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기능 강화… '성능도 만족'
팜 오거나이저(Palm organizers)는 사용이 간편하고, 불필요한 기능은 없으며, 단계별 최소화된 작업만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그러나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팜톱(palmtop) 업체들이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이같은 기본적인 설계컨셉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듯 보인다. 팜톱업체들의 최고 자산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 `간편함'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지난 10월 팜이 불필요한 기능을 최대한 제거한 99달러의 자이어(Zire)를 출시하면서, 플래시 그림처리 및 음악재생기능까지 갖추고 800달러에 선보인 소니의 클리에 NZ90을 무색하게 만들었음은 틀림없다. 당시 소니는 자이어에 대해 흑백스크린이 달린 휴가철 베스트셀러일 뿐이라고 응수했다.
이제 자이어의 후속제품인 자이어71이 나왔다. 가격이 300달러인 이 제품은 덮개가 짙은 감색과 은색이며, 외관은 그저 보기에 좋은 평범한 스타일이다. 하단에 버튼 4개. 선명한 사각형의 뚜렷한 컬러 스크린. 접을 수 있는 키보드와 비디오 프로젝터, 또는 캘린더, 이메일, 주소록 및 파일들을 매킨토시나 PC와 공유할 수 있도록 재충전용 거치대가 부착되는 핫싱크(HotSync) 커넥터. 심지어 자이어는 고가 제품인 텅스텐(Tungsten) T에서 따온 5방향의 소형 조이스틱이 있어, 엄지손가락 하나로 시스템조작 및 전화번호 찾기가 가능하다.
숨겨진 비밀이 또 있다. 한 손으로 양 측면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하단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면 디지털카메라가 된다. 전면과 후면 패널이 약 1인치 가량 벌어지면서(마치 두 장의 카드처럼), 안에 숨겨져 있던 서터 버튼과 작은 렌즈가 나타나는 것이다. 스크린은 팜 디지털 카메라용 뷰파인더가 된다.
이같은 슬라이딩-덮개 디자인은 오거나이저 사용 시에 렌즈와 카메라 장치를 보호하고, 사진 찍을 필요가 있을 때만 셔터버튼과 렌즈를 사용하게 해준다. 외관과 기능면에서 모두 멋진, 이같은 획기적인 디자인은 애플의 아이포드(iPod)나 자동우산 아이디어와 비견된다.
그러나 카메라의 측면에서는 `보통'이라는 평가가 더 어울릴 듯 하다. 해상도 640 x 480 픽셀은 이메일, 슬라이드 쇼, 웹 페이지용으로 충분하지만, 인쇄출력용으로는 부적절하다.
그래도 그 정도면 큰 불만은 없다. 아무튼, 저해상도 사진은 메모리를 적게 차지하므로, 13메가바이트 내장 메모리에 약 200개 사진을 넣을 수 있다. 게다가 800달러짜리 소니 클리에를 제외한 다른 카메라 겸용 팜톱보다 해상도가 높다. 아직까지 어떤 팜톱 캠(palmtop cam)으로도 잡지 광택지에 인쇄될 정도의 사진을 찍을 수는 없다.
진짜 문제는 사진의 크기가 아니라 화질이다. 실내에서는 화면이 희미하고 색이 엷으며, 야외에서는 거칠고 명암대비가 지나치다. 더욱이 자이어의 셔터 지연시간은 공포스러울 정도다. 셔터버튼을 누르면, 스크린이 어두워지고 셔터 눌림을 알리는 디지털 사운드가 흘러나온다. 셔터버튼을 누른 뒤 이쯤이면 됐겠지 라고 생각할 쯤, 실제로 사진이 찍힌다. 그러나 `www.nytimes.com/circuits'에 있는 샘플사진의 화질을 살펴보면 일반사진용 및 스냅사진용으로 충분하며, 그 밖의 다른 조건으로도 모두 괜찮다는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자이어의 사진 찍기가 불편하긴 하지만, 디스플레이용으로는 슈퍼스타감이다. 매킨토시 혹은 PC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핸드-헬드로 보내기'(매킨토시) 또는 `퀵 인스톨'(윈도) 데스크톱 아이콘으로 끌어넣을 수 있다. 그러면 다음에 자이어가 매킨토시 혹은 PC에 연결될 때, 이 사진들이 복사된다. 일단 복사가 되면 수동으로 바꾸거나 슬라이드 쇼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320 x 320 픽셀 화면에 맞는 환상적인 그림이 된다.
번들로 딸려오는 키노마 프로듀서(Kinoma Producer)라는 매킨토시 혹은 윈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디지털 홈 무비를 자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준다. 저장할 수 있는 비디오 크기는 메모리카드 크기에 비례하지만, 영화 `반지의 제왕'을 자이어로 감상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듯 하다.
메모리카드를 구입하면, 간편한 MP3 음악재생기로도 쓸 수 있다. 데스크톱 아이콘으로 MP3 파일을 끌어넣으면 된다. (통근자들과 조깅하는 사람들은 `audible.com'에서 오디오 북을 구입해 인스톨하면 된다.) 박진감 나는 내장스피커로 인해 소리가 마치 카네기 홀에서 울리듯 생생하다. 물론 헤드폰을 사용하면 음향이 더 좋다.
1분정도 지나면, 스크린이 자동을 어두워지고 배터리 절전모드가 된다. 그렇지만 배터리 수명이 끝나기 전까지 다섯 시간동안 음악을 연속해서 들을 수 있다. (일상적인 오거나이저용으로만 쓸 경우, 한번 충전으로 약 일주일 사용가능하다.)
이 모든 기능은 팜5 운영체제 덕분이다. 자이어71은 시중에 나온 가장 빠른 팜은 아니지만, 144 메가헤르츠 칩은 멀티미디어를 구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유감스러운 점은 기존의 1만개 가량 팜 호환 소프트웨어 중 80퍼센트 정도만 팜5에서 잘 동작한다는 것이다. 즉 다섯 개 중 하나는 동작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를 다운받거나 구입하기 전 호환성문제를 먼저 문의하는 것이 좋다.
자이어 71은 이전의 알파벳 필기인식 그래피티(Graffiti)보다 훨씬 개선된 그래피티2를 사용한다. (더 이상 A를 V로 잘못 인식하지 않는다.) 구두점 기호를 쓰기위해 두 번 쓸 필요가 없으며, 대문자를 표기하기 위해 `쉬프트'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된다. (대신 쓰는 글자 위치를 하나 이동하면 된다.) 그러나 이전 그래피티 사용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그래피티2 사용 시 옛날습관 때문에 며칠은 고생을 할 것이다.
사진화질을 제외하고 자이어의 실망스러운 점은 `팜은 플립 커버가 없다'는 기존 관행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만일 포켓크기의 케이스에 넣고다니지 않는다면, 멋진 칼라스크린이 포켓이나 지갑 밖으로 나와 불편할 것이다.
이점만 빼면, 자이어71은 사용하고 들고 다니기에 아주 만족스러울 것이다. 또한 카메라가 장착된 경쟁 제품(소니 클리에 NX70V)에 비해 가격이 절반 이하라는 점도 만족스럽다. 무엇보다도 자이어 71은 간편하고 사용하기 쉬운 제품을 만든다는 팜사의 기존 설계이념을 고수하면서 시장에서 타제품들과 당당히 경쟁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팜 오거나이저(Palm organizers)는 사용이 간편하고, 불필요한 기능은 없으며, 단계별 최소화된 작업만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그러나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팜톱(palmtop) 업체들이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이같은 기본적인 설계컨셉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듯 보인다. 팜톱업체들의 최고 자산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 `간편함'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지난 10월 팜이 불필요한 기능을 최대한 제거한 99달러의 자이어(Zire)를 출시하면서, 플래시 그림처리 및 음악재생기능까지 갖추고 800달러에 선보인 소니의 클리에 NZ90을 무색하게 만들었음은 틀림없다. 당시 소니는 자이어에 대해 흑백스크린이 달린 휴가철 베스트셀러일 뿐이라고 응수했다.
이제 자이어의 후속제품인 자이어71이 나왔다. 가격이 300달러인 이 제품은 덮개가 짙은 감색과 은색이며, 외관은 그저 보기에 좋은 평범한 스타일이다. 하단에 버튼 4개. 선명한 사각형의 뚜렷한 컬러 스크린. 접을 수 있는 키보드와 비디오 프로젝터, 또는 캘린더, 이메일, 주소록 및 파일들을 매킨토시나 PC와 공유할 수 있도록 재충전용 거치대가 부착되는 핫싱크(HotSync) 커넥터. 심지어 자이어는 고가 제품인 텅스텐(Tungsten) T에서 따온 5방향의 소형 조이스틱이 있어, 엄지손가락 하나로 시스템조작 및 전화번호 찾기가 가능하다.
숨겨진 비밀이 또 있다. 한 손으로 양 측면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하단을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면 디지털카메라가 된다. 전면과 후면 패널이 약 1인치 가량 벌어지면서(마치 두 장의 카드처럼), 안에 숨겨져 있던 서터 버튼과 작은 렌즈가 나타나는 것이다. 스크린은 팜 디지털 카메라용 뷰파인더가 된다.
이같은 슬라이딩-덮개 디자인은 오거나이저 사용 시에 렌즈와 카메라 장치를 보호하고, 사진 찍을 필요가 있을 때만 셔터버튼과 렌즈를 사용하게 해준다. 외관과 기능면에서 모두 멋진, 이같은 획기적인 디자인은 애플의 아이포드(iPod)나 자동우산 아이디어와 비견된다.
그러나 카메라의 측면에서는 `보통'이라는 평가가 더 어울릴 듯 하다. 해상도 640 x 480 픽셀은 이메일, 슬라이드 쇼, 웹 페이지용으로 충분하지만, 인쇄출력용으로는 부적절하다.
그래도 그 정도면 큰 불만은 없다. 아무튼, 저해상도 사진은 메모리를 적게 차지하므로, 13메가바이트 내장 메모리에 약 200개 사진을 넣을 수 있다. 게다가 800달러짜리 소니 클리에를 제외한 다른 카메라 겸용 팜톱보다 해상도가 높다. 아직까지 어떤 팜톱 캠(palmtop cam)으로도 잡지 광택지에 인쇄될 정도의 사진을 찍을 수는 없다.
진짜 문제는 사진의 크기가 아니라 화질이다. 실내에서는 화면이 희미하고 색이 엷으며, 야외에서는 거칠고 명암대비가 지나치다. 더욱이 자이어의 셔터 지연시간은 공포스러울 정도다. 셔터버튼을 누르면, 스크린이 어두워지고 셔터 눌림을 알리는 디지털 사운드가 흘러나온다. 셔터버튼을 누른 뒤 이쯤이면 됐겠지 라고 생각할 쯤, 실제로 사진이 찍힌다. 그러나 `www.nytimes.com/circuits'에 있는 샘플사진의 화질을 살펴보면 일반사진용 및 스냅사진용으로 충분하며, 그 밖의 다른 조건으로도 모두 괜찮다는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자이어의 사진 찍기가 불편하긴 하지만, 디스플레이용으로는 슈퍼스타감이다. 매킨토시 혹은 PC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핸드-헬드로 보내기'(매킨토시) 또는 `퀵 인스톨'(윈도) 데스크톱 아이콘으로 끌어넣을 수 있다. 그러면 다음에 자이어가 매킨토시 혹은 PC에 연결될 때, 이 사진들이 복사된다. 일단 복사가 되면 수동으로 바꾸거나 슬라이드 쇼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320 x 320 픽셀 화면에 맞는 환상적인 그림이 된다.
번들로 딸려오는 키노마 프로듀서(Kinoma Producer)라는 매킨토시 혹은 윈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디지털 홈 무비를 자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준다. 저장할 수 있는 비디오 크기는 메모리카드 크기에 비례하지만, 영화 `반지의 제왕'을 자이어로 감상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듯 하다.
메모리카드를 구입하면, 간편한 MP3 음악재생기로도 쓸 수 있다. 데스크톱 아이콘으로 MP3 파일을 끌어넣으면 된다. (통근자들과 조깅하는 사람들은 `audible.com'에서 오디오 북을 구입해 인스톨하면 된다.) 박진감 나는 내장스피커로 인해 소리가 마치 카네기 홀에서 울리듯 생생하다. 물론 헤드폰을 사용하면 음향이 더 좋다.
1분정도 지나면, 스크린이 자동을 어두워지고 배터리 절전모드가 된다. 그렇지만 배터리 수명이 끝나기 전까지 다섯 시간동안 음악을 연속해서 들을 수 있다. (일상적인 오거나이저용으로만 쓸 경우, 한번 충전으로 약 일주일 사용가능하다.)
이 모든 기능은 팜5 운영체제 덕분이다. 자이어71은 시중에 나온 가장 빠른 팜은 아니지만, 144 메가헤르츠 칩은 멀티미디어를 구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유감스러운 점은 기존의 1만개 가량 팜 호환 소프트웨어 중 80퍼센트 정도만 팜5에서 잘 동작한다는 것이다. 즉 다섯 개 중 하나는 동작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를 다운받거나 구입하기 전 호환성문제를 먼저 문의하는 것이 좋다.
자이어 71은 이전의 알파벳 필기인식 그래피티(Graffiti)보다 훨씬 개선된 그래피티2를 사용한다. (더 이상 A를 V로 잘못 인식하지 않는다.) 구두점 기호를 쓰기위해 두 번 쓸 필요가 없으며, 대문자를 표기하기 위해 `쉬프트'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된다. (대신 쓰는 글자 위치를 하나 이동하면 된다.) 그러나 이전 그래피티 사용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그래피티2 사용 시 옛날습관 때문에 며칠은 고생을 할 것이다.
사진화질을 제외하고 자이어의 실망스러운 점은 `팜은 플립 커버가 없다'는 기존 관행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만일 포켓크기의 케이스에 넣고다니지 않는다면, 멋진 칼라스크린이 포켓이나 지갑 밖으로 나와 불편할 것이다.
이점만 빼면, 자이어71은 사용하고 들고 다니기에 아주 만족스러울 것이다. 또한 카메라가 장착된 경쟁 제품(소니 클리에 NX70V)에 비해 가격이 절반 이하라는 점도 만족스럽다. 무엇보다도 자이어 71은 간편하고 사용하기 쉬운 제품을 만든다는 팜사의 기존 설계이념을 고수하면서 시장에서 타제품들과 당당히 경쟁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