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이 만들어내는 즐거움
길을 가다 깡통이 발에 걸리면 무심코 걷어찬다. 힘차게 날아가는 깡통을 보며 자유로움을, 통쾌함을 느낀다. 폭력은 사회악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폭력은, 꽉 짜인 시스템 속에서 조금의 숨 쉴 공간을 만들어내는 긍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게임에서 폭력을 다루는 이유가 여기 있다. 쉴 새 없이 파괴하고 쓸어버리면서 쌓였던 것들이 날아가 버린다.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 `진 삼국무쌍 3'이나 X박스 게임 `오토기'는 통쾌한 액션으로 게이머를 유혹한다.
◇보이는 것은 모두 벤다 `오토기'
프롬 소프트웨어는 `아머드 코어' 같은 메카닉물로 유명하다. 이들이 `오토기'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액션 롤 플레잉 게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떠올린 것은 물론 전작들처럼 다소 몰입적인 게임이었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한 `오토기'는 대중적인 게임이다.
`오토기'의 배경은 일본 음양도다. 지금껏 조정의 영화를 보장해주던 결계가 깨지고 요괴들이 난무한다. 미나모토 가문의 자손 미나모토노 요리미츠는 일족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요괴 퇴치에 나선다. 게임은 생과 사의 경계에서 돌아다니는 요괴들을 정화하기 위한 요리미츠의 싸움으로 이루어져 있다. 프롬 소프트웨어는 중세를 배경으로 한 롤 플레잉 게임을 출시한 경험이 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무술이나 마법의 종류가 늘어난다는 면에서, 이 게임은 롤 플레잉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토기'는 액션 게임이다. 그것도 다른 어떤 게임보다 끝없는 파괴와 폭력의 흐름 속을 헤쳐나와야 하는, 대단히 강한 액션을 담은 게임이다. 시스템은 액션의 맛을 보장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본 공격 패턴은 베기와 강베기이고, 여기서 다양한 콤보가 도출된다. 점프와 결합시키면 허공으로 쫓아 올라 연타를 때리는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강베기로 땅에 내리꽂은 후 다시 쫓아 내려와 연타를 때릴 때면 거의 춤을 추는 듯 하다. 연속되는 자연스러운 동작은 액션의 미학을 충족시켜주고, 옆에 크게 표시되는 연타수 는 게이머를 더욱 불타오르게 한다. 하지만 액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통쾌한 느낌이다. 장애물을 전부 강베기로 쓸어버리면서 요괴들에게 돌진할 때의 호쾌함은 이 게임을 어디 내어 놓아도 손색없는 액션 게임으로 만든다.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도 마음에 든다. 지루할 때쯤이면 끊어줄 수 있고, 한 판을 끝낼 때마다 계시되는 성적은,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한글화도 잘 되어 있어서 일본색이 강한 게임인데도 부담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오토기'의 통쾌하면서도 아름다운 액션은 답답한 일상을 날려버리기 위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르다 `진 삼국무쌍 3'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대전 액션 게임 `삼국무쌍'이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왔을 때 제작사인 코에이가 미쳤다는 이야기를 한 게이머들이 적지 않았다. 잘 나가는 턴 방식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삼국지' 시리즈의 이미지를 어줍잖은 대전 액션 게임으로 망칠까봐 우려했기 때문다. 실제 플레이를 해보니 삼국지의 장수들을 직접 움직인다는 게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하지만 일부 게이머의 생각에 불과했고, `삼국지' 시리즈처럼 대중적 인기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개발사가 만족할 만큼의 퍼포먼스를 구현하는 플레이스테이션 2가 출시되자, `진 삼국무쌍' 시리즈는 서서히 영화를 잃어가는 `삼국지'를 제치고, 코에이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번에 나온 3편은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국지의 세계관과 스토리가 그대로 재현된다. 위나라와 촉나라와 오나라 각각의 입장에서 시나리오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다. 삼국지의 무장들을 직접 움직여 역사적 전장에서 전투를 벌인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할만하다. 하지만 이 게임의 매력은 역시 `무쌍 모드'로 대변되는 통쾌함에 있다. 말 그대로 일기당천, 단신으로 적진으로 뛰어들어 `조자룡 헌 창 쓰듯' 적을 닥치는대로 무찌른다. 무쌍 모드가 발동되면 시각적 효과도 화려하다. 통쾌한 액션이야말로 이 게임의 최대의 강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시리즈의 첫편이 아니라 세 번째다. `진 삼국무쌍'이 처음 나왔을 때는 충분히 혁신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1편에서 3편으로 이어지며 그래픽으로나 시스템으로나 계속 충실해진 것은 사실이다. 숨겨진 요소가 많아졌고, 플레이할 수 있는 장수의 수나 행동 패턴 역시 늘어났다. 캐릭터의 매력에도 더 많은 신경을 써서 아저씨 매니아를 위한 하후연, 냉미남 계열 주유, 미소년 조자룡, 깜찍한 얼굴로 사정없이 부채를 후려갈기는 대교와 소교 자매까지, 어떤 취향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 게임 규모는 전편에 비해 전반적으로 확장되었고 진보되었다.
하지만 2편까지 열심히 플레이한 게이머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 많은 면이 보강되었지만 슬슬 새로움에 대한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코에이라면 늘 그랬듯 확장팩까지 곧 나올 터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재탕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은 어쩌면 잘 만든 게임의 후속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섣불리 변화를 꾀하다가는 오히려 전보다 못하다는 말만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슬슬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때다.
길을 가다 깡통이 발에 걸리면 무심코 걷어찬다. 힘차게 날아가는 깡통을 보며 자유로움을, 통쾌함을 느낀다. 폭력은 사회악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폭력은, 꽉 짜인 시스템 속에서 조금의 숨 쉴 공간을 만들어내는 긍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게임에서 폭력을 다루는 이유가 여기 있다. 쉴 새 없이 파괴하고 쓸어버리면서 쌓였던 것들이 날아가 버린다. 플레이스테이션2 게임 `진 삼국무쌍 3'이나 X박스 게임 `오토기'는 통쾌한 액션으로 게이머를 유혹한다.
◇보이는 것은 모두 벤다 `오토기'
프롬 소프트웨어는 `아머드 코어' 같은 메카닉물로 유명하다. 이들이 `오토기'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액션 롤 플레잉 게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떠올린 것은 물론 전작들처럼 다소 몰입적인 게임이었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한 `오토기'는 대중적인 게임이다.
`오토기'의 배경은 일본 음양도다. 지금껏 조정의 영화를 보장해주던 결계가 깨지고 요괴들이 난무한다. 미나모토 가문의 자손 미나모토노 요리미츠는 일족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요괴 퇴치에 나선다. 게임은 생과 사의 경계에서 돌아다니는 요괴들을 정화하기 위한 요리미츠의 싸움으로 이루어져 있다. 프롬 소프트웨어는 중세를 배경으로 한 롤 플레잉 게임을 출시한 경험이 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무술이나 마법의 종류가 늘어난다는 면에서, 이 게임은 롤 플레잉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토기'는 액션 게임이다. 그것도 다른 어떤 게임보다 끝없는 파괴와 폭력의 흐름 속을 헤쳐나와야 하는, 대단히 강한 액션을 담은 게임이다. 시스템은 액션의 맛을 보장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본 공격 패턴은 베기와 강베기이고, 여기서 다양한 콤보가 도출된다. 점프와 결합시키면 허공으로 쫓아 올라 연타를 때리는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강베기로 땅에 내리꽂은 후 다시 쫓아 내려와 연타를 때릴 때면 거의 춤을 추는 듯 하다. 연속되는 자연스러운 동작은 액션의 미학을 충족시켜주고, 옆에 크게 표시되는 연타수 는 게이머를 더욱 불타오르게 한다. 하지만 액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통쾌한 느낌이다. 장애물을 전부 강베기로 쓸어버리면서 요괴들에게 돌진할 때의 호쾌함은 이 게임을 어디 내어 놓아도 손색없는 액션 게임으로 만든다.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도 마음에 든다. 지루할 때쯤이면 끊어줄 수 있고, 한 판을 끝낼 때마다 계시되는 성적은,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한글화도 잘 되어 있어서 일본색이 강한 게임인데도 부담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오토기'의 통쾌하면서도 아름다운 액션은 답답한 일상을 날려버리기 위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르다 `진 삼국무쌍 3'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대전 액션 게임 `삼국무쌍'이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나왔을 때 제작사인 코에이가 미쳤다는 이야기를 한 게이머들이 적지 않았다. 잘 나가는 턴 방식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삼국지' 시리즈의 이미지를 어줍잖은 대전 액션 게임으로 망칠까봐 우려했기 때문다. 실제 플레이를 해보니 삼국지의 장수들을 직접 움직인다는 게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하지만 일부 게이머의 생각에 불과했고, `삼국지' 시리즈처럼 대중적 인기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개발사가 만족할 만큼의 퍼포먼스를 구현하는 플레이스테이션 2가 출시되자, `진 삼국무쌍' 시리즈는 서서히 영화를 잃어가는 `삼국지'를 제치고, 코에이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번에 나온 3편은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국지의 세계관과 스토리가 그대로 재현된다. 위나라와 촉나라와 오나라 각각의 입장에서 시나리오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다. 삼국지의 무장들을 직접 움직여 역사적 전장에서 전투를 벌인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할만하다. 하지만 이 게임의 매력은 역시 `무쌍 모드'로 대변되는 통쾌함에 있다. 말 그대로 일기당천, 단신으로 적진으로 뛰어들어 `조자룡 헌 창 쓰듯' 적을 닥치는대로 무찌른다. 무쌍 모드가 발동되면 시각적 효과도 화려하다. 통쾌한 액션이야말로 이 게임의 최대의 강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시리즈의 첫편이 아니라 세 번째다. `진 삼국무쌍'이 처음 나왔을 때는 충분히 혁신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1편에서 3편으로 이어지며 그래픽으로나 시스템으로나 계속 충실해진 것은 사실이다. 숨겨진 요소가 많아졌고, 플레이할 수 있는 장수의 수나 행동 패턴 역시 늘어났다. 캐릭터의 매력에도 더 많은 신경을 써서 아저씨 매니아를 위한 하후연, 냉미남 계열 주유, 미소년 조자룡, 깜찍한 얼굴로 사정없이 부채를 후려갈기는 대교와 소교 자매까지, 어떤 취향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 게임 규모는 전편에 비해 전반적으로 확장되었고 진보되었다.
하지만 2편까지 열심히 플레이한 게이머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 많은 면이 보강되었지만 슬슬 새로움에 대한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코에이라면 늘 그랬듯 확장팩까지 곧 나올 터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재탕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은 어쩌면 잘 만든 게임의 후속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섣불리 변화를 꾀하다가는 오히려 전보다 못하다는 말만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슬슬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