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사태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은행채권단이 2조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키로 합의한 데 이어 투신ㆍ보험 등 제2금융권이 지난 24일 LG카드 채권에 대해 1년간 만기 연장을 해주기로 원칙적으로 동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건 최악의 카드사 위기를 비껴간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LG카드발 금융위기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제2 금융권의 만기 연장이 차질을 빚을 경우, 언제라도 카드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기에 시장의 시선은 지금도 싸늘하다. 이번 카드사태는 터지지 않은 폭탄의 뇌관처럼 여전히 잠재적 불안 요인을 잔뜩 안고 있다.
특히 1400만 명의 자사 가입자를 볼모로 삼아 `현금서비스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서슴지 않았던 LG카드의 행태는 우량 가입자들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안겨줬다. 지난 24일 현금서비스는 재개됐지만 한번 등을 돌린 신뢰는 결코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을 듯 싶다.
카드사태가 초래할지 모르는 위기의 핵심에는 `전염성'이라는 무서운 파괴력이 도사리고 있다. 이번 사태가 `LG카드발'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카드는 금융위기의 출발지일 뿐 그 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을 때 종착역이 어디인지는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신용사회 붕괴의 도미노 현상'이 초래될 수도 있다.
신용카드사가 상거래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신용'을 잃는다면 그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다. 한번 잃어버린 신뢰는 `돌려막기' 같은 미봉책으로는 결코 되살릴 수 없다.
이번 LG카드사태는 한마디로 정부-카드사의 합작품이다. 여기에는 물론 명예롭지 못한 수식어가 붙는다. `정책 난맥상에 휘둘린' 정부, `무한경쟁의 나락에 빠져 허우적대는' 카드사가 그것이다. 아울러 이들의 장단에 멋도 모르고 춤을 춘 `자기 분수를 망각한' 신용불량 고객들도 각본에 충실한 조연 역할을 했다.
정부는 그간 경기 부양을 앞세워 내수를 진작시킨다며 세금 공제 혜택이라는 당근을 내걸고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장려해왔다. 이 정책은 내수 경기에 일부 기여하는 등 일시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신용불량 고객을 양산한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정부 정책에 편승해 고객 유치를 위한 무한 경쟁에 나서면서 신용사회는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카드사들은 가입자 불리기에 혈안이 돼 전철역, 백화점 등 인파가 몰리는 현장을 찾아다니며 `신용'을 헐값에 팔아치웠다. 그러다 보니 실직자나 청소년 등 부적격자들이 어느새 어엿한 신용카드 고객으로 행세하면서 분수에 넘치는 외상 구매의 단맛에 젖게 됐다. 빚잔치에 초대된 불량 고객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거기서 비롯된 부실은 고스란히 카드사의 부채로 옮아갔다.
정부는 `신용불량자 구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금융기관들의 채무 재조정을 유도하는 편법에 앞장섰고, 채무자들은 정부의 부채 감면정책 등에 기대며 `도덕적 해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장본인인 LG카드는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을 통해 고객 신뢰의 불씨를 되살리는 데 사운을 걸어야 한다. 금융당국도 더 늦기 전에 카드사 부실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은행채권단이 2조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키로 합의한 데 이어 투신ㆍ보험 등 제2금융권이 지난 24일 LG카드 채권에 대해 1년간 만기 연장을 해주기로 원칙적으로 동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건 최악의 카드사 위기를 비껴간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LG카드발 금융위기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제2 금융권의 만기 연장이 차질을 빚을 경우, 언제라도 카드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기에 시장의 시선은 지금도 싸늘하다. 이번 카드사태는 터지지 않은 폭탄의 뇌관처럼 여전히 잠재적 불안 요인을 잔뜩 안고 있다.
특히 1400만 명의 자사 가입자를 볼모로 삼아 `현금서비스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서슴지 않았던 LG카드의 행태는 우량 가입자들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안겨줬다. 지난 24일 현금서비스는 재개됐지만 한번 등을 돌린 신뢰는 결코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을 듯 싶다.
카드사태가 초래할지 모르는 위기의 핵심에는 `전염성'이라는 무서운 파괴력이 도사리고 있다. 이번 사태가 `LG카드발'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카드는 금융위기의 출발지일 뿐 그 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을 때 종착역이 어디인지는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신용사회 붕괴의 도미노 현상'이 초래될 수도 있다.
신용카드사가 상거래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신용'을 잃는다면 그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다. 한번 잃어버린 신뢰는 `돌려막기' 같은 미봉책으로는 결코 되살릴 수 없다.
이번 LG카드사태는 한마디로 정부-카드사의 합작품이다. 여기에는 물론 명예롭지 못한 수식어가 붙는다. `정책 난맥상에 휘둘린' 정부, `무한경쟁의 나락에 빠져 허우적대는' 카드사가 그것이다. 아울러 이들의 장단에 멋도 모르고 춤을 춘 `자기 분수를 망각한' 신용불량 고객들도 각본에 충실한 조연 역할을 했다.
정부는 그간 경기 부양을 앞세워 내수를 진작시킨다며 세금 공제 혜택이라는 당근을 내걸고 신용카드 사용을 적극 장려해왔다. 이 정책은 내수 경기에 일부 기여하는 등 일시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신용불량 고객을 양산한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정부 정책에 편승해 고객 유치를 위한 무한 경쟁에 나서면서 신용사회는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카드사들은 가입자 불리기에 혈안이 돼 전철역, 백화점 등 인파가 몰리는 현장을 찾아다니며 `신용'을 헐값에 팔아치웠다. 그러다 보니 실직자나 청소년 등 부적격자들이 어느새 어엿한 신용카드 고객으로 행세하면서 분수에 넘치는 외상 구매의 단맛에 젖게 됐다. 빚잔치에 초대된 불량 고객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거기서 비롯된 부실은 고스란히 카드사의 부채로 옮아갔다.
정부는 `신용불량자 구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금융기관들의 채무 재조정을 유도하는 편법에 앞장섰고, 채무자들은 정부의 부채 감면정책 등에 기대며 `도덕적 해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장본인인 LG카드는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을 통해 고객 신뢰의 불씨를 되살리는 데 사운을 걸어야 한다. 금융당국도 더 늦기 전에 카드사 부실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