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ㆍ콘텐츠 부장
노나라 공의휴라는 재상은 어느날 밥상에 싱싱한 채소가 올라오자 어디서 구한 것이냐고 묻는다. 하인이 집 앞 텃밭에서 키운 것이라고 하자 공의휴는 집 앞에 있는 텃밭을 모두 없애라고 지시한다. 그는 또 하녀가 집안에서 직접 베틀을 이용해 베를 짜는 것을 보고 즉시 하녀를 내쫓으라고 엄명을 내린다. 어느 날 이웃사람이 "대감의 텃밭에서 나는 채소는 매우 맛이 있고, 베 짜는 하녀 솜씨도 훌륭한데 왜 텃밭을 없애고 하녀를 ？아냈습니까"라고 묻는다. 공의휴는 "나는 이 나라의 재상이오. 먹고 살 만큼의 녹봉을 나라에서 받고 있소. 그런데 채소를 사서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채소를 사지 않고, 베를 사서 옷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베를 사지 않으면 농사짓는 농부나 베를 짜는 사람들이 어디서 돈을 벌겠소"라고 되묻는다. 사기(史記) 순리열전에 나오는 이같은 고사는 고위공직자의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요즘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부인의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부총리가 직접 해명하고 사과까지 했지만 인터넷 포털 등에서는 여전히 `부총리 교체'를 요구하는 네티즌의 목소리가 거세게 분출되고 있다. 청와대측은 이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의혹 때문에 유임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을 앞세운 `국민정서법'은 여전히 고위 공직자의 비리 의혹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과 잣대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권력과 명예를 갖고 있으면서 부(富)까지 거머쥐려는 공직자에 대해 일반인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일종의 국민정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나라 재상 공의휴도 그 같은 민심을 읽고 스스로에게 그토록 엄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최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과정에서 드러난 이런저런 뉴스를 접하면서 "공직자 생활은 수도승처럼 해야 아무런 뒤탈이 없다"고 강조하던 한 퇴임 고위 공무원이 떠오른다. 세상사가 묘한 것은 정직하게 돈을 번 사람들이 불우이웃돕기 등 나눔의 문화에도 더욱 적극적이라는 사실이다. 하긴, 사리사욕만을 채우려는 이들이 어찌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까지 눈길이 가겠는가.
지난해말 세계공동모금회 45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2003년 기준으로 모금액 순위에서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에 이어 5위에 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로 대기업의 기부에 의존해 개인 기부는 전체 모금액의 20%에 그쳤다. 45개 회원국의 개인 기부 비율이 69.5%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에게는 아직 개인 차원의 기부문화는 초기단계인 셈이다.
빌 게이츠 MS회장이 재산의 절반이 넘는 250억 달러를 교육사업 및 사회보건 활동 등을 위해 기부하고,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 부부가 70억 달러에 이르는 거액을 사회에 선뜻 기부하는 것을 보면 개인 차원의 나눔 문화가 뿌리내린 미국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무명의 개인이 수 십년간 모은 돈을 교육사업 등에 쾌척하는 사례는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 등이 개인 명의로 사회사업 등에 거액을 기부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의휴 같은 공직자, 빌 게이츠 같은 경영자가 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노나라 공의휴라는 재상은 어느날 밥상에 싱싱한 채소가 올라오자 어디서 구한 것이냐고 묻는다. 하인이 집 앞 텃밭에서 키운 것이라고 하자 공의휴는 집 앞에 있는 텃밭을 모두 없애라고 지시한다. 그는 또 하녀가 집안에서 직접 베틀을 이용해 베를 짜는 것을 보고 즉시 하녀를 내쫓으라고 엄명을 내린다. 어느 날 이웃사람이 "대감의 텃밭에서 나는 채소는 매우 맛이 있고, 베 짜는 하녀 솜씨도 훌륭한데 왜 텃밭을 없애고 하녀를 ？아냈습니까"라고 묻는다. 공의휴는 "나는 이 나라의 재상이오. 먹고 살 만큼의 녹봉을 나라에서 받고 있소. 그런데 채소를 사서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채소를 사지 않고, 베를 사서 옷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베를 사지 않으면 농사짓는 농부나 베를 짜는 사람들이 어디서 돈을 벌겠소"라고 되묻는다. 사기(史記) 순리열전에 나오는 이같은 고사는 고위공직자의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요즘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부인의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부총리가 직접 해명하고 사과까지 했지만 인터넷 포털 등에서는 여전히 `부총리 교체'를 요구하는 네티즌의 목소리가 거세게 분출되고 있다. 청와대측은 이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의혹 때문에 유임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을 앞세운 `국민정서법'은 여전히 고위 공직자의 비리 의혹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과 잣대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권력과 명예를 갖고 있으면서 부(富)까지 거머쥐려는 공직자에 대해 일반인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일종의 국민정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나라 재상 공의휴도 그 같은 민심을 읽고 스스로에게 그토록 엄격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최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과정에서 드러난 이런저런 뉴스를 접하면서 "공직자 생활은 수도승처럼 해야 아무런 뒤탈이 없다"고 강조하던 한 퇴임 고위 공무원이 떠오른다. 세상사가 묘한 것은 정직하게 돈을 번 사람들이 불우이웃돕기 등 나눔의 문화에도 더욱 적극적이라는 사실이다. 하긴, 사리사욕만을 채우려는 이들이 어찌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까지 눈길이 가겠는가.
지난해말 세계공동모금회 45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2003년 기준으로 모금액 순위에서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에 이어 5위에 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로 대기업의 기부에 의존해 개인 기부는 전체 모금액의 20%에 그쳤다. 45개 회원국의 개인 기부 비율이 69.5%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에게는 아직 개인 차원의 기부문화는 초기단계인 셈이다.
빌 게이츠 MS회장이 재산의 절반이 넘는 250억 달러를 교육사업 및 사회보건 활동 등을 위해 기부하고,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 부부가 70억 달러에 이르는 거액을 사회에 선뜻 기부하는 것을 보면 개인 차원의 나눔 문화가 뿌리내린 미국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무명의 개인이 수 십년간 모은 돈을 교육사업 등에 쾌척하는 사례는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 등이 개인 명의로 사회사업 등에 거액을 기부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의휴 같은 공직자, 빌 게이츠 같은 경영자가 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