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IT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아날로그적 사고방식으로는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빌 게이츠의 탄생은 한마디로 바로 이 발상의 전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좋다.
중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IT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지 10년이 채 안되는 하이얼(海爾), 롄샹(聯想)등의 존재는 분명 발상의 전환 없이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중 요즘 중국 IT 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경우에 해당하는 기업은 다름 아닌 플래쉬 메모리 디스크 분야에서 단연 맹위를 떨치는 광둥(廣東)성 선전(深 )시 소재의 랑커(郞科)가 아닌가 싶다. 영문 브랜드 네탁(Netac)으로도 해외에 잘 알려진 이 기업의 신화는 한마디로 창업 자체가 발상의 전환과 무관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거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랑커 신화의 시작은 창업자중 한명인 덩궈순(鄧國順ㆍ39)회장의 인생 역정과 깊은 관련이 있다. 후난(湖南)성 창더(常德) 출신인 덩회장은 대부분의 유명 IT 업체의 창업자들이 그렇듯 1989년 중산(中山)대 컴퓨터 학과를 졸업한 전형적 IT맨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업계에 처음 투신한 것은 중국과학원 컴퓨터 센터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직후인 91년. 당시로서는 아직 뜬다고 하기 어려웠던 롄샹(聯想)에 입사, 미래의 내로라하는 IT 업체 경영인으로 입신할 꿈에 부풀어 있었던 것이다. 항상 자기 암시를 너무 자주 의식적으로 해서 그랬을까, 그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창업에 나서게 되는 전기는 그리 오래지 않아 찾아왔다. 롄샹의 소프트웨어 센터에서 2년동안 근무한 후 싱가포르로 파견돼 일하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에게 싱가포르에서의 생활은 사실 처음에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무덥고 습기 많은 날씨 탓에 롄샹 컴퓨터의 프로피 디스크 드라이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던 것이다. 더구나 당시 플로피 디스켓 외에 MO와 ZIP등의 3종이 있었던 PC의 메모리들은 모두 드라이브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했다. 한술 더 떠 메모리의 미디어는 전통적인 광자기 형태에 머물러 있었다. 습기 많은 더위가 특징인 싱가포르같은 곳에서는 정말 최악의 조건이었던 셈이다.
덩회장은 이 위기의 순간에 반도체내의 플래쉬가 체적이 적고 중량이 가볍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플래쉬가 광자기를 대체해 메모리 미디어의 주류가 될 수도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기 시작했다는 얘기이다. 묘하게도 이때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야심작인 윈도98 OS가 개발돼 USB 인터페이스를 지지하는 대 전기가 마련됐다. 대학 졸업 직후 잠깐 필립스의 USB 인터페이스 개발 사업에 참여한 경험도 있는 덩회장은 이 순간을 그대로 놓치지 않았다. "만약 USB의 접속 기능과 플래쉬의 메모리 기능을 하나의 하드웨어 장치로 결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메모리 미디어와 드라이브를 하나로 합친다면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는 필요없게 된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기에 이른 것이다. 덩회장은 생각이 거기에까지 미치자 창업을 같이 할 동업자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하드웨어 부문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던 동년배 청샤오화(成曉華)를 같은 하늘 아래인 싱가포르에서 발굴해냈다. 의기투합한 두사람은 이후 당연히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98년 여름이었다.
사표 제출과 연구, 창업 장소 물색을 동시에 진행하던 이들은 99년 5월 드디어 30만위안(4500만원)으로 창업하기에 이른다. 회사 소재지는 사업하기에 가장 유리한 선전으로 정해졌다. 당연히 사업은 성공이었다. 삼성의 플래쉬 메모리가 너무 비싸 대용으로 선택한 같은 회사의 MP3내의 플래쉬 반도체로 실험을 계속, `유판(優盤)'이라는 브랜드의 플래쉬 메모리 디스크를 개발해낸 것이다. 사업을 시작한지 겨우 4개월만인 99년 9월의 일이었다.
덩회장은 11월 중국 당국으로부터 제품 특허를 받자마자 자신의 제2 고향인 싱가포르로 날아갔다.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플래쉬 메모리의 안정적 공급 확보를 위해 삼성반도체의 싱가포르 현지법인인 트렉과 합작을 위해서였다. 예상 외로 합작은 대성공이었다. 랑커의 제품 개발이 반도체의 수요를 촉발시킬 것으로 판단한 트렉이 300만위안(3억5000만원)을 투자해 20%의 주식을 획득, 2대 주주가 되기에 이르렀다.
이후부터는 거칠 것이 없었다. 전혀 새로운 메모리 제품인 `유판'에 대한 수요는 국내에서부터 거세게 일었다. 2001년 12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매달 평균 매출액이 1000만위안(15억원) 이상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에서 기인한 이같은 랑커의 신화를 잘 말해준다.
2002년 현재 이 회사의 매출액은 약 2억위안(3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또 종업원이 200여명, 거래중인 다국적 업체들이 IBM, 델, 삼성 등 실로 다양하다. 설립된지 겨우 4년에 불과한 회사치고는 엄청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랑커에 대한 도전이 없을 턱이 없다. 실제로도 `유판' 이 황금알을 낳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국내 업체들이 앞을 다퉈 이 시장에 진출, 선두주자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기도 하다. 예콘대 베이징(北京)에 본부를 둔 화치(華旗)의 경우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하는 북방 지역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랑커를 앞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랑커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여차 하면 철저히 보호되는 특허에 대한 침해로 동종 업계 업체들을 제소할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업계의 선두 주자 자리는 위협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인 것이다. 게다가 랑커는 지난 4년동안 외관 설계 특허 20종을 비롯해 약 40종의 `유판' 관련 특허를 획득,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덩회장은 요즘 200여명의 직원들에게 값으로는 도저히 환산하기 어려운 예의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굳이 예를 들자면 "마우스는 컴퓨터 유관 제품들에 있어 결정적 제품이 아니다. 그러나 로지텍은 이 하나의 제품으로 9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우리 `유판'이라고 이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말로 요약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랑커는 "지난해 IBM은 특허료로만 17억달러를 벌었다"는 덩회장의 말에서 보듯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중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IT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지 10년이 채 안되는 하이얼(海爾), 롄샹(聯想)등의 존재는 분명 발상의 전환 없이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중 요즘 중국 IT 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경우에 해당하는 기업은 다름 아닌 플래쉬 메모리 디스크 분야에서 단연 맹위를 떨치는 광둥(廣東)성 선전(深 )시 소재의 랑커(郞科)가 아닌가 싶다. 영문 브랜드 네탁(Netac)으로도 해외에 잘 알려진 이 기업의 신화는 한마디로 창업 자체가 발상의 전환과 무관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거의 기적으로 일컬어지는 랑커 신화의 시작은 창업자중 한명인 덩궈순(鄧國順ㆍ39)회장의 인생 역정과 깊은 관련이 있다. 후난(湖南)성 창더(常德) 출신인 덩회장은 대부분의 유명 IT 업체의 창업자들이 그렇듯 1989년 중산(中山)대 컴퓨터 학과를 졸업한 전형적 IT맨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업계에 처음 투신한 것은 중국과학원 컴퓨터 센터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직후인 91년. 당시로서는 아직 뜬다고 하기 어려웠던 롄샹(聯想)에 입사, 미래의 내로라하는 IT 업체 경영인으로 입신할 꿈에 부풀어 있었던 것이다. 항상 자기 암시를 너무 자주 의식적으로 해서 그랬을까, 그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창업에 나서게 되는 전기는 그리 오래지 않아 찾아왔다. 롄샹의 소프트웨어 센터에서 2년동안 근무한 후 싱가포르로 파견돼 일하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에게 싱가포르에서의 생활은 사실 처음에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무덥고 습기 많은 날씨 탓에 롄샹 컴퓨터의 프로피 디스크 드라이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던 것이다. 더구나 당시 플로피 디스켓 외에 MO와 ZIP등의 3종이 있었던 PC의 메모리들은 모두 드라이브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했다. 한술 더 떠 메모리의 미디어는 전통적인 광자기 형태에 머물러 있었다. 습기 많은 더위가 특징인 싱가포르같은 곳에서는 정말 최악의 조건이었던 셈이다.
덩회장은 이 위기의 순간에 반도체내의 플래쉬가 체적이 적고 중량이 가볍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플래쉬가 광자기를 대체해 메모리 미디어의 주류가 될 수도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기 시작했다는 얘기이다. 묘하게도 이때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야심작인 윈도98 OS가 개발돼 USB 인터페이스를 지지하는 대 전기가 마련됐다. 대학 졸업 직후 잠깐 필립스의 USB 인터페이스 개발 사업에 참여한 경험도 있는 덩회장은 이 순간을 그대로 놓치지 않았다. "만약 USB의 접속 기능과 플래쉬의 메모리 기능을 하나의 하드웨어 장치로 결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메모리 미디어와 드라이브를 하나로 합친다면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는 필요없게 된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기에 이른 것이다. 덩회장은 생각이 거기에까지 미치자 창업을 같이 할 동업자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하드웨어 부문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던 동년배 청샤오화(成曉華)를 같은 하늘 아래인 싱가포르에서 발굴해냈다. 의기투합한 두사람은 이후 당연히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98년 여름이었다.
사표 제출과 연구, 창업 장소 물색을 동시에 진행하던 이들은 99년 5월 드디어 30만위안(4500만원)으로 창업하기에 이른다. 회사 소재지는 사업하기에 가장 유리한 선전으로 정해졌다. 당연히 사업은 성공이었다. 삼성의 플래쉬 메모리가 너무 비싸 대용으로 선택한 같은 회사의 MP3내의 플래쉬 반도체로 실험을 계속, `유판(優盤)'이라는 브랜드의 플래쉬 메모리 디스크를 개발해낸 것이다. 사업을 시작한지 겨우 4개월만인 99년 9월의 일이었다.
덩회장은 11월 중국 당국으로부터 제품 특허를 받자마자 자신의 제2 고향인 싱가포르로 날아갔다.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플래쉬 메모리의 안정적 공급 확보를 위해 삼성반도체의 싱가포르 현지법인인 트렉과 합작을 위해서였다. 예상 외로 합작은 대성공이었다. 랑커의 제품 개발이 반도체의 수요를 촉발시킬 것으로 판단한 트렉이 300만위안(3억5000만원)을 투자해 20%의 주식을 획득, 2대 주주가 되기에 이르렀다.
이후부터는 거칠 것이 없었다. 전혀 새로운 메모리 제품인 `유판'에 대한 수요는 국내에서부터 거세게 일었다. 2001년 12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매달 평균 매출액이 1000만위안(15억원) 이상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에서 기인한 이같은 랑커의 신화를 잘 말해준다.
2002년 현재 이 회사의 매출액은 약 2억위안(3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또 종업원이 200여명, 거래중인 다국적 업체들이 IBM, 델, 삼성 등 실로 다양하다. 설립된지 겨우 4년에 불과한 회사치고는 엄청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랑커에 대한 도전이 없을 턱이 없다. 실제로도 `유판' 이 황금알을 낳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국내 업체들이 앞을 다퉈 이 시장에 진출, 선두주자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기도 하다. 예콘대 베이징(北京)에 본부를 둔 화치(華旗)의 경우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하는 북방 지역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랑커를 앞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랑커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여차 하면 철저히 보호되는 특허에 대한 침해로 동종 업계 업체들을 제소할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업계의 선두 주자 자리는 위협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인 것이다. 게다가 랑커는 지난 4년동안 외관 설계 특허 20종을 비롯해 약 40종의 `유판' 관련 특허를 획득,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덩회장은 요즘 200여명의 직원들에게 값으로는 도저히 환산하기 어려운 예의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굳이 예를 들자면 "마우스는 컴퓨터 유관 제품들에 있어 결정적 제품이 아니다. 그러나 로지텍은 이 하나의 제품으로 9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우리 `유판'이라고 이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말로 요약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랑커는 "지난해 IBM은 특허료로만 17억달러를 벌었다"는 덩회장의 말에서 보듯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