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연고없이 우연히 알게 된 일본인 한 사람이 있다. 예순을 넘긴 그는 우리나라 대학에서 한국의 역사를 공부하고 있었다.
회사원 생활을 했던 그는 평소 우리나라의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퇴직 후 그 관심을 본격적인 연구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유학'을 온 것이다. 유창하게 한국말을 구사하며 한국인 못지 않은 역사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학위나 학문적 성과에 짓눌리지 않고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것에 몰두하며 행복해 했다.
지난해에는 학사 출신의 무명 회사원인 일본 다나카 고이치씨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그 보도를 접하자마자 나는 내가 알고 있던 그 일본인을 떠올렸다. 연구하고 탐구하는 일 자체를 즐기는 많은 일본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나카씨의 노벨상 수상이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예 국제적 용어가 된 일본말 중에 `오타쿠'라는 것이 있다. 단순히 어떤 사안에 몰두하는 마니아의 단계를 넘어 어떤 분야에 대해 장인의 시각, 모든 것을 분석할 수 있는 통달의 시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아마추어이지만 자신의 관심분야에선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을 자랑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이들 오타쿠들이 이뤄낸 성과라고 한다.
나는 우리나라에도 오타쿠 같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우리 인터넷 문화를 이끄는 네티즌들이다. 일본의 오타쿠가 주로 혼자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몰두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네티즌들은 인터넷이란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연대의 힘을 과시한다.
딴지일보나 세이클럽, 아이러브스쿨 등이 모두 `전문가급 아마추어'들과 네티즌의 참여로 성장한 사이트다. 참여정부를 만들어낸 주인공도 네티즌들이고 현실 공간의 다양한 문제들을 격렬한 논쟁의 장으로 끌어안는 사람들도 모두 네티즌들이다.
이들은 지난번 촛불시위나 대통령 선거에서 그 힘을 유감 없이 보여주었거니와 이번 이라크전에서도 적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거의 전적으로 CNN 등 미국의 영국의 방송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언론들과 달리 네티즌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언론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이번 전쟁의 다양한 모습을 전달하고 있다. 몇몇은 아예 이라크 현지에 들어가거나 이라크 부근에서 전쟁의 참화나 반전 시위 등의 모습을 전자우편 또는 웹사이트를 통해 생생히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언론들은 미국과 영국의 TV 방송들이 전하는 미ㆍ영 연합군의 승전보를 그대로 전달하는 데 만족하고 있었다. 얼마 뒤 이같은 방송내용이 `일방적인 선전'일 뿐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그 이전부터 인터넷 공간의 네티즌들은 이라크의 알-자지라 방송이나 현지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전쟁의 다른 목소리를 들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우리의 인터넷이 우리 사회는 물론 지구촌 곳곳의 마이너리티 목소리를 담아내고 여기에 전문가적 대안을 실을 수 있다면 일본의 오타쿠 문화보다 더 큰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회사원 생활을 했던 그는 평소 우리나라의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퇴직 후 그 관심을 본격적인 연구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유학'을 온 것이다. 유창하게 한국말을 구사하며 한국인 못지 않은 역사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학위나 학문적 성과에 짓눌리지 않고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것에 몰두하며 행복해 했다.
지난해에는 학사 출신의 무명 회사원인 일본 다나카 고이치씨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그 보도를 접하자마자 나는 내가 알고 있던 그 일본인을 떠올렸다. 연구하고 탐구하는 일 자체를 즐기는 많은 일본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나카씨의 노벨상 수상이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예 국제적 용어가 된 일본말 중에 `오타쿠'라는 것이 있다. 단순히 어떤 사안에 몰두하는 마니아의 단계를 넘어 어떤 분야에 대해 장인의 시각, 모든 것을 분석할 수 있는 통달의 시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아마추어이지만 자신의 관심분야에선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을 자랑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이들 오타쿠들이 이뤄낸 성과라고 한다.
나는 우리나라에도 오타쿠 같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우리 인터넷 문화를 이끄는 네티즌들이다. 일본의 오타쿠가 주로 혼자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몰두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네티즌들은 인터넷이란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연대의 힘을 과시한다.
딴지일보나 세이클럽, 아이러브스쿨 등이 모두 `전문가급 아마추어'들과 네티즌의 참여로 성장한 사이트다. 참여정부를 만들어낸 주인공도 네티즌들이고 현실 공간의 다양한 문제들을 격렬한 논쟁의 장으로 끌어안는 사람들도 모두 네티즌들이다.
이들은 지난번 촛불시위나 대통령 선거에서 그 힘을 유감 없이 보여주었거니와 이번 이라크전에서도 적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거의 전적으로 CNN 등 미국의 영국의 방송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언론들과 달리 네티즌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언론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이번 전쟁의 다양한 모습을 전달하고 있다. 몇몇은 아예 이라크 현지에 들어가거나 이라크 부근에서 전쟁의 참화나 반전 시위 등의 모습을 전자우편 또는 웹사이트를 통해 생생히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언론들은 미국과 영국의 TV 방송들이 전하는 미ㆍ영 연합군의 승전보를 그대로 전달하는 데 만족하고 있었다. 얼마 뒤 이같은 방송내용이 `일방적인 선전'일 뿐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그 이전부터 인터넷 공간의 네티즌들은 이라크의 알-자지라 방송이나 현지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전쟁의 다른 목소리를 들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우리의 인터넷이 우리 사회는 물론 지구촌 곳곳의 마이너리티 목소리를 담아내고 여기에 전문가적 대안을 실을 수 있다면 일본의 오타쿠 문화보다 더 큰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