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집 `나무' 가운데 한편인 `내게 너무 편한 세상'에는 시계ㆍ실내화ㆍ주방기구ㆍ의자ㆍ포크ㆍTVㆍ프라이팬ㆍ세탁기ㆍ스팀다리미ㆍ커피머신, 심지어 와이셔츠와 넥타이까지 주인공 뤽 베를렌에게 상냥힌 말투로 갖가지 시중을 들며,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 한다. 물론, 뤽은 정밀전자공학에 힘입어 생명의 흉내를 그대로 내는 이들 사물들에게 가끔씩 피로감을 갖지만...,
이렇듯 어느 미래의 일상을 담은 그의 소설 내용은 더 이상 작가만의 상상 세계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 6일 부산에서 막을 올린 `ITU 텔레콤 아시아 2004년'포럼은 인간의 모든 소품들에 커뮤니케이션능력과 생명을 불어넣는 유비쿼터스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 각국 IT분야 장관과 주요 통신회사 CEO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삼성, KT 등 국내 대기업과 중소 기업은 물론 인텔 HP IBM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실험실에 감춰뒀던 신기한 유비쿼터스 기술과 그 상품을 전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원래 유비쿼터스는 공기처럼 시공을 초월해 `늘 편재한다'는 뜻의 라틴어다. 수 천년동안 도처에 신의 섭리가 `서려있다'는 의미로, 교회에 갇혀있던 이 단어가 1988년 제록스 연구소의 와이저 박사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뒤 세상 밖으로 나왔다. 와이저에 따르면 유비쿼터스 환경은 컴퓨터에 어떠한 기능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ㆍ냉장고ㆍ안경ㆍ시계ㆍ스테레오장비 등과 같이 어떤 기기나 사물에 컴퓨터를 집어넣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해 주는 IT 환경 또는 그 패러다임을 뜻한다. 유비쿼터스화가 이루어지면 가정ㆍ자동차는 물론, 심지어 산꼭대기에서도 정보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컴퓨터 사용자의 수도 늘어나 정보기술산업의 규모와 범위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그러나 유비쿼터스 네트워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광대역통신과 컨버전스 기술의 일반화, 정보기술 기기의 저가격화 등 정보기술의 고도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 같은 전제 조건대로라면, IT 강국인 한국이 역시 유비쿼터스 정보혁명을 주도할 것이라는 희망도 가져볼 만 하다.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가구당 보급률(71%)은 세계 최고이며, 인터넷 이용자도 3067만명으로 세계 4위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포럼에 임하는 우리의 정부 및 IT관계자들은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IMF 시절 때보다 더 힘들다는 요즘 모처럼의 활력인 듯 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포럼 개막식날 한국의 IT839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외국손님들에게 "너무 빨라서 잘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이는 한국의 네트워크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재치 유머를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초고속인터넷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산간 농촌이 많고, 도ㆍ농, 빈ㆍ부간의 정보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데다, 수도 서울에서조차 노트북 이용자들이 무선랜 인터넷(Wi-Fi) 접속을 거의 할 수 없고, 그나마 인터넷상에는 저속어와 반사회적 정보가 난무하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아직 실용화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모를 유비쿼터스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진정한 유비쿼터스 사회의 건설을 위해선 고난도의 핵심 IT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누구나 문명의 이기인 정보 기술혜택을 온전하고, 자유롭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이렇듯 어느 미래의 일상을 담은 그의 소설 내용은 더 이상 작가만의 상상 세계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 6일 부산에서 막을 올린 `ITU 텔레콤 아시아 2004년'포럼은 인간의 모든 소품들에 커뮤니케이션능력과 생명을 불어넣는 유비쿼터스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 각국 IT분야 장관과 주요 통신회사 CEO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삼성, KT 등 국내 대기업과 중소 기업은 물론 인텔 HP IBM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실험실에 감춰뒀던 신기한 유비쿼터스 기술과 그 상품을 전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원래 유비쿼터스는 공기처럼 시공을 초월해 `늘 편재한다'는 뜻의 라틴어다. 수 천년동안 도처에 신의 섭리가 `서려있다'는 의미로, 교회에 갇혀있던 이 단어가 1988년 제록스 연구소의 와이저 박사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뒤 세상 밖으로 나왔다. 와이저에 따르면 유비쿼터스 환경은 컴퓨터에 어떠한 기능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ㆍ냉장고ㆍ안경ㆍ시계ㆍ스테레오장비 등과 같이 어떤 기기나 사물에 컴퓨터를 집어넣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해 주는 IT 환경 또는 그 패러다임을 뜻한다. 유비쿼터스화가 이루어지면 가정ㆍ자동차는 물론, 심지어 산꼭대기에서도 정보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컴퓨터 사용자의 수도 늘어나 정보기술산업의 규모와 범위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그러나 유비쿼터스 네트워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광대역통신과 컨버전스 기술의 일반화, 정보기술 기기의 저가격화 등 정보기술의 고도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 같은 전제 조건대로라면, IT 강국인 한국이 역시 유비쿼터스 정보혁명을 주도할 것이라는 희망도 가져볼 만 하다.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가구당 보급률(71%)은 세계 최고이며, 인터넷 이용자도 3067만명으로 세계 4위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포럼에 임하는 우리의 정부 및 IT관계자들은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IMF 시절 때보다 더 힘들다는 요즘 모처럼의 활력인 듯 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포럼 개막식날 한국의 IT839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외국손님들에게 "너무 빨라서 잘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이는 한국의 네트워크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재치 유머를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초고속인터넷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산간 농촌이 많고, 도ㆍ농, 빈ㆍ부간의 정보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데다, 수도 서울에서조차 노트북 이용자들이 무선랜 인터넷(Wi-Fi) 접속을 거의 할 수 없고, 그나마 인터넷상에는 저속어와 반사회적 정보가 난무하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아직 실용화까지는 얼마나 걸릴지 모를 유비쿼터스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진정한 유비쿼터스 사회의 건설을 위해선 고난도의 핵심 IT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누구나 문명의 이기인 정보 기술혜택을 온전하고, 자유롭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