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기 컴퓨팅부 차장
전사적자원관리(ERP) 분야의 쌍두마차인 SAP와 오라클이 유통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리텍(Retek)을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AP가 지난달말 리텍 인수를 위해 주당 8.5달러를 제안한 데 대해 오라클이 주당 9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하면서 한바탕 힘겨루기를 시작한 것이다.
IT업계에 인수합병(M&A)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SAP와 오라클의 리텍 인수 경쟁은 몇 가지 점에서 흥미롭다. 그리고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먼저 글로벌 선두기업들이 규모가 훨씬 적은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동시에 경쟁을 벌이는 흔치 않은 사례라는 점이 눈에 띈다.
M&A를 기업의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미국이지만 한 회사를 두고 선두업체들이 같은 시기에 경쟁적으로 인수에 뛰어든 경우는 많지 않다.
리텍의 매출액은 1억7400만달러 수준으로,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오라클과 SAP의 매출에 훨씬 못 미친다. 지난해 순이익률도 4.7%에 불과했다. 규모나 수익성 면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SAP와 오라클이 사활을 건 인수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 회사가 보유한 고객목록 때문이다. SAP와 오라클 모두 이번 M&A 전쟁의 공통된 목표로 `리텍의 고객사 쟁취`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는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나 IBM의 인포믹스 인수건과 성격이 비슷하다.
리텍은 영국 테스코, 미국 시어스를 비롯해 GAP, 잉그램마이크로, 세인스버리 등 전 세계 200여개 주요 유통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리텍은 유통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SAP나 오라클을 능가하는 전문 애플리케이션 업체로 평가받고 왔다.
경쟁적인 인수경쟁이나 고객사 확보라는 목표가 이번 인수경쟁의 겉모습이라면, 유통 업계에 불어닥칠 `IT혁명'은 이번 인수경쟁의 전략적인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전세계 유통업계는 전파식별(RFID)로 대표되는 IT혁명이 시작됐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지난 몇 년간 IT투자가 부진한 편이었던 유통업계는 앞으로 몇 년간 상당한 규모의 정보시스템 업그레이드 수요가 필요한 시점이다.
SAP든, 오라클이든 리텍을 인수할 경우 단기적으로 세계적인 유통회사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황금시장'을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미 기업의 핵심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은 ERP는 지난 몇 년간 `통합 솔루션'과 산업별 특화 솔루션이라는 두가지 측면으로 진화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업력 10년의 국내 ERP 업계는 오히려 `안방'이나 다름없는 중소？중견시장까지 외산 업체에 내줄 정도로 체력이 허약하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다른 SW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전세계 SW 시장은 전쟁을 방불케 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 과연 우리 업계는 이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전사적자원관리(ERP) 분야의 쌍두마차인 SAP와 오라클이 유통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리텍(Retek)을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AP가 지난달말 리텍 인수를 위해 주당 8.5달러를 제안한 데 대해 오라클이 주당 9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하면서 한바탕 힘겨루기를 시작한 것이다.
IT업계에 인수합병(M&A)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SAP와 오라클의 리텍 인수 경쟁은 몇 가지 점에서 흥미롭다. 그리고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먼저 글로벌 선두기업들이 규모가 훨씬 적은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동시에 경쟁을 벌이는 흔치 않은 사례라는 점이 눈에 띈다.
M&A를 기업의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미국이지만 한 회사를 두고 선두업체들이 같은 시기에 경쟁적으로 인수에 뛰어든 경우는 많지 않다.
리텍의 매출액은 1억7400만달러 수준으로,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오라클과 SAP의 매출에 훨씬 못 미친다. 지난해 순이익률도 4.7%에 불과했다. 규모나 수익성 면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SAP와 오라클이 사활을 건 인수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 회사가 보유한 고객목록 때문이다. SAP와 오라클 모두 이번 M&A 전쟁의 공통된 목표로 `리텍의 고객사 쟁취`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는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나 IBM의 인포믹스 인수건과 성격이 비슷하다.
리텍은 영국 테스코, 미국 시어스를 비롯해 GAP, 잉그램마이크로, 세인스버리 등 전 세계 200여개 주요 유통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리텍은 유통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SAP나 오라클을 능가하는 전문 애플리케이션 업체로 평가받고 왔다.
경쟁적인 인수경쟁이나 고객사 확보라는 목표가 이번 인수경쟁의 겉모습이라면, 유통 업계에 불어닥칠 `IT혁명'은 이번 인수경쟁의 전략적인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전세계 유통업계는 전파식별(RFID)로 대표되는 IT혁명이 시작됐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지난 몇 년간 IT투자가 부진한 편이었던 유통업계는 앞으로 몇 년간 상당한 규모의 정보시스템 업그레이드 수요가 필요한 시점이다.
SAP든, 오라클이든 리텍을 인수할 경우 단기적으로 세계적인 유통회사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황금시장'을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미 기업의 핵심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은 ERP는 지난 몇 년간 `통합 솔루션'과 산업별 특화 솔루션이라는 두가지 측면으로 진화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업력 10년의 국내 ERP 업계는 오히려 `안방'이나 다름없는 중소？중견시장까지 외산 업체에 내줄 정도로 체력이 허약하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다른 SW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전세계 SW 시장은 전쟁을 방불케 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 과연 우리 업계는 이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