 플라이급을 똑같이 사각의 링 위에 올려놓고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정통부의 인식은 통신시장에서 여전히 통한다. 문제는 시대변화에 맞게 이 정책에도 변화의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는 점이다. 경쟁력 있는 후발사업자를 키우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며, 통신위―공정위 등 이중규제 논란을 낳는 기관간 역할 재정립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장이 존재하는 한 과징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정교한 과징금 정책과 보다 체계적인 유효경쟁정책이 가동된다면 공정위 심결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사라질 것이다.
통신업계가 과징금 문제로 여전히 들썩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5일 시내전화와 PC방 인터넷 전용회선 가격담합 혐의로 KT에 1159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액수의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린 뒤 관련 논의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우선 공정위와 정보통신부간 과징금 논란을 짚어보자. 공정위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업체간 가격담합이 분명히 드러난 만큼 과징금 부과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통부는 통신사업의 특수성과 유효경쟁정책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과징금 부과액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통부가 심의과정에서 "과장급을 보내달라"는 공정위의 요구를 애써 `무시(?)'하면서 국장급을 보내 통신업체들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선 것도 이해가 간다. 정통부가 규제 대상인 통신사업자를 두둔하고 나설 정도로 이번 공정위 심결건은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다.
공정위가 이번에 과징금을 산정하면서 KT와 하나로텔레콤간 시내전화 요금 등 담합행위와 관련된 매출뿐 아니라 하나로텔레콤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은 가입자의 요금까지 포함시킨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시내통화료와 LM(유선→무선) 통화료의 경우도 논란의 소지는 남아 있다. 그런 점에서 공정위의 규제 잣대가 보다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아무튼 KT는 민영화 2기를 책임질 새로운 CEO 선임을 앞두고 투명경영, 윤리경영에 대한 강력한 요구의 목소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국YMCA 전국연맹 등 시민단체들이 성명서를 통해 소송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KT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위기는 늘 기회를 수반하는 법이다. 이번 과징금건이 KT로 하여금 `배수의 진'을 치고 새로운 수익모델 찾기에 나서도록 하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시민단체들은 또한 행정지도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유효경쟁정책을 포기하라고 정통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소비자의 목소리는 단순하기 마련이지만, 시장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정책적 측면의 효과를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태도는 아쉽기만 하다.
당사자인 KT가 행정소송 불사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공은 결국 법정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법정은 또 다른 잣대로 공정위와 KT간 공방에 대해 잘잘못을 가려줄 것이다.
이런 저런 논의에도 불구하고 정통부의 유효경쟁정책은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일견 시장논리에 가장 배치될 것 같은 비대칭 규제정책(유효경쟁정책)이 사실은 경쟁을 유도하는 특효가 있음이 이미 검증됐기 때문이다. 유효경쟁정책은 아직 무덤에 들어갈 때가 아니다.
`헤비급과 플라이급을 똑같이 사각의 링 위에 올려놓고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정통부의 인식은 통신시장에서 여전히 통한다. 문제는 시대변화에 맞게 이 정책에도 변화의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는 점이다. 경쟁력 있는 후발사업자를 키우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며, 통신위―공정위 등 이중규제 논란을 낳는 기관간 역할 재정립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시장이 존재하는 한 과징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정교한 과징금 정책과 보다 체계적인 유효경쟁정책이 가동된다면 공정위 심결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