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은 중국 IT 시장에서 가장 활황세를 보이는 분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당장 연간 생산량과 판매량이 1억대에 이르는 상황만 살펴봐도 이런 단정은 크게 틀리지 않는다. 과열이라는 표현조차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업계 일부 인사들이 거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서는 것도 다름 아닌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국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사상 최초로 50% 이상을 기록한 현실을 업계나 관련당국이 환호작약한채 바라보고만 있을 상황이 결코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같은 현실이 조만간 상당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최근 신식(정보)산업부가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각종 규제조치들을 마련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신식산업부가 마련한 조치들중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강력한 시장진입 규제방침이다. 이는 올해 7월 신식산업부 주재로 열린 텔레콤 산업과 관련한 이른바 칭다오(靑島)회의에서 결정된 조치로 무분별한 업체들의 진입을 막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이번 조치로 인해 앞으로 시장진입 허가증이라할 루왕(入網)허가증의 불법거래는 금지된다. 만약 이를 어기고 휴대전화의 생산과 판매에 나설 경우 엄중한 처벌을 각오해야 한다. 불법거래에 관여한 업체들의 각종 허가취소는 기본이고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루왕허가증과 단말기 내부의 고유번호인 IEMI번호가 일치해야 하는 터에 단속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단말기 수입의 제한조치도 이상과열 현상을 식히기 위한 당국의 노력으로 손색이 없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휴대전화 단말기 수입 규모는 무려 1700만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웬만한 국가들의 수년동안 판매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올해 예상 수입대수 2500만대에 비한다면 많다고 할 수 없다. 현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수입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업계에 엄청난 거품을 몰고올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신식산업부의 이번 제한조치로 이같은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일단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 업계분석으로는 10만대 수입을 신청할 경우 2만대, 즉 20%까지만 허가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식산업부는 이미 이같은 방침을 최근 각 업체들에게 전달했다.
강력한 밀수단속 의지천명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중국의 단말기 밀수시장은 전통적으로 유명하다. 지난세기 말까지만 해도 단말기 제조기술이 열악해 거의 모든 소비제품을 외국산에 의존하다보니 밀수시장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져버린 것이다. 더구나 이 시장은 높은 마진덕에 폭력조직까지 가담하는 형국도 초래해 어떻게든 정화해야 할 사회악으로 치부돼왔다. 신식산업부가 공안을 비롯한 사정당국 협조를 얻어 강력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만큼 조만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년 전체 수입시장의 50% 가까운 밀수품들이 광둥(廣東)성 등을 중심으로 거래됐지만 신식산업부 목표가 실현될 경우 10%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텔레콤 당국의 이같은 조치들은 물론 중국 토종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중국 업체들의 단말기 국산화율이 겨우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실제 업계 분석에 따르면 시장 활황세로 인한 업체들의 무분별한 시장진입으로 정작 덕을 보는 쪽은 100여개에 이르는 한국과 대만의 단말기 제조업체들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업체들이 기술개발보다는 그저 대량생산에 여념이 없는 중국 업체들에 OEM으로 제품들을 발주해 잇속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신식산업부의 최근 조치들이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해도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다. 벌써부터 당국의 고강도 조치들이 가져올 부작용이 하나 둘씩 거론되고 있다.
우선 작은 업체들의 도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토종 업계 상위권 업체인 보다오(波導), TCL, 롄샹(聯想), 캉자(康佳) 등이야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생존을 염려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더구나 이 업체들은 생산량의 60% 이상을 OEM이 아닌 자체브랜드로 출시해 작은 업체들에게는 그야말로 하늘같은 존재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캉자 황중톈(黃仲添) 부총재는 "당국의 조치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유예기간 없이 갑자기 고강도 조치를 취할 경우 작은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무튼 신식산업부의 강력한 의지로 미뤄볼 때 중국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은 당분간 찬바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나아가 전체 매출액 면에서도 최소한 3~4% 성장률 감소는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 업계 전체가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2~3년 정도동안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감내할 경우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아닌가 싶다.
더구나 현재의 과열분위기와 한국이나 대만 업체에 종속된 듯한 업계 상황을 타파하지 않고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을 것으로 인식돼 신식산업부의 이번 조치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다시 말해 한때 외국 업체들에 밀려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다 최근 시장을 완전 장악한 컬러TV 업계의 기적을 재현할 수도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아닌가 싶다.
홍순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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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연간 생산량과 판매량이 1억대에 이르는 상황만 살펴봐도 이런 단정은 크게 틀리지 않는다. 과열이라는 표현조차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업계 일부 인사들이 거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서는 것도 다름 아닌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국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사상 최초로 50% 이상을 기록한 현실을 업계나 관련당국이 환호작약한채 바라보고만 있을 상황이 결코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같은 현실이 조만간 상당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최근 신식(정보)산업부가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각종 규제조치들을 마련해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신식산업부가 마련한 조치들중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강력한 시장진입 규제방침이다. 이는 올해 7월 신식산업부 주재로 열린 텔레콤 산업과 관련한 이른바 칭다오(靑島)회의에서 결정된 조치로 무분별한 업체들의 진입을 막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이번 조치로 인해 앞으로 시장진입 허가증이라할 루왕(入網)허가증의 불법거래는 금지된다. 만약 이를 어기고 휴대전화의 생산과 판매에 나설 경우 엄중한 처벌을 각오해야 한다. 불법거래에 관여한 업체들의 각종 허가취소는 기본이고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루왕허가증과 단말기 내부의 고유번호인 IEMI번호가 일치해야 하는 터에 단속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단말기 수입의 제한조치도 이상과열 현상을 식히기 위한 당국의 노력으로 손색이 없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휴대전화 단말기 수입 규모는 무려 1700만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웬만한 국가들의 수년동안 판매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올해 예상 수입대수 2500만대에 비한다면 많다고 할 수 없다. 현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수입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업계에 엄청난 거품을 몰고올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신식산업부의 이번 제한조치로 이같은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은 일단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 업계분석으로는 10만대 수입을 신청할 경우 2만대, 즉 20%까지만 허가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식산업부는 이미 이같은 방침을 최근 각 업체들에게 전달했다.
강력한 밀수단속 의지천명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중국의 단말기 밀수시장은 전통적으로 유명하다. 지난세기 말까지만 해도 단말기 제조기술이 열악해 거의 모든 소비제품을 외국산에 의존하다보니 밀수시장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져버린 것이다. 더구나 이 시장은 높은 마진덕에 폭력조직까지 가담하는 형국도 초래해 어떻게든 정화해야 할 사회악으로 치부돼왔다. 신식산업부가 공안을 비롯한 사정당국 협조를 얻어 강력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만큼 조만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년 전체 수입시장의 50% 가까운 밀수품들이 광둥(廣東)성 등을 중심으로 거래됐지만 신식산업부 목표가 실현될 경우 10%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텔레콤 당국의 이같은 조치들은 물론 중국 토종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중국 업체들의 단말기 국산화율이 겨우 3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실제 업계 분석에 따르면 시장 활황세로 인한 업체들의 무분별한 시장진입으로 정작 덕을 보는 쪽은 100여개에 이르는 한국과 대만의 단말기 제조업체들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업체들이 기술개발보다는 그저 대량생산에 여념이 없는 중국 업체들에 OEM으로 제품들을 발주해 잇속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신식산업부의 최근 조치들이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해도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다. 벌써부터 당국의 고강도 조치들이 가져올 부작용이 하나 둘씩 거론되고 있다.
우선 작은 업체들의 도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토종 업계 상위권 업체인 보다오(波導), TCL, 롄샹(聯想), 캉자(康佳) 등이야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생존을 염려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더구나 이 업체들은 생산량의 60% 이상을 OEM이 아닌 자체브랜드로 출시해 작은 업체들에게는 그야말로 하늘같은 존재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캉자 황중톈(黃仲添) 부총재는 "당국의 조치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유예기간 없이 갑자기 고강도 조치를 취할 경우 작은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무튼 신식산업부의 강력한 의지로 미뤄볼 때 중국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은 당분간 찬바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나아가 전체 매출액 면에서도 최소한 3~4% 성장률 감소는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 업계 전체가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2~3년 정도동안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감내할 경우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아닌가 싶다.
더구나 현재의 과열분위기와 한국이나 대만 업체에 종속된 듯한 업계 상황을 타파하지 않고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을 것으로 인식돼 신식산업부의 이번 조치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다시 말해 한때 외국 업체들에 밀려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다 최근 시장을 완전 장악한 컬러TV 업계의 기적을 재현할 수도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아닌가 싶다.
홍순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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