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전이 점차 치열해지고 사상자가 늘어가면서, 어두운 방의 컴퓨터 앞에 앉은 13명의 해병대원들은 이게 실제상황이 아니라 비디오게임이라는 사실을 잊은 듯 했다.
"지붕 위 저격수 발견! 지붕 위 저격수 발견!" 제 2 파이어(fire) 팀의 저스틴 테일러 상병이 의자에서 몸을 반쯤 일으킨 채 모니터를 주시하며 외쳤다.
"어디? 어디? 어느 지붕이지?" 제 3 파이어 팀의 동료가 되물었다.
"총상을 입었음. 아무 것도 보이지가 않아." 절망적인 회답이 들어왔다.
미군이 전자게임을 훈련도구로 채택하면서, 본토에 있는 많은 병사들이 가상 이라크전쟁을 체험하고 있다. 모의게임을 통해 병사들은 종종 실제 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해보면 실감납니다. 저기를 꼭 우회해야 하나?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등을 생각하면 긴장됩니다." 테일러 상병의 말이다.
하프-라이프(Half-Life), 카운터스트라이크(Counterstrike), 퀘이크(Quake)3 게임세대인 신병들은 자연스럽게 모의훈련 게임에 익숙해진다. 일부 군 장교들은 모의훈련을 통해 최소한의 희생을 치르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용병술 익히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일부 군사 훈련가들은 가상전쟁게임이 군대에서 보편화되면서 군인들이 전쟁을 마치 게임처럼 생각하게 될 소지가 있음을 염려한다. 또한 게임기술의 진보에 따라 모의게임이 더욱 막강한 도구가 될 것이며 그럴수록 더욱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쿠웨이트 주둔 V군단의 지휘관인 윌리엄 월리스 중장이 워-게임을 통해 예상치 못했던 이라크 의용군의 비정규적인 저항에 관해 언급하면서 컴퓨터모의게임 사용에 관한 논쟁이 격렬해지고 있다. 일부 비평가들의 말에 따르면, 현 이라크 상황은 미군이 가상전쟁 모의게임 결과에 지나치게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평가들은 군지도부가 워-게임 시나리오에 집착한 나머지 실제로 발생할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1월 독일에서 월리스 장군과 수백 명의 육군, 해병대, 공군 장교들은 컴퓨터를 사용해 이라크 공격 리허설을 실시했다. 토미 프랭크 장군이 이끄는 작전지휘센터는 카타르에서 자체 컴퓨터 모의작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게임 속 현실에 너무 익숙해지면 현재 일어나는 실제상황이 가공처럼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국제정치에 미치는 기술의 영향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의 연구원인 제임스 더 드라이언의 말이다.
1983년 영화 "워게임스"에 나오는 것과 같은 컴퓨터-모의 전쟁게임들은 실 상황에서 쉽게 발생하지 않는 대규모 군사작전을 연습하기위해 군 고위 장성들에 의해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다.
"요즘세대들은 게임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따라서 책을 통해 배우는 것보다 이런 컴퓨터-모의 전쟁게임을 더 편하게 느낀다면 사용을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국방부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어떤 것도 결코 "실지 훈련"을 대신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실지 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마땅한 장소도 찾기도 어렵다. 작년여름 17군데서 동시에 실시된 3주간의 실전게임에 2억 5000만 달러의 경비가 소요됐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공약처럼 원격으로 조정되는 군대와 네트워크 컴퓨터의 결합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에버퀘스트(Everquest), 울티마(Ultima)와 같은 멀티 플레이어 게임의 아키텍처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
올슨 스코트 카드(Orson Scott Card)가 쓴 SF소설 `엔더의 게임(Ender`s game)'은 게임 속에서 외계인과 맞서 싸우는 일단의 젊은 병사들에 관한 이야기다. 게임의 결론은 병사들이 비디오게임 안에서 지구를 구했고, 게임 밖으로 나와 보니 게임이 아닌 현실이었다는 것이다.
"엔더의 게임은 우리 사고에 많은 영향을 끼쳤지요." 수천수백의 네트워크 컴퓨터를 호스팅할 수 있는 일종의 `가상 아프가니스탄(virtual Afghanistan)' 제작을 계획하고 있는 플로리다 주 올랜도 소재 미군 모의시험 기술센터 마이클 마케도니아 국장의 말이다. "사람들이 저희 모의시험 시스템 안에서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하이테크 트레이닝은 아무리 잘 훈련된 병사들이라도 배운 것을 빨리 잊어버린다는 사실에 착안해 시작됐다. 군사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대다수의 사상자는 교전 첫 주에 항상 생기며, 이는 본질적으로 병사들이 전투를 치르면서 그들이 배운 전투기술을 새로이 연마하게 되기 때문이다.
"단지 모의 전쟁이지요. 가상게임은 잔디밭에서 어떻게 소리 내지 않고 걷는지를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잔디밭을 통과할 때 무엇을 조심해야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실제로 그런 잔디에 직면하면 병사들은 훨씬 잘 행동하게 되지요." 최근 저서를 통해 가상기술을 훈련에 채택할 것을 권고한 작가이기도 한 랄프 차트햄의 말이다.
"게임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의시험이라 부르죠." 인기 있는 상용 게임인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Operation Flashpoint)를 해병대의 교육용 게임으로 개조한 코울레젠트 테크놀로지 켄 휘트모어 이사의 말이다.
미군은 할리우드와 협력해 가상훈련이 재미있고 효율적이 되도록 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조지아 포트 베닝 소재 미 육군 보병학교의 학생들은 빠르고 빈틈없는 의사결정 방법을 배우기 위해 풀 스펙트럼 커맨드(Full Spectrum Command)라 불리는 게임을 사용하고 있다.
이 게임은 남가주 대학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 연구소의 게임 디자이너들과 수차례 연구모임을 가진바있는, 브렌트 커밍스 소령의 학습교재를 대체하게 됐다.
군 연구기관의 심리학자들이 게임효과를 점검하고 있으며 게임의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해 게임을 하지 않은 집단과 비교하는 중이지만, 커밍스 소령은 학생들의 수업상황으로 볼 때 학습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한다.
"학생들이 게임에 몰두합니다. 실제로 부대원들에게 키보드와 마우스로 명령을 내릴 순 없지요. 그러나 학생은 자신이 실 상황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여러 경우를 배울 수 있습니다." 커밍스 소령의 말이다.
그러나 지난 2주간 수업을 진행해온 제이슨 젠타일 대위는 이 게임이 반드시 아주 재밌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많은 적을 물리쳤습니다. 아군을 사살하는 사고도 발생했죠. 그러나 이런 실수들이 밀거름이 된다면 바그다드에서 병사들이 6~7개월 동안 더 싸우도록 만들지는 않을겁니다."
"지붕 위 저격수 발견! 지붕 위 저격수 발견!" 제 2 파이어(fire) 팀의 저스틴 테일러 상병이 의자에서 몸을 반쯤 일으킨 채 모니터를 주시하며 외쳤다.
"어디? 어디? 어느 지붕이지?" 제 3 파이어 팀의 동료가 되물었다.
"총상을 입었음. 아무 것도 보이지가 않아." 절망적인 회답이 들어왔다.
미군이 전자게임을 훈련도구로 채택하면서, 본토에 있는 많은 병사들이 가상 이라크전쟁을 체험하고 있다. 모의게임을 통해 병사들은 종종 실제 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해보면 실감납니다. 저기를 꼭 우회해야 하나?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등을 생각하면 긴장됩니다." 테일러 상병의 말이다.
하프-라이프(Half-Life), 카운터스트라이크(Counterstrike), 퀘이크(Quake)3 게임세대인 신병들은 자연스럽게 모의훈련 게임에 익숙해진다. 일부 군 장교들은 모의훈련을 통해 최소한의 희생을 치르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용병술 익히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일부 군사 훈련가들은 가상전쟁게임이 군대에서 보편화되면서 군인들이 전쟁을 마치 게임처럼 생각하게 될 소지가 있음을 염려한다. 또한 게임기술의 진보에 따라 모의게임이 더욱 막강한 도구가 될 것이며 그럴수록 더욱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쿠웨이트 주둔 V군단의 지휘관인 윌리엄 월리스 중장이 워-게임을 통해 예상치 못했던 이라크 의용군의 비정규적인 저항에 관해 언급하면서 컴퓨터모의게임 사용에 관한 논쟁이 격렬해지고 있다. 일부 비평가들의 말에 따르면, 현 이라크 상황은 미군이 가상전쟁 모의게임 결과에 지나치게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평가들은 군지도부가 워-게임 시나리오에 집착한 나머지 실제로 발생할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1월 독일에서 월리스 장군과 수백 명의 육군, 해병대, 공군 장교들은 컴퓨터를 사용해 이라크 공격 리허설을 실시했다. 토미 프랭크 장군이 이끄는 작전지휘센터는 카타르에서 자체 컴퓨터 모의작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게임 속 현실에 너무 익숙해지면 현재 일어나는 실제상황이 가공처럼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국제정치에 미치는 기술의 영향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의 연구원인 제임스 더 드라이언의 말이다.
1983년 영화 "워게임스"에 나오는 것과 같은 컴퓨터-모의 전쟁게임들은 실 상황에서 쉽게 발생하지 않는 대규모 군사작전을 연습하기위해 군 고위 장성들에 의해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다.
"요즘세대들은 게임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따라서 책을 통해 배우는 것보다 이런 컴퓨터-모의 전쟁게임을 더 편하게 느낀다면 사용을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국방부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어떤 것도 결코 "실지 훈련"을 대신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실지 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마땅한 장소도 찾기도 어렵다. 작년여름 17군데서 동시에 실시된 3주간의 실전게임에 2억 5000만 달러의 경비가 소요됐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공약처럼 원격으로 조정되는 군대와 네트워크 컴퓨터의 결합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에버퀘스트(Everquest), 울티마(Ultima)와 같은 멀티 플레이어 게임의 아키텍처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
올슨 스코트 카드(Orson Scott Card)가 쓴 SF소설 `엔더의 게임(Ender`s game)'은 게임 속에서 외계인과 맞서 싸우는 일단의 젊은 병사들에 관한 이야기다. 게임의 결론은 병사들이 비디오게임 안에서 지구를 구했고, 게임 밖으로 나와 보니 게임이 아닌 현실이었다는 것이다.
"엔더의 게임은 우리 사고에 많은 영향을 끼쳤지요." 수천수백의 네트워크 컴퓨터를 호스팅할 수 있는 일종의 `가상 아프가니스탄(virtual Afghanistan)' 제작을 계획하고 있는 플로리다 주 올랜도 소재 미군 모의시험 기술센터 마이클 마케도니아 국장의 말이다. "사람들이 저희 모의시험 시스템 안에서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하이테크 트레이닝은 아무리 잘 훈련된 병사들이라도 배운 것을 빨리 잊어버린다는 사실에 착안해 시작됐다. 군사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대다수의 사상자는 교전 첫 주에 항상 생기며, 이는 본질적으로 병사들이 전투를 치르면서 그들이 배운 전투기술을 새로이 연마하게 되기 때문이다.
"단지 모의 전쟁이지요. 가상게임은 잔디밭에서 어떻게 소리 내지 않고 걷는지를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잔디밭을 통과할 때 무엇을 조심해야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실제로 그런 잔디에 직면하면 병사들은 훨씬 잘 행동하게 되지요." 최근 저서를 통해 가상기술을 훈련에 채택할 것을 권고한 작가이기도 한 랄프 차트햄의 말이다.
"게임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의시험이라 부르죠." 인기 있는 상용 게임인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Operation Flashpoint)를 해병대의 교육용 게임으로 개조한 코울레젠트 테크놀로지 켄 휘트모어 이사의 말이다.
미군은 할리우드와 협력해 가상훈련이 재미있고 효율적이 되도록 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조지아 포트 베닝 소재 미 육군 보병학교의 학생들은 빠르고 빈틈없는 의사결정 방법을 배우기 위해 풀 스펙트럼 커맨드(Full Spectrum Command)라 불리는 게임을 사용하고 있다.
이 게임은 남가주 대학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 연구소의 게임 디자이너들과 수차례 연구모임을 가진바있는, 브렌트 커밍스 소령의 학습교재를 대체하게 됐다.
군 연구기관의 심리학자들이 게임효과를 점검하고 있으며 게임의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해 게임을 하지 않은 집단과 비교하는 중이지만, 커밍스 소령은 학생들의 수업상황으로 볼 때 학습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한다.
"학생들이 게임에 몰두합니다. 실제로 부대원들에게 키보드와 마우스로 명령을 내릴 순 없지요. 그러나 학생은 자신이 실 상황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여러 경우를 배울 수 있습니다." 커밍스 소령의 말이다.
그러나 지난 2주간 수업을 진행해온 제이슨 젠타일 대위는 이 게임이 반드시 아주 재밌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많은 적을 물리쳤습니다. 아군을 사살하는 사고도 발생했죠. 그러나 이런 실수들이 밀거름이 된다면 바그다드에서 병사들이 6~7개월 동안 더 싸우도록 만들지는 않을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