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진보 위협" 우려속 "제자리 잡았다" 반론도
5월 어느 화창한 오후, 캘리포니아 대학 브라이언 하비 교수는 학기말고사를 앞두고 컴퓨터 과학개론 마지막 수업을 진행했다. 강의실에는 약 100명의 학생들이 모였고, 하비박사는 순환함수와 바이너리 서치 트리에 관해 복습해주었다.
학기말이라 출석률이 저조했다. 출석하지 않은 많은 학생들은 인터넷방송(Webcast)으로 강의를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0년 가을학기에 이 강의실 수강생이 7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지금은 단지 350명만이 수강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그 당시 강의실은 꽉꽉 찼었다. "복도까지 초만원이었죠." 하비박사가 당시를 회상한다. 2001년에는 600명이 수강신청을 했다. 한때 학생들로 가득 찼던 강의실이 오늘날 텅 빈 것은 닷컴 시대의 몰락을 반영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인터넷 붐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말은 기업체에서 컴퓨터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에게 대학을 중퇴하고 입사하면 보너스를 지급하겠고 제의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선배들이 일시해고 되는 것을 보고, 졸부의 꿈에서 깨어난 많은 대학생들이 컴퓨터 과학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버클리 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도 내년 가을 컴퓨터 과학과 지원자수가 2001년 피크 때와 비교해 36% 내려갔다. 버지니아 텍의 컴퓨터 과학전공 응시자는 2001년이래 40% 감소했다. MIT에서도 올 봄엔 2001년 혹은 2002년과 비교해 20% 적은 신입생들이 전자공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일부 컴퓨터 과학자들은 만일 이처럼 등록이 저조하다면, 기술진보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중요한 점은 경제가 회복되면, 현재 배출되는 인력보다 더 많은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필요해진다는 것이죠. 그때가 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겁니다." 텍사스 대학 컴퓨터과학과 학과장인 스트로더 무어씨의 말이다.
경기에 따라 컴퓨터 분야의 고용창출은 신축적이다. 지난 2000년 컴퓨터 부문에서 2378명의 대졸사원을 채용했던 인텔이 지난해는 566명만 뽑았다. 이처럼 인력시장이 얼어붙자 대학원 등록이 늘어나고 있다. 컴퓨터 과학 대학원 응시자는 지난 2년 간 급상승했으며, 이는 미래에 대해 낙담한 학생들이 학교에 남거나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CRA(Computing Research Associat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박사과정에 들어간 컴퓨터 과학 대학원생의 숫자는 지난해 21% 상승했다. MIT에 따르면 내년 가을학기 대학원 정원은 120명인데, 4년 전 최대 2000명이던 대학원의 응시자가 3000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아직도 많은 소신파 대학생이 있음은 틀림없다. 버클리 대학 2학년인 유진 청은 컴퓨터 과학과 비즈니스를 복수전공하고 있다. 학업 후 직장을 염려하고 있긴 하지만, 그는 컴퓨터 과학에 흥미를 느껴 계속하려한다. "직장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이 분야를 좋아합니다."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려던 학생들이 이제는 비즈니스 정보기술, 생물공학, 생명공학과 같은 컴퓨터 응용분야로 전공을 바꾸고 있는 듯 하다.
미시간 대 공과대학의 스티븐 디렉터 학장은, 오늘날 학생들이 실리콘 밸리의 소프트웨어 회사로 갈만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으면서도 생물공학처럼 다른 분야에도 쓰일 수 있는, 좀더 일반적인 내용을 다루는 전기공학 쪽으로 이동하는 듯 하다고 말한다.
텍사스 대학의 무어박사는 이 학교에서 약학이 인기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는 현상에 어리둥절해 하면서, "약학과 학생들에겐 화학과목 수강이 많이 필요하니, 화학과가 바쁘게 되겠군요."라고 말한다. 그 밖의 많은 다른 학생들은 생물학과로 방향을 바꾸었다.
무어박사는 생명공학으로 전과한 컴퓨터 과학전공 학생들이 최근의 업계동향을 잘못 추측하고 있다고 말한다. "생명공학 회사에서 하는 일을 살펴보면, 데이터베이스와 프로그래밍 기술을 상당히 필요로 합니다. 그런 조건을 갖춰야만 그 분야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이 현실이죠." 그의 조언이다.
IBM의 실버만박사는 인터넷 붐은 사라졌지만, 재능 있는 프로그래머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온 거지요. 그러나 붐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곳에 직업이 없어졌다고 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입니다. 컴퓨터 과학과 영어 중 어느 학위를 선호하십니까? 꿈꾸던 직업을 가질 수 없을 지는 몰라도 컴퓨터 지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실버만박사의 말이다.
컴퓨터 과학에 정진하려면 학문으로서의 컴퓨터 과학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전공이 컴퓨터 과학인 카네기 멜론대학 3학년 제니퍼 리는, 그래픽 아트나 생명공학과 같은 다른 분야의 취업기회를 늘리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부전공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도 부전공으로 경영학과 멀티미디어 제작을 선택했다.
카네기 멜론 대학 컴퓨터과학과 란달 브라이언트는 응시자가 상당히 줄었지만 입학허가는 여전히 어렵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4년 전부터 신입생들의 입학동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 신선한 변화라고 말한다. "대다수의 학생은 컴퓨터에 매우 열정적이지요. 그들은 25세에 갑부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인디아나 대학의 컴퓨터 과학과 데니스 개논 교수는 "등록인원이 10% 감소해서 대다수의 교직원들은 한숨 돌렸습니다. 이전까지는 저희 과목 및 전공으로 오고 싶다는 학생들이 넘쳐서 곤란한 점이 많았으니까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전공감소추세를 걱정하는 IBM과 같은 회사들은 잠재적인 채용인력 확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으며, 초등학교부터 미리 인재를 발굴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인텔은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학생들 후원프로그램에 700만 달러를 쓰고 있다.
25년 이상 컴퓨터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IBM의 실버만 박사는 컴퓨터 과학 등록인원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생산을 가능케 해준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5년 간 이 모든 진보가 컴퓨터 기술로 가능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실버만박사의 말이다.
브라운대학의 반 담 박사는 컴퓨터 과학이 이제야 제자리를 잡았다고 주장한다.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컴퓨터 혁명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겨우 출발점에 선 것입니다."
5월 어느 화창한 오후, 캘리포니아 대학 브라이언 하비 교수는 학기말고사를 앞두고 컴퓨터 과학개론 마지막 수업을 진행했다. 강의실에는 약 100명의 학생들이 모였고, 하비박사는 순환함수와 바이너리 서치 트리에 관해 복습해주었다.
학기말이라 출석률이 저조했다. 출석하지 않은 많은 학생들은 인터넷방송(Webcast)으로 강의를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0년 가을학기에 이 강의실 수강생이 7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지금은 단지 350명만이 수강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그 당시 강의실은 꽉꽉 찼었다. "복도까지 초만원이었죠." 하비박사가 당시를 회상한다. 2001년에는 600명이 수강신청을 했다. 한때 학생들로 가득 찼던 강의실이 오늘날 텅 빈 것은 닷컴 시대의 몰락을 반영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인터넷 붐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 말은 기업체에서 컴퓨터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에게 대학을 중퇴하고 입사하면 보너스를 지급하겠고 제의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선배들이 일시해고 되는 것을 보고, 졸부의 꿈에서 깨어난 많은 대학생들이 컴퓨터 과학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버클리 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도 내년 가을 컴퓨터 과학과 지원자수가 2001년 피크 때와 비교해 36% 내려갔다. 버지니아 텍의 컴퓨터 과학전공 응시자는 2001년이래 40% 감소했다. MIT에서도 올 봄엔 2001년 혹은 2002년과 비교해 20% 적은 신입생들이 전자공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일부 컴퓨터 과학자들은 만일 이처럼 등록이 저조하다면, 기술진보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중요한 점은 경제가 회복되면, 현재 배출되는 인력보다 더 많은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필요해진다는 것이죠. 그때가 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겁니다." 텍사스 대학 컴퓨터과학과 학과장인 스트로더 무어씨의 말이다.
경기에 따라 컴퓨터 분야의 고용창출은 신축적이다. 지난 2000년 컴퓨터 부문에서 2378명의 대졸사원을 채용했던 인텔이 지난해는 566명만 뽑았다. 이처럼 인력시장이 얼어붙자 대학원 등록이 늘어나고 있다. 컴퓨터 과학 대학원 응시자는 지난 2년 간 급상승했으며, 이는 미래에 대해 낙담한 학생들이 학교에 남거나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비영리 연구단체인 CRA(Computing Research Association)의 보고서에 따르면 박사과정에 들어간 컴퓨터 과학 대학원생의 숫자는 지난해 21% 상승했다. MIT에 따르면 내년 가을학기 대학원 정원은 120명인데, 4년 전 최대 2000명이던 대학원의 응시자가 3000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아직도 많은 소신파 대학생이 있음은 틀림없다. 버클리 대학 2학년인 유진 청은 컴퓨터 과학과 비즈니스를 복수전공하고 있다. 학업 후 직장을 염려하고 있긴 하지만, 그는 컴퓨터 과학에 흥미를 느껴 계속하려한다. "직장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이 분야를 좋아합니다."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려던 학생들이 이제는 비즈니스 정보기술, 생물공학, 생명공학과 같은 컴퓨터 응용분야로 전공을 바꾸고 있는 듯 하다.
미시간 대 공과대학의 스티븐 디렉터 학장은, 오늘날 학생들이 실리콘 밸리의 소프트웨어 회사로 갈만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으면서도 생물공학처럼 다른 분야에도 쓰일 수 있는, 좀더 일반적인 내용을 다루는 전기공학 쪽으로 이동하는 듯 하다고 말한다.
텍사스 대학의 무어박사는 이 학교에서 약학이 인기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는 현상에 어리둥절해 하면서, "약학과 학생들에겐 화학과목 수강이 많이 필요하니, 화학과가 바쁘게 되겠군요."라고 말한다. 그 밖의 많은 다른 학생들은 생물학과로 방향을 바꾸었다.
무어박사는 생명공학으로 전과한 컴퓨터 과학전공 학생들이 최근의 업계동향을 잘못 추측하고 있다고 말한다. "생명공학 회사에서 하는 일을 살펴보면, 데이터베이스와 프로그래밍 기술을 상당히 필요로 합니다. 그런 조건을 갖춰야만 그 분야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이 현실이죠." 그의 조언이다.
IBM의 실버만박사는 인터넷 붐은 사라졌지만, 재능 있는 프로그래머에 대한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온 거지요. 그러나 붐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곳에 직업이 없어졌다고 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입니다. 컴퓨터 과학과 영어 중 어느 학위를 선호하십니까? 꿈꾸던 직업을 가질 수 없을 지는 몰라도 컴퓨터 지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실버만박사의 말이다.
컴퓨터 과학에 정진하려면 학문으로서의 컴퓨터 과학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전공이 컴퓨터 과학인 카네기 멜론대학 3학년 제니퍼 리는, 그래픽 아트나 생명공학과 같은 다른 분야의 취업기회를 늘리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부전공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도 부전공으로 경영학과 멀티미디어 제작을 선택했다.
카네기 멜론 대학 컴퓨터과학과 란달 브라이언트는 응시자가 상당히 줄었지만 입학허가는 여전히 어렵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4년 전부터 신입생들의 입학동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 신선한 변화라고 말한다. "대다수의 학생은 컴퓨터에 매우 열정적이지요. 그들은 25세에 갑부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인디아나 대학의 컴퓨터 과학과 데니스 개논 교수는 "등록인원이 10% 감소해서 대다수의 교직원들은 한숨 돌렸습니다. 이전까지는 저희 과목 및 전공으로 오고 싶다는 학생들이 넘쳐서 곤란한 점이 많았으니까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전공감소추세를 걱정하는 IBM과 같은 회사들은 잠재적인 채용인력 확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으며, 초등학교부터 미리 인재를 발굴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인텔은 유치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학생들 후원프로그램에 700만 달러를 쓰고 있다.
25년 이상 컴퓨터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IBM의 실버만 박사는 컴퓨터 과학 등록인원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생산을 가능케 해준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5년 간 이 모든 진보가 컴퓨터 기술로 가능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실버만박사의 말이다.
브라운대학의 반 담 박사는 컴퓨터 과학이 이제야 제자리를 잡았다고 주장한다.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컴퓨터 혁명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겨우 출발점에 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