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1980년대 한국 신임 대통령의 방미는 `신고식'의 의미가 짙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은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인 1961년 11월 방미, 케네디 대통령에게 자신이 반공주의자임을 확인시켰고, 12.12, 5.18을 딛고 일어선 전두환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국으로 날아가 레이건 대통령과 `코드'가 딱 맞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방미때엔 주변국의 `남북 교차승인' 분위기가 조성되던 시기라는 특징이 있었지만 회담 내용은 그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김영삼 전대통령 시절인 1993년 봄엔 정치ㆍ군사 외에도 경제, 문화 분야에 까지 `항구적이고 포괄적인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자는 식으로 대화의 폭이 넓어진 듯 했다. 하지만 북핵문제를 제외하곤 현안이 없었고, 북핵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별다른 고민 없이 "강력 대처하자"는데 동의해, 내용면에서 `동맹 확인' 수준을 넘지 못했다.
이렇듯 과거 한미정상회담의 내용은 `같은 편'임을 확인하면 됐지, 동맹유지의 방법론이나 경제ㆍ통상 문제를 미주알 고주알 거론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IMF 구제금융기 직후인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취임 첫 방미때에는 대북 햇볕정책과 한미반공동맹 간의 미묘한 `인지 부조화'가 나타나고, 경제지원문제가 주요 의제로 등장해 이전과는 다른 회담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대북 포용주의자인 빌 클린턴 대통령이 파트너였고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미국내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돼 있었기 때문에 포용정책 주도권에 대한 논란이 갈등으로 비화되지는 않았다.
오는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첫 방미는 모든 면에서 색다르다. 환경면에서 대화상대자는 대북 강경주의자인 부시대통령이며, 대선직전부터 최근까지 SOFA 개정, 반전 운동이 거세게 일었고 미국이 노 대통령을 심정적으로 친애하는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대한민국 새 대통령이 실질적인 동반자 지위 확보와 동북아중심 구상에 강력한 실천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현안도 과거에 비해 훨씬 많고 복잡하다. 남북간 교류는 확대됐음에도 북핵문제는 훨씬 크게 부각됐고, 반도체와 국가신용등급을 둘러싼 미국측의 조직적인 견제가 심화됐으며, 문화시장 개방을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해졌다.
해법의 고리가 될 변화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국의 정치ㆍ경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정치적 코드만 맞추면 나머지 분야에는 미국의 `자연스런 배려'가 뒤따를 정도로 약한 존재였지만, 이젠 발전적 상호주의가 한국이라는 파트너를 둔 미국에 더욱 유리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줄 만한 수준인 것이다.
노 대통령과 민ㆍ관 합동 수행단은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호소하듯 낮은 자세로만 임하지 말고, "미국의 동반자로서 독일이나 프랑스 보다는 한국이 낫고 동북아 평화가 미국 경제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대한민국 투자설명회'때 조리있게 설득했으면 좋겠다. 방미단 팀원끼리 사전에 `코드'를 맞춰야 함은 물론이다.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은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인 1961년 11월 방미, 케네디 대통령에게 자신이 반공주의자임을 확인시켰고, 12.12, 5.18을 딛고 일어선 전두환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국으로 날아가 레이건 대통령과 `코드'가 딱 맞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방미때엔 주변국의 `남북 교차승인' 분위기가 조성되던 시기라는 특징이 있었지만 회담 내용은 그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김영삼 전대통령 시절인 1993년 봄엔 정치ㆍ군사 외에도 경제, 문화 분야에 까지 `항구적이고 포괄적인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자는 식으로 대화의 폭이 넓어진 듯 했다. 하지만 북핵문제를 제외하곤 현안이 없었고, 북핵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별다른 고민 없이 "강력 대처하자"는데 동의해, 내용면에서 `동맹 확인' 수준을 넘지 못했다.
이렇듯 과거 한미정상회담의 내용은 `같은 편'임을 확인하면 됐지, 동맹유지의 방법론이나 경제ㆍ통상 문제를 미주알 고주알 거론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IMF 구제금융기 직후인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취임 첫 방미때에는 대북 햇볕정책과 한미반공동맹 간의 미묘한 `인지 부조화'가 나타나고, 경제지원문제가 주요 의제로 등장해 이전과는 다른 회담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대북 포용주의자인 빌 클린턴 대통령이 파트너였고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미국내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돼 있었기 때문에 포용정책 주도권에 대한 논란이 갈등으로 비화되지는 않았다.
오는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첫 방미는 모든 면에서 색다르다. 환경면에서 대화상대자는 대북 강경주의자인 부시대통령이며, 대선직전부터 최근까지 SOFA 개정, 반전 운동이 거세게 일었고 미국이 노 대통령을 심정적으로 친애하는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대한민국 새 대통령이 실질적인 동반자 지위 확보와 동북아중심 구상에 강력한 실천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현안도 과거에 비해 훨씬 많고 복잡하다. 남북간 교류는 확대됐음에도 북핵문제는 훨씬 크게 부각됐고, 반도체와 국가신용등급을 둘러싼 미국측의 조직적인 견제가 심화됐으며, 문화시장 개방을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해졌다.
해법의 고리가 될 변화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국의 정치ㆍ경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정치적 코드만 맞추면 나머지 분야에는 미국의 `자연스런 배려'가 뒤따를 정도로 약한 존재였지만, 이젠 발전적 상호주의가 한국이라는 파트너를 둔 미국에 더욱 유리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줄 만한 수준인 것이다.
노 대통령과 민ㆍ관 합동 수행단은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호소하듯 낮은 자세로만 임하지 말고, "미국의 동반자로서 독일이나 프랑스 보다는 한국이 낫고 동북아 평화가 미국 경제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대한민국 투자설명회'때 조리있게 설득했으면 좋겠다. 방미단 팀원끼리 사전에 `코드'를 맞춰야 함은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