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이면 세계맹인연합회가 제정한 `세계 흰지팡이날'이다. 올해로 25회째다. 세계 흰지팡이날은 1931년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개최된 국제 라이온스대회가 시발점이다.
시각장애인들의 자립과 성취의 상징인 흰지팡이의 개념은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공식 채택됐다. 그 후 영국으로 전파되고 다시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갔다. 우리나라에서는 1972년 도로교통법 11조에 `흰지팡이'의 개념이 포함됐다.
세계맹인연합회는 지난 1980년 10월15일을 `흰지팡이날'로 공식 제정해 각국에 선포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날을 전후해 다양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벤트와 행사를 개최한다. 우리나라도 이날 시각장애인 마라톤, 생활체육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날 하루만은 시각장애인들의 축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기자는 착잡한 심정이다. 흰지팡이날은 열리지만 우리나라의 시각장애인들은 여전히 비장애인으로부터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편견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휴대폰 개발업체는 장애인들의 숙원 기능인 문자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TTS(Text to Speech)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개발했다. 장애인들에게는 빛과 같은 제품이다. 더욱이 이 회사는 내년 초까지 그래픽 중심으로 구성된 휴대폰 메뉴까지도 음성으로 읽어주는 제품을 개발키로 했다. 장애인의 정보격차 해소와 정보통신 기기 접근성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15만 시각장애인들에 있어서 이 회사의 개발 노력은 구세주나 다름없다.
하지만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 차원에서 의미 있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이 회사의 마케팅 방식은 이해하기 힘들다. TTS 기능 하나 지원으로 장애인을 위한 제품으로 명명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힘들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비장애인을 위한 기능인 210만 화소의 고화질 디카폰의 이미지가 자칫 `장애인 폰'이라는 이미지로 왜곡을 우려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 회사는 TTS 기능은 장애인을 위한 기능이 아니라 비장애인들을 위한 편의 기능이라고 까지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운전중에도 자유롭게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등 기기 편의성을 높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애써 새로 개발한 휴대폰을 장애인과 연관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다.
장애인들의 기기 접근성을 한껏 높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도 굳이 장애인들과 연계하지 않으려는 이 회사의 마케팅 방식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만약 이 회사가 "우리 회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장애인들도 210만 화소의 디카폰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문자메시지는 음성으로 읽어 줍니다"라는 카피의 광고를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운다면 비장애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장애인용 폰이라고 외면하게 될까? 아니면 이 회사의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 노력을 더욱 고귀하게 생각할까?
210만 화소의 가로형 디지털카메라폰과 전자사전 기능, 1GB의 MP3 저장칩을 장착해 산업자원부로부터 굿디자인(GD) 상품으로 선정된 이 제품에 대해 비장애인들이 `장애인폰'이라고 구매를 거부해 판매가 줄어들게 될까하는 의문이 든다. 흰지팡이는 동정이나 무능의 상징이 아니다. 자립과 성취의 상징이다. 휴대폰이 시각장애인들의 흰지팡이가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각장애인들의 자립과 성취의 상징인 흰지팡이의 개념은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공식 채택됐다. 그 후 영국으로 전파되고 다시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갔다. 우리나라에서는 1972년 도로교통법 11조에 `흰지팡이'의 개념이 포함됐다.
세계맹인연합회는 지난 1980년 10월15일을 `흰지팡이날'로 공식 제정해 각국에 선포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날을 전후해 다양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벤트와 행사를 개최한다. 우리나라도 이날 시각장애인 마라톤, 생활체육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날 하루만은 시각장애인들의 축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기자는 착잡한 심정이다. 흰지팡이날은 열리지만 우리나라의 시각장애인들은 여전히 비장애인으로부터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편견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휴대폰 개발업체는 장애인들의 숙원 기능인 문자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TTS(Text to Speech)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개발했다. 장애인들에게는 빛과 같은 제품이다. 더욱이 이 회사는 내년 초까지 그래픽 중심으로 구성된 휴대폰 메뉴까지도 음성으로 읽어주는 제품을 개발키로 했다. 장애인의 정보격차 해소와 정보통신 기기 접근성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15만 시각장애인들에 있어서 이 회사의 개발 노력은 구세주나 다름없다.
하지만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 차원에서 의미 있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이 회사의 마케팅 방식은 이해하기 힘들다. TTS 기능 하나 지원으로 장애인을 위한 제품으로 명명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힘들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비장애인을 위한 기능인 210만 화소의 고화질 디카폰의 이미지가 자칫 `장애인 폰'이라는 이미지로 왜곡을 우려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 회사는 TTS 기능은 장애인을 위한 기능이 아니라 비장애인들을 위한 편의 기능이라고 까지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운전중에도 자유롭게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등 기기 편의성을 높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애써 새로 개발한 휴대폰을 장애인과 연관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다.
장애인들의 기기 접근성을 한껏 높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도 굳이 장애인들과 연계하지 않으려는 이 회사의 마케팅 방식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만약 이 회사가 "우리 회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장애인들도 210만 화소의 디카폰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문자메시지는 음성으로 읽어 줍니다"라는 카피의 광고를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운다면 비장애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장애인용 폰이라고 외면하게 될까? 아니면 이 회사의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 노력을 더욱 고귀하게 생각할까?
210만 화소의 가로형 디지털카메라폰과 전자사전 기능, 1GB의 MP3 저장칩을 장착해 산업자원부로부터 굿디자인(GD) 상품으로 선정된 이 제품에 대해 비장애인들이 `장애인폰'이라고 구매를 거부해 판매가 줄어들게 될까하는 의문이 든다. 흰지팡이는 동정이나 무능의 상징이 아니다. 자립과 성취의 상징이다. 휴대폰이 시각장애인들의 흰지팡이가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