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이 자동으로 열리는 둥그런 유리 돔과 입체 영상물이 갖춰진 미래형 빌딩의 옥상 위에서, 흥분한 두 격투사가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상대방에게 일격을 가하려는 듯, 근육은 실룩거리고 꽉 쥔 두 손은 부르르 떨린다.
목이 머리보다 굵고 온 몸에 문신이 새겨진 엑사일(Exile)이란 야수가 상대편의 턱을 발로 강타하려고, 6피트 8인치에 300파운드나 되는 몸을 둥글게 움츠린 채 허공을 가로지르면, 상대는 창문으로 내팽개쳐지고 창문은 산산조각이 난다. 야수 엑사일에게는 적수가 겨우 열 여섯 살에 몸무게는 그의 반도 안 되고 키는 1피트나 작은 여성이라도 예외는 없다.
오늘날 전자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보고, 말하고, 움직이는 동작이 마치 살아있는 듯 실감난다. 액션 어드벤처(action- adventure)와 격투게임(fighting game)의 경우 성적인 요소가 점점 강조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일부 게이머들을 매료시키는 한편, 또다른 게이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새로운 여성 캐릭터들은 대체로 머리가 좋고 발차기를 잘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게이머의 조작 능력 및 게임 디자인에 따라 다르지만, 때로 이들 여성들은 주먹과 발과 칼, 총으로 무장한 남성들에 의해 놀랍도록 잔인한 폭력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
격투게임에 여성을 등장시키는 것은 100억 달러에 이르는 게임시장에서 제작사들이 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이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작 타오 펭(Tao Feng)을 비롯, 지난 5월 14~18일 열린 E3쇼에 첫선을 보였던 여러 게임들에서 잘 나타난다.
게임 속의 여걸로 출발해 일약 할리우드의 여성 인디애나 존스로 발돋움한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 ; 툼 레이더의 주인공)도 그녀의 무술솜씨를 십분 활용한 새로운 비디오게임을 준비중이다.
여성인권주의 작가인 제니퍼 보움가드너씨는 영화에 여성 격투사를 등장시킴으로써 폭력에 희생당하는 여성의 연약한 이미지를 바꿔보자고 제안한다.
MS의 게임부문 에드 프라이스 부사장에 따르면, 올해 비디오게임에 등장한 여성들은 강인하고 일종의 `존경심'까지도 불러일으킬 만한 캐릭터들이라고 말한다. "40분만 게임해보면 등장인물에 매료되리라 확신한다"고 그는 덧붙인다.
그렇지만 이같은 여성의 등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문제를 제기한다. "게임 속에서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한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든 문제다. 게임에서 남성과 격투를 벌이는 것이 남녀평등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 위스콘신대 4학년 학생이자 교내 여성센터의 홍보담당자인 엘리자베스 스타우트 씨의 말이다. 위스콘신대학 여성 센터에는 최근 비디오 게임에서 여성폭력을 너무 가볍게 다룬다는 고발이 접수됐다.
게임 디자이너들은 여성이 등장하는 게임에서 희생자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MS의 X박스 게임인 타우 펭에는 6명의 여성이 등장하는데, 야수 엑사일이나 다른 남성 혹은 여성들에 필적할 만한 능력을 지닌다. 유사하게, 브루트 포스(Brute Force), 워크래프트(WarCraft) III, 엔터 더 메트릭스(Enter the Matrix) 등의 게임에서도 여성은 남성과 대등한 파워를 갖고 있어 승자가 누구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많은 비디오게임 제작자들은 신작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자주 영화와 TV에 등장하는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엑스맨 2(X2: X-Men United)'와 `매트릭스 2 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 `미녀삼총사 : 맥시멈 스피드 (Charlie's Angels: Full Throttle)'와 같은 영화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은 적과 맞서 당당하게 싸운다.
라라 크로프트를 비롯해 많은 새로운 여성캐릭터들이 남성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음은 분명하다. 게임업자인 볼드윈 씨에 따르면, 남성게이머들은 그들의 디지털 프리마돈나들이 관능적인 매력을 보여주길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제작사 마제스코의 프로덕트 매니저인 리자 버클리 씨는 젊은 남성 게이머들이 게임 속에 등장하는 남성보다 여성 캐릭터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한다. 마제스코에서는 사악하지만 유혹적인, 반만 사람인 여성 뱀파이어를 다룬 블러드레인(BloodRayne) 게임을 출시했다.
"게이머들이 블러드레인에 등장하는 뱀파이어의 얼굴을 좀더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다. 게이머들은 그녀가 가죽 팬츠와 벨트를 고쳐 입는 것도 보고싶어 한다"고 버클리 씨는 말한다.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게임에 관능적 요소를 도입하려면 200만 달러가 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여자 주인공들은 두말할 나위 없이 섹시해야한다"
어둠의 천사(The Angel of Darkness)라는 부제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및 PC용으로 출시될 예정인 에이도스(Eidos)사의 신작 툼 레이더 게임에서는 라라 크로프트가 악한들과 맨손으로 격투를 하도록 내용이 변경됐다고 한다.(이전의 게임에서는 피해서 도망을 가거나, 권총을 쏘거나 했었다.) 일부 여성 게이머들로부터 라라 크로프트의 가슴선이 지나치게 튀어나왔다는 지적을 받음에 따라, 이번에는 실제에 더 가깝도록 바뀐 듯 하다.
여성인권주의자인 벨 훅스 씨와 같은 비평가들은 비디오 게임에서 섹시한 여전사의 등장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이의를 제기한다. 대중오락 게임에서 섹시하고 냉혹한 여성 킬러 이미지에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고 훅스 씨는 말한다.
그는 게임을 통해 지나치게 헛된 공상을 품게 된다는 점에서, 특별히 비디오게임의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결국 "실제의 삶에서 여성들이 얼마나 소외되고 있는지, 게이머들이 미처 생각지 못하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훅스 씨는 지적한다.
목이 머리보다 굵고 온 몸에 문신이 새겨진 엑사일(Exile)이란 야수가 상대편의 턱을 발로 강타하려고, 6피트 8인치에 300파운드나 되는 몸을 둥글게 움츠린 채 허공을 가로지르면, 상대는 창문으로 내팽개쳐지고 창문은 산산조각이 난다. 야수 엑사일에게는 적수가 겨우 열 여섯 살에 몸무게는 그의 반도 안 되고 키는 1피트나 작은 여성이라도 예외는 없다.
오늘날 전자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보고, 말하고, 움직이는 동작이 마치 살아있는 듯 실감난다. 액션 어드벤처(action- adventure)와 격투게임(fighting game)의 경우 성적인 요소가 점점 강조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일부 게이머들을 매료시키는 한편, 또다른 게이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새로운 여성 캐릭터들은 대체로 머리가 좋고 발차기를 잘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게이머의 조작 능력 및 게임 디자인에 따라 다르지만, 때로 이들 여성들은 주먹과 발과 칼, 총으로 무장한 남성들에 의해 놀랍도록 잔인한 폭력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
격투게임에 여성을 등장시키는 것은 100억 달러에 이르는 게임시장에서 제작사들이 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이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작 타오 펭(Tao Feng)을 비롯, 지난 5월 14~18일 열린 E3쇼에 첫선을 보였던 여러 게임들에서 잘 나타난다.
게임 속의 여걸로 출발해 일약 할리우드의 여성 인디애나 존스로 발돋움한 라라 크로프트(Lara Croft ; 툼 레이더의 주인공)도 그녀의 무술솜씨를 십분 활용한 새로운 비디오게임을 준비중이다.
여성인권주의 작가인 제니퍼 보움가드너씨는 영화에 여성 격투사를 등장시킴으로써 폭력에 희생당하는 여성의 연약한 이미지를 바꿔보자고 제안한다.
MS의 게임부문 에드 프라이스 부사장에 따르면, 올해 비디오게임에 등장한 여성들은 강인하고 일종의 `존경심'까지도 불러일으킬 만한 캐릭터들이라고 말한다. "40분만 게임해보면 등장인물에 매료되리라 확신한다"고 그는 덧붙인다.
그렇지만 이같은 여성의 등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문제를 제기한다. "게임 속에서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한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든 문제다. 게임에서 남성과 격투를 벌이는 것이 남녀평등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 위스콘신대 4학년 학생이자 교내 여성센터의 홍보담당자인 엘리자베스 스타우트 씨의 말이다. 위스콘신대학 여성 센터에는 최근 비디오 게임에서 여성폭력을 너무 가볍게 다룬다는 고발이 접수됐다.
게임 디자이너들은 여성이 등장하는 게임에서 희생자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MS의 X박스 게임인 타우 펭에는 6명의 여성이 등장하는데, 야수 엑사일이나 다른 남성 혹은 여성들에 필적할 만한 능력을 지닌다. 유사하게, 브루트 포스(Brute Force), 워크래프트(WarCraft) III, 엔터 더 메트릭스(Enter the Matrix) 등의 게임에서도 여성은 남성과 대등한 파워를 갖고 있어 승자가 누구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많은 비디오게임 제작자들은 신작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자주 영화와 TV에 등장하는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엑스맨 2(X2: X-Men United)'와 `매트릭스 2 리로디드(The Matrix Reloaded)', `미녀삼총사 : 맥시멈 스피드 (Charlie's Angels: Full Throttle)'와 같은 영화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은 적과 맞서 당당하게 싸운다.
라라 크로프트를 비롯해 많은 새로운 여성캐릭터들이 남성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음은 분명하다. 게임업자인 볼드윈 씨에 따르면, 남성게이머들은 그들의 디지털 프리마돈나들이 관능적인 매력을 보여주길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제작사 마제스코의 프로덕트 매니저인 리자 버클리 씨는 젊은 남성 게이머들이 게임 속에 등장하는 남성보다 여성 캐릭터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한다. 마제스코에서는 사악하지만 유혹적인, 반만 사람인 여성 뱀파이어를 다룬 블러드레인(BloodRayne) 게임을 출시했다.
"게이머들이 블러드레인에 등장하는 뱀파이어의 얼굴을 좀더 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다. 게이머들은 그녀가 가죽 팬츠와 벨트를 고쳐 입는 것도 보고싶어 한다"고 버클리 씨는 말한다.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게임에 관능적 요소를 도입하려면 200만 달러가 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여자 주인공들은 두말할 나위 없이 섹시해야한다"
어둠의 천사(The Angel of Darkness)라는 부제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및 PC용으로 출시될 예정인 에이도스(Eidos)사의 신작 툼 레이더 게임에서는 라라 크로프트가 악한들과 맨손으로 격투를 하도록 내용이 변경됐다고 한다.(이전의 게임에서는 피해서 도망을 가거나, 권총을 쏘거나 했었다.) 일부 여성 게이머들로부터 라라 크로프트의 가슴선이 지나치게 튀어나왔다는 지적을 받음에 따라, 이번에는 실제에 더 가깝도록 바뀐 듯 하다.
여성인권주의자인 벨 훅스 씨와 같은 비평가들은 비디오 게임에서 섹시한 여전사의 등장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이의를 제기한다. 대중오락 게임에서 섹시하고 냉혹한 여성 킬러 이미지에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고 훅스 씨는 말한다.
그는 게임을 통해 지나치게 헛된 공상을 품게 된다는 점에서, 특별히 비디오게임의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결국 "실제의 삶에서 여성들이 얼마나 소외되고 있는지, 게이머들이 미처 생각지 못하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훅스 씨는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