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디지털 방식의 2세대 이동통신을 도입하려했을 당시 잘 알려진 한 연구기관은 휴대폰의 최대 예상가입자를 450만명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연구원들이 800만명을 예상했지만, 소수의 견해였다고 한다. 2004년 10월 현재 우리나라의 휴대폰 가입자는 3700만이다.
2000년 5월 핀란드 헬싱키의 한 벤처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다. 노키아의 협력업체인데, 사무실 한복판에 피아노를 들여다 놓고 작곡가를 고용해 `링톤'(벨소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저게 될까"라고 신기해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음원의 저작권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쓰면서 미래의 음악시장(벨소리 시장)을 준비했던 혜안이 놀라울 따름이다.
같은 해 기자는 통신시장의 판도가 바뀐다느니, 영상전화와 글로벌 로밍의 시대가 열린다느니 하면서 IMT-2000(3세대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관한 기사를 썼지만, 그때 이후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영상전화와 글로벌 로밍도 IMT-2000의 구호에 불과했고, 당시 악착같이 비동기식(WCDMA) 사업권을 따냈던 사업자들은 기존의 동기식과 서비스 측면에서 차별성이 없는 WCDMA에 대한 투자에 매우 소극적이다.
한때 `종합정보통신망'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출발했던 ISDN(Integrated Services Digital Network)은 잠시 확산되는가 싶더니, 이내 메가급 ADSL에 자리를 넘겨줬다. 전화모뎀의 두 배인 128kbps의 전송속도는 잠시 거쳐가는 기술에 불과했지만, 당시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고 하니 조금은 우스운 일이다.
요즘 휴대폰과 TV의 융합서비스로서 DMB가 장안의 화제다. 방송서비스의 공간적？시간적 확장이자, TV수상기의 `거실탈출'이며, 통신사업자의 방송진출 등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조명되고 있다. 휴대이동방송 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을 예상한 관련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부산하고, 방송과 통신사업자들의 합종연횡 속에서 선점하거나, 선점 당하지 않으려는 전략과 전술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끊임없이 이슈가 되고 있는 위성DMB의 지상파DMB 재송신도 따지고 보면 이런 헤게모니 다툼에 다름이 아니다.
그렇다면 DMB 시장은 어떻게 전망해야 할까.
갖가지 상황변수를 대입한 가운데 분석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답은 "아무도, 어느 나라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도 알 수 없다"일 것이다. 과연 지상파TV 콘텐츠가 휴대이동방송에서도 `킬러 콘텐츠'로 남을지도 미지수다. "어떤 프로그램을 보겠느냐"는 식의 설문조사 결과도 있지만, `TV+휴대폰'을 체험한 적이 없는 응답자들이 머릿속으로만 생각해 적어냈을 답변은 특별한 의미가 없어 보인다. 혹자는 서비스 영역과 채널의 다양성을 이유로 위성DMB의 우세를 점치고, 혹자는 무료서비스의 장점을 들어 지상파DMB에 점수를 주지만 이 또한 알 수 없는 일이다.
DMB 규제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안전한 최선의 자세는 가급적 사업자들에 많은 기회를 보장하면서 시장의 작동원리를 존중하는 `개방된 정책'이라고 본다.
빈약할 수밖에 없는 데이터로 미래의 시장의 예단하고, 사업 개시 이전에 구획을 긋고 담을 치려는 시도는 자칫 사업자의 창의성을 짓밟으면서 뜻하지 않은 왜곡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과거의 예로 볼 때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에 있어서는 정책적 규제보다 무서운 존재가 소비자가 살아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2000년 5월 핀란드 헬싱키의 한 벤처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다. 노키아의 협력업체인데, 사무실 한복판에 피아노를 들여다 놓고 작곡가를 고용해 `링톤'(벨소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저게 될까"라고 신기해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음원의 저작권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쓰면서 미래의 음악시장(벨소리 시장)을 준비했던 혜안이 놀라울 따름이다.
같은 해 기자는 통신시장의 판도가 바뀐다느니, 영상전화와 글로벌 로밍의 시대가 열린다느니 하면서 IMT-2000(3세대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관한 기사를 썼지만, 그때 이후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영상전화와 글로벌 로밍도 IMT-2000의 구호에 불과했고, 당시 악착같이 비동기식(WCDMA) 사업권을 따냈던 사업자들은 기존의 동기식과 서비스 측면에서 차별성이 없는 WCDMA에 대한 투자에 매우 소극적이다.
한때 `종합정보통신망'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출발했던 ISDN(Integrated Services Digital Network)은 잠시 확산되는가 싶더니, 이내 메가급 ADSL에 자리를 넘겨줬다. 전화모뎀의 두 배인 128kbps의 전송속도는 잠시 거쳐가는 기술에 불과했지만, 당시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고 하니 조금은 우스운 일이다.
요즘 휴대폰과 TV의 융합서비스로서 DMB가 장안의 화제다. 방송서비스의 공간적？시간적 확장이자, TV수상기의 `거실탈출'이며, 통신사업자의 방송진출 등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조명되고 있다. 휴대이동방송 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을 예상한 관련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부산하고, 방송과 통신사업자들의 합종연횡 속에서 선점하거나, 선점 당하지 않으려는 전략과 전술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끊임없이 이슈가 되고 있는 위성DMB의 지상파DMB 재송신도 따지고 보면 이런 헤게모니 다툼에 다름이 아니다.
그렇다면 DMB 시장은 어떻게 전망해야 할까.
갖가지 상황변수를 대입한 가운데 분석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답은 "아무도, 어느 나라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도 알 수 없다"일 것이다. 과연 지상파TV 콘텐츠가 휴대이동방송에서도 `킬러 콘텐츠'로 남을지도 미지수다. "어떤 프로그램을 보겠느냐"는 식의 설문조사 결과도 있지만, `TV+휴대폰'을 체험한 적이 없는 응답자들이 머릿속으로만 생각해 적어냈을 답변은 특별한 의미가 없어 보인다. 혹자는 서비스 영역과 채널의 다양성을 이유로 위성DMB의 우세를 점치고, 혹자는 무료서비스의 장점을 들어 지상파DMB에 점수를 주지만 이 또한 알 수 없는 일이다.
DMB 규제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안전한 최선의 자세는 가급적 사업자들에 많은 기회를 보장하면서 시장의 작동원리를 존중하는 `개방된 정책'이라고 본다.
빈약할 수밖에 없는 데이터로 미래의 시장의 예단하고, 사업 개시 이전에 구획을 긋고 담을 치려는 시도는 자칫 사업자의 창의성을 짓밟으면서 뜻하지 않은 왜곡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과거의 예로 볼 때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에 있어서는 정책적 규제보다 무서운 존재가 소비자가 살아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