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비버리힐즈 - 컴퓨터공학도인 양 닌(21)은 안절부절 못한다. 상하이 지아오통(Jiaotong)대 학생인 그가 비버리 힐튼을 찾아온 이유는, 프로그래밍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계산기협회(the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가 매년 주최하는 이 대회는 지난 27년간 전 세계의 수많은 대학생 팀들을 불러모았다. 경기시간은 5시간이며, 그동안 익힌 프로그래밍 기술을 대회 당일 아침에 쏟아부어야 한다.
올해는 총 2만 3000명의 지원자 중 263명(여성은 7명)만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이들은 하버드와 같은 미국의 명문대를 비롯, 남미와 동유럽, 러시아 등지의 대학에서 몰려든 학생들이다. 3월 22일~25일까지 열렸던 이 경기 참가자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최고의 조건으로 스피드를 꼽았다.
"코드작성에 실수가 없어야만 합니다. 실수할 때마다 많은 시간이 허비되니까요."라고 지난 10번의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올랐던 온타리오 워털루대학의 참가자 라스 헬스텐이 말한다.
우승상금은 1만 달러이며, 각 팀별 3명의 멤버에게 IBM 씽크패드 컴퓨터가 주어진다. "참가자들에게 우승이 아니라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상품을 받는 경품축제라고 말할 수 있지요." 주최측 협회장인 프린스턴 대학 공학부 마리아 클로에 학장의 말이다.
그렇지만 클로에박사의 생각과는 달리 참가자들은 철인3종 경기 선수들(triathletes)처럼 하루에 몇 시간씩 맹연습을 한다. 실제 경기와 같은 조건, 시간, 제약, 문제유형으로 구성된 학과목을 정규코스에 포함시킨 대학들도 있다. "우승이 목표입니다." 바르샤바 대학 팀 매데이 코치의 말이다. 그는 학생들의 시차적응 및 긴장완화를 위해 대회장에 일주일 전에 도착한다고 말한다.
올해에는 전통적으로 컴퓨터교육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캠브리지, MIT, 캘리포니아, 스탠퍼드 대학이 아닌 동유럽이나 중국에서 우승팀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피아노처럼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매일 컴퓨터를 잡고 많은 문제를 풀어야만 하죠. " 고교시절부터 이 대회에 참가해온 양 닌의 말이다.
6년 동안 이 대회 스폰서를 맡아온 IBM은 인재등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한 IBM이사는 특별히 캐나다 팀에 관심을 보였다. "16명의 멤버 중, 8명은 여름 인턴사원으로 근무했었고, 4명은 가을학기 졸업이고, 3명은 이미 신입사원 제의를 수락했습니다."
각 팀은 주어진 10문제를 5시간 내에 해결해야 하며, 사용 프로그래밍 언어에는 제한이 없다. 우승 팀은 정확히 푼 문제의 개수와 시간에 따라 정해진다. 아침 8:36분경 대회가 시작됐고,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를 분석했다. 모두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들로, 학생들은 자동화된 해결방법을 제시해야한다. 예를 들면 시내의 고층건물을 잇는 보행육교를 건설하는 효율적 방법이라든가, 유로화를 유럽 전역에 보급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
시작부터 윔블던 테니스 경기를 능가하는 긴장과 서스펜스가 감돌았다. 관람객들에게도 문제지가 배포됐다. 관객의 대다수는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들이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분석 기하학이 포함된 E번 문제에 관련해 논란이 분분했다. 일부 팀 코치들은 E번 문제를 건너뛰는 것이 현명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각팀이 찾아낸 해답은 심사원에게 제출되고, `오답`이라는 판정이 나오면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동시에 포인트도 잃게 된다. 경연장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였으며,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도 장미모양 카펫에 흡수되어 희미하게 들렸다.
구경꾼과 참가자 모두를 흥분시키는 것은 화려한 색깔의 풍선들이다. 문제를 맞힐 때마다 팀 스크린에 `정답'이라는 표시가 나타나고, 그 문제를 의미하는 풍선이 주최측 직원에 의해 팀 테이블에 진열되기 때문.
경연 후 23분이 지나고 모스크바 주립대학이 첫 문제를 풀었고, 라벤다색 풍선이 팀 테이블에 매달렸다. 효과적인 노선을 찾는 알고리듬과 연관된 문제 J가 풀기 쉽다는데 대다수 방청객들이 동의했다. 기하학 난문인 E와 연관된 노란색 풍선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회가 반쯤 지날 무렵, 워털루 대학 팀은 풍선이 두개밖에 없었고, 고든 코맥 코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조금 지나, 자줏빛 풍선이 워털루 대학 팀 테이블에 걸렸다. 지난해 우승팀 지아오통 대학도 난조를 보이는 듯 했다. 양 닌은 스크린에 온 정신을 집중했고, 나머지 동료들은 머리를 종이에 파묻고 있었다.
한편 바르샤바 대학 팀의 테이블에 풍선이 쌓이기 시작했다. 대회시작 4시간 경이 되면서 6번째 풍선이 바르샤바 팀에 걸렸다. 모스크바 팀이 풍선 5개로 뒤를 쫓고 있었다. 워털루 팀은 3번째 문제를 해결한지 약 한 시간 후에 4번째 문제를 풀었다. 마감시간 39분전에 5번째 문제를 풀었지만, 아직도 상당히 뒤쳐져 있었다.
바르샤바와 모스크바 팀은 각기 8문제를 풀었다. 동유럽 대학들이 완승을 거두었다. 바르샤바 대학이 1위, 모스크바가 2위, 다른 러시아 팀인 세인트 페테스부르그 정밀기계 및 광학 대학이 3위를 차지했다. 슬로바키아공화국의 코메니우스 대학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 대학 팀 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 이어 13위를 차지했다. 워털루 팀은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바르샤바 팀의 토멕 차즈카는 어느 시점부터인가 모스크바 팀의 풍선 개수를 제외하고 다른 팀 개수를 세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아무도 우리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죠"라며 기뻐했다. 차즈카는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말했고, 클로에박사는 이메일 주소를 적어 건네주며 대답했다. "프린스턴 대학을 한 번 생각해봐요."
계산기협회(the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가 매년 주최하는 이 대회는 지난 27년간 전 세계의 수많은 대학생 팀들을 불러모았다. 경기시간은 5시간이며, 그동안 익힌 프로그래밍 기술을 대회 당일 아침에 쏟아부어야 한다.
올해는 총 2만 3000명의 지원자 중 263명(여성은 7명)만이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이들은 하버드와 같은 미국의 명문대를 비롯, 남미와 동유럽, 러시아 등지의 대학에서 몰려든 학생들이다. 3월 22일~25일까지 열렸던 이 경기 참가자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최고의 조건으로 스피드를 꼽았다.
"코드작성에 실수가 없어야만 합니다. 실수할 때마다 많은 시간이 허비되니까요."라고 지난 10번의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올랐던 온타리오 워털루대학의 참가자 라스 헬스텐이 말한다.
우승상금은 1만 달러이며, 각 팀별 3명의 멤버에게 IBM 씽크패드 컴퓨터가 주어진다. "참가자들에게 우승이 아니라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상품을 받는 경품축제라고 말할 수 있지요." 주최측 협회장인 프린스턴 대학 공학부 마리아 클로에 학장의 말이다.
그렇지만 클로에박사의 생각과는 달리 참가자들은 철인3종 경기 선수들(triathletes)처럼 하루에 몇 시간씩 맹연습을 한다. 실제 경기와 같은 조건, 시간, 제약, 문제유형으로 구성된 학과목을 정규코스에 포함시킨 대학들도 있다. "우승이 목표입니다." 바르샤바 대학 팀 매데이 코치의 말이다. 그는 학생들의 시차적응 및 긴장완화를 위해 대회장에 일주일 전에 도착한다고 말한다.
올해에는 전통적으로 컴퓨터교육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캠브리지, MIT, 캘리포니아, 스탠퍼드 대학이 아닌 동유럽이나 중국에서 우승팀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피아노처럼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매일 컴퓨터를 잡고 많은 문제를 풀어야만 하죠. " 고교시절부터 이 대회에 참가해온 양 닌의 말이다.
6년 동안 이 대회 스폰서를 맡아온 IBM은 인재등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한 IBM이사는 특별히 캐나다 팀에 관심을 보였다. "16명의 멤버 중, 8명은 여름 인턴사원으로 근무했었고, 4명은 가을학기 졸업이고, 3명은 이미 신입사원 제의를 수락했습니다."
각 팀은 주어진 10문제를 5시간 내에 해결해야 하며, 사용 프로그래밍 언어에는 제한이 없다. 우승 팀은 정확히 푼 문제의 개수와 시간에 따라 정해진다. 아침 8:36분경 대회가 시작됐고,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를 분석했다. 모두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들로, 학생들은 자동화된 해결방법을 제시해야한다. 예를 들면 시내의 고층건물을 잇는 보행육교를 건설하는 효율적 방법이라든가, 유로화를 유럽 전역에 보급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
시작부터 윔블던 테니스 경기를 능가하는 긴장과 서스펜스가 감돌았다. 관람객들에게도 문제지가 배포됐다. 관객의 대다수는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들이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분석 기하학이 포함된 E번 문제에 관련해 논란이 분분했다. 일부 팀 코치들은 E번 문제를 건너뛰는 것이 현명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각팀이 찾아낸 해답은 심사원에게 제출되고, `오답`이라는 판정이 나오면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동시에 포인트도 잃게 된다. 경연장은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였으며,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도 장미모양 카펫에 흡수되어 희미하게 들렸다.
구경꾼과 참가자 모두를 흥분시키는 것은 화려한 색깔의 풍선들이다. 문제를 맞힐 때마다 팀 스크린에 `정답'이라는 표시가 나타나고, 그 문제를 의미하는 풍선이 주최측 직원에 의해 팀 테이블에 진열되기 때문.
경연 후 23분이 지나고 모스크바 주립대학이 첫 문제를 풀었고, 라벤다색 풍선이 팀 테이블에 매달렸다. 효과적인 노선을 찾는 알고리듬과 연관된 문제 J가 풀기 쉽다는데 대다수 방청객들이 동의했다. 기하학 난문인 E와 연관된 노란색 풍선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회가 반쯤 지날 무렵, 워털루 대학 팀은 풍선이 두개밖에 없었고, 고든 코맥 코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조금 지나, 자줏빛 풍선이 워털루 대학 팀 테이블에 걸렸다. 지난해 우승팀 지아오통 대학도 난조를 보이는 듯 했다. 양 닌은 스크린에 온 정신을 집중했고, 나머지 동료들은 머리를 종이에 파묻고 있었다.
한편 바르샤바 대학 팀의 테이블에 풍선이 쌓이기 시작했다. 대회시작 4시간 경이 되면서 6번째 풍선이 바르샤바 팀에 걸렸다. 모스크바 팀이 풍선 5개로 뒤를 쫓고 있었다. 워털루 팀은 3번째 문제를 해결한지 약 한 시간 후에 4번째 문제를 풀었다. 마감시간 39분전에 5번째 문제를 풀었지만, 아직도 상당히 뒤쳐져 있었다.
바르샤바와 모스크바 팀은 각기 8문제를 풀었다. 동유럽 대학들이 완승을 거두었다. 바르샤바 대학이 1위, 모스크바가 2위, 다른 러시아 팀인 세인트 페테스부르그 정밀기계 및 광학 대학이 3위를 차지했다. 슬로바키아공화국의 코메니우스 대학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 대학 팀 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 이어 13위를 차지했다. 워털루 팀은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바르샤바 팀의 토멕 차즈카는 어느 시점부터인가 모스크바 팀의 풍선 개수를 제외하고 다른 팀 개수를 세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아무도 우리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죠"라며 기뻐했다. 차즈카는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말했고, 클로에박사는 이메일 주소를 적어 건네주며 대답했다. "프린스턴 대학을 한 번 생각해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