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푸른 점, 지구.은하수 건너 생명체를 찾아 나서기를 수십 년, 마침내 희소식이 답지했다. 지구로부터 95광년 떨어진 곳에 태양계와 비슷한 항성과 행성의 구조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거기에 우리와 비슷한 생명이 있어 이 광막한 우주에서 홀로가 아님을 성급히 위안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통화량과 인터넷 접속, 역사상 가장 번창하고 있는 종교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외로움에 떨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구는 잔뜩 스트레스를 받아 이제 푸른 점이 아니라 회색점이 돼가고 있다는 한탄도 들린다.
그것을 `걷기 수행`으로 유명한 틱낫한 스님은 `화'라 했다. 화를 그는 현대인들이 먹는 패스트푸드와 극성 자본주의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패스트푸드점의 닭튀김에 얽힌 먹이사슬을 통해 현대인들의 화를 예시하고 있다.
24시간 백열등 아래 꼼짝달싹 못하고 기계적으로 양산되고 잔인하게 도축되는 양계장의 닭들…그 고기로 만든 튀김을 먹게 되면 화가 사람들에게 전이돼 난폭해지고 비정해진다는 것이다.
스님의 이같은 지적은 최근 시민 환경단체들이 식용 가축의 양육 환경과 도축방법을 개선하라고 요구함으로써 일말의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갖은 수단을 동원해 이득을 극대화하려는 극성 자본주의를 브레이크 걸기에는 역부족인 듯 싶다.
엊그제는 한 세계적 패스트푸드업체에 대해 미국의 `동물의 인도적 처우를 위한 사람들'(PETA)이라는 단체가 도축방법과 양계방식에 대해 항의하면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으나 이 업체는 발뺌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얼마전 한 앙케이트에서는 현대인들이 가치판단을 내릴 때 옳고 그름보다는 내가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음'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공동체 선이란 안중에도 없고 윤리가 개인적 카테고리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아직 불씨는 남아있다. 김운용 IOC위원이 부위원장 당선을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돕기는커녕 훼방했다 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편의주의적 윤리관에 젖은 현대인들이 여전히 애국심, 의리, 약속 같은 근원적 규범에 목말라한다는 증거이다.
사마천은 중국고대사를 정리하면서 정말 난감한 지경에 빠졌다고 고백한 적 있다. 사심과 악행으로 세상을 아프게 한 인물들이 대를 이어 금은보화로 치장할 수 있었던 데 대해 그는 "과연 하늘의 이치는 있는가"라고 묻고 있다. 소신과 진실 앞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아 궁형을 당했던 사마천은 이 딜레마에 남달리 아파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답은 그의 삶 속에 이미 있지 않았나 싶다. 몸은 불구였지만 불의 앞에서 언제나 꼿꼿했고 그러기에 만인의 존경을 받았다. 반면 영화를 누린 그 사람들은 어땠을까. 물질적으로 호강했을지 모르나 마음은 새까맣게 탔을 것이다. 삼라만상 인과응보의 고리는 한치의 예외가 없으므로. 아무도 모르는 악행일지라도 감시의 눈은 있다. 양심은 내 안의 타인이기 때문이다.
다원성, 해체, 복제, 극단적 개인주의 등을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시대. 이쯤해서 한번쯤 혼돈을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원판'과 `카피'를 분별하는 맑은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제 저 밤하늘 너머 푸른 점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용기가 솟지 않는가.
천문학적인 통화량과 인터넷 접속, 역사상 가장 번창하고 있는 종교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외로움에 떨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구는 잔뜩 스트레스를 받아 이제 푸른 점이 아니라 회색점이 돼가고 있다는 한탄도 들린다.
그것을 `걷기 수행`으로 유명한 틱낫한 스님은 `화'라 했다. 화를 그는 현대인들이 먹는 패스트푸드와 극성 자본주의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패스트푸드점의 닭튀김에 얽힌 먹이사슬을 통해 현대인들의 화를 예시하고 있다.
24시간 백열등 아래 꼼짝달싹 못하고 기계적으로 양산되고 잔인하게 도축되는 양계장의 닭들…그 고기로 만든 튀김을 먹게 되면 화가 사람들에게 전이돼 난폭해지고 비정해진다는 것이다.
스님의 이같은 지적은 최근 시민 환경단체들이 식용 가축의 양육 환경과 도축방법을 개선하라고 요구함으로써 일말의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갖은 수단을 동원해 이득을 극대화하려는 극성 자본주의를 브레이크 걸기에는 역부족인 듯 싶다.
엊그제는 한 세계적 패스트푸드업체에 대해 미국의 `동물의 인도적 처우를 위한 사람들'(PETA)이라는 단체가 도축방법과 양계방식에 대해 항의하면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으나 이 업체는 발뺌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얼마전 한 앙케이트에서는 현대인들이 가치판단을 내릴 때 옳고 그름보다는 내가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음'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공동체 선이란 안중에도 없고 윤리가 개인적 카테고리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아직 불씨는 남아있다. 김운용 IOC위원이 부위원장 당선을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돕기는커녕 훼방했다 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편의주의적 윤리관에 젖은 현대인들이 여전히 애국심, 의리, 약속 같은 근원적 규범에 목말라한다는 증거이다.
사마천은 중국고대사를 정리하면서 정말 난감한 지경에 빠졌다고 고백한 적 있다. 사심과 악행으로 세상을 아프게 한 인물들이 대를 이어 금은보화로 치장할 수 있었던 데 대해 그는 "과연 하늘의 이치는 있는가"라고 묻고 있다. 소신과 진실 앞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아 궁형을 당했던 사마천은 이 딜레마에 남달리 아파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답은 그의 삶 속에 이미 있지 않았나 싶다. 몸은 불구였지만 불의 앞에서 언제나 꼿꼿했고 그러기에 만인의 존경을 받았다. 반면 영화를 누린 그 사람들은 어땠을까. 물질적으로 호강했을지 모르나 마음은 새까맣게 탔을 것이다. 삼라만상 인과응보의 고리는 한치의 예외가 없으므로. 아무도 모르는 악행일지라도 감시의 눈은 있다. 양심은 내 안의 타인이기 때문이다.
다원성, 해체, 복제, 극단적 개인주의 등을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시대. 이쯤해서 한번쯤 혼돈을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원판'과 `카피'를 분별하는 맑은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제 저 밤하늘 너머 푸른 점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용기가 솟지 않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