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노래.농담으로 자신만의 색깔 표현 이메일과는 또 다른 기분..미 대학가 유행
미들베리 대학의 기숙사로 돌아온 에밀리 로에스체는 먼저 이메일부터 체크해본다. 그 다음에는 190명의 온라인 친구들이 컴퓨터를 떠나면서 어떤 `부재중 메시지(away massage)'를 남겨 놓았는지를 확인해본다.
친구인 캐더린은 "오늘밤엔 숙제를 하지 않을 생각이니 내일 수업이 휴강되길 기도해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러버덥덥"이라고 쓴 걸 보니 앨리슨은 샤워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난 재킷이 필요한데, 누군가 ID카드만 보냈지 뭐야" 겨울재킷을 도둑맞은 사라는, 누군가 재킷 속에 들어있던 ID 카드만 보내와 속상해하고 있다. 이런 사연들이 부재중 메시지에는 쌓여있다.
"하루에 한 두 번씩 친구들이 남긴 부재중 메시지를 봅니다. 친한 친구의 메시지는 더 자주 확인해보죠.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든지, 관없어요." 대학 2학년 학생인 로에스체는 말한다.
인스턴트 메시지의 기능 중 하나인 `부재중 메시지'에는 커뮤니케이션과 오락, 그리고 사회생활이 한 데 섞여 있다. 덕분에 요즘 대학가에는 부재중 메시지가 유행이다. "친구들의 부재중 메시지를 읽기 위해 온라인에 접속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라고 브랜다이스 대학 인류학교수인 데이비드 제이콥슨은 말한다.
학교 기숙사에서 늘 컴퓨터에 접속해 있는 학생들은 윈도에 인스턴트 메시지를 띄워놓고, 온라인에 있는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컴퓨터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스크린 네임 옆에 메모장 아이콘을 눌러 부재중 메시지를 남긴다. 이 기능은 컴퓨터를 위한 자동응답 녹음기와 비슷하게 즉시 회신을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화전달 방법이다.
"지금은 컴퓨터에 접속해있지 않습니다"처럼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밋밋한 부재중 메시지를 그대로 보내는 학생은 거의 없다. 대신 그들은 자신만의 변형된 부재중 메시지를 만든다. 뉴스, 인용구, 스케줄, 노래가사, 생일이나 파티초대, 농담, 은근한 모욕의 말, 감탄사, 불만 등 다양한 말들이 남겨진다. 메시지들은 때로 누구에게나, 특정한 사람에게, 또는 아무에게도 의미가 없는 내용들이다.
학생들은 부재중 메시지를 자주 바꾼다. 소중하고 가까운 친구들 뿐 아니라 아는 사람 모두의 행적을 확인하려한다. 룸메이트, 전혀 낯선 사람, 휴가나간 친구, 미워하는 사람, 같은 반 친구, 고등학교 동창 등.
"이메일을 받는 것과는 또 기분이 다르죠. 이메일 주소록을 봐도 그 중에 누가 편지를 받을 수 있는지는 모릅니다. 내 친구가 뭘 하는지 궁금하다면, 부재중 메시지를 봐야 하죠"라고 제이콥슨 교수는 말한다.
펜실베니아 대학 2학년인 에밀리 샌더스는 대학 입학 전부터 캠퍼스에 와서 선배들이 인스턴트 메시지를 즐겨쓰는 것을 봤다. 기숙사에는 초고속망이 연결돼 있었다. "언제나 무료로 온라인에 접속하는 걸 보니, 정말 더할나위 없이 좋아 보였죠."
그녀는 친구들에게 부재중 메시지가 종종 감정적인 배출구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 친구는 기분에 맞는 노래가사를 항상 남겨놓죠."
많은 학생들이 서정시나 인용구를 즐겨쓰지만 홀리 크로스대학 3학년인 스테판 디마노비치는 그렇지 않다. "난 친구들에게 유명한 인용구나 노래가사는 보내지 않아요. 독창적이지 못하잖아요." 그의 부재중 메시지는 그가 친구들과 나눈 대화내용들이다. 부분적으로 사실이기도 하고 약간은 지어낸 내용도 들어있다.
"부재중 메시지를 통해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됩니다." 라고 어메리칸 대학의 언어학 교수 나오미 베런은 말한다. "첫 번째 기능은 사회적인 집단 내에 자신을 위치시키고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겁니다. `스트레스가 쌓여요'라거나 `LSAT(법과대학원 수능시험)가 날 먹어치울 거에요' 같은 부재중 메시지에는 진심어린 호소가 담겨있죠."
메신저에는 열심히 공부한다고 써놓았지만, 사실은 어머니가 뭐하는지 체크할까봐 핑계를 둘러댈 수도 있다. 가장 좋은 부재중 메시지는 친구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학생들은 부재중 메시지에 답신이 잔뜩 들어있으면 기뻐하고 메시지가 비어있으면 낙담한다.
부재중 메시지는 개인의 가치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고 있다고, 대학 2학년생인 레베카 블라트가 말한다. "오늘은 끔찍한 날이었다"거나 "눈물의 바다에 빠져죽었다"라고 쓰면 분명 반응이 오니까요. 아무도 대답을 안해주면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디마노비치는 부재중 메시지로 여자친구의 질투를 일으키기 위해 어떤 여자와 데이트를 나간다고 써놓기도 한다. "내 부재중 메시지를 읽고 그 여자가 도대체 누굴까 라고 생각할게 뻔하니까요."
훔쳐보는 취미와 중독성 때문에 부재중 메시지를 보는데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190명이 친구 리스트에 올라와 있으니 부재중 메시지를 체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요." 미들베리 대학의 로에스체가 말한다. "그들이 뭘 하는지 관심이 있건 말건 상관없이 클릭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지난해에는 누군가를 친구리스트에 추가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지워버려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니 말입니다." AOL의 친구리스트는 200개의 이름밖에 추가할 수 있다.
베런교수는 무선 핸드헬드 장치가 대중화되면 사람들이 길고 장황한 부재중 메시지는 안쓰게 될 거라고 내다본다.
블라트는 어웨이 메시지를 훨씬 용도있게 쓰게됐다. "올들어 더 바빠져서 친구들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대화를 나누기도 힘들어졌죠. 부재중 메시지로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게 됐어요. 주말에 집에 가야한다고 6명의 친구들에게 따로따로 알릴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디마노비치도 이제 하루에 두 번 정도만 부재중 메시지를 바꾸게 되면서 시간을 비교적 덜 뺏기고 있다. "1학년이나 2학년때는 하루에 아마 5번은 바꿨을 겁니다. 언제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살곤 했죠. 하지만 점점 사회적인 활동이 늘어나고 할 일이 많아지면서 부재중 메시지를 덜 필요로 하게 됐습니다."
미들베리 대학의 기숙사로 돌아온 에밀리 로에스체는 먼저 이메일부터 체크해본다. 그 다음에는 190명의 온라인 친구들이 컴퓨터를 떠나면서 어떤 `부재중 메시지(away massage)'를 남겨 놓았는지를 확인해본다.
친구인 캐더린은 "오늘밤엔 숙제를 하지 않을 생각이니 내일 수업이 휴강되길 기도해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러버덥덥"이라고 쓴 걸 보니 앨리슨은 샤워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난 재킷이 필요한데, 누군가 ID카드만 보냈지 뭐야" 겨울재킷을 도둑맞은 사라는, 누군가 재킷 속에 들어있던 ID 카드만 보내와 속상해하고 있다. 이런 사연들이 부재중 메시지에는 쌓여있다.
"하루에 한 두 번씩 친구들이 남긴 부재중 메시지를 봅니다. 친한 친구의 메시지는 더 자주 확인해보죠.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든지, 관없어요." 대학 2학년 학생인 로에스체는 말한다.
인스턴트 메시지의 기능 중 하나인 `부재중 메시지'에는 커뮤니케이션과 오락, 그리고 사회생활이 한 데 섞여 있다. 덕분에 요즘 대학가에는 부재중 메시지가 유행이다. "친구들의 부재중 메시지를 읽기 위해 온라인에 접속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라고 브랜다이스 대학 인류학교수인 데이비드 제이콥슨은 말한다.
학교 기숙사에서 늘 컴퓨터에 접속해 있는 학생들은 윈도에 인스턴트 메시지를 띄워놓고, 온라인에 있는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컴퓨터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스크린 네임 옆에 메모장 아이콘을 눌러 부재중 메시지를 남긴다. 이 기능은 컴퓨터를 위한 자동응답 녹음기와 비슷하게 즉시 회신을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화전달 방법이다.
"지금은 컴퓨터에 접속해있지 않습니다"처럼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밋밋한 부재중 메시지를 그대로 보내는 학생은 거의 없다. 대신 그들은 자신만의 변형된 부재중 메시지를 만든다. 뉴스, 인용구, 스케줄, 노래가사, 생일이나 파티초대, 농담, 은근한 모욕의 말, 감탄사, 불만 등 다양한 말들이 남겨진다. 메시지들은 때로 누구에게나, 특정한 사람에게, 또는 아무에게도 의미가 없는 내용들이다.
학생들은 부재중 메시지를 자주 바꾼다. 소중하고 가까운 친구들 뿐 아니라 아는 사람 모두의 행적을 확인하려한다. 룸메이트, 전혀 낯선 사람, 휴가나간 친구, 미워하는 사람, 같은 반 친구, 고등학교 동창 등.
"이메일을 받는 것과는 또 기분이 다르죠. 이메일 주소록을 봐도 그 중에 누가 편지를 받을 수 있는지는 모릅니다. 내 친구가 뭘 하는지 궁금하다면, 부재중 메시지를 봐야 하죠"라고 제이콥슨 교수는 말한다.
펜실베니아 대학 2학년인 에밀리 샌더스는 대학 입학 전부터 캠퍼스에 와서 선배들이 인스턴트 메시지를 즐겨쓰는 것을 봤다. 기숙사에는 초고속망이 연결돼 있었다. "언제나 무료로 온라인에 접속하는 걸 보니, 정말 더할나위 없이 좋아 보였죠."
그녀는 친구들에게 부재중 메시지가 종종 감정적인 배출구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 친구는 기분에 맞는 노래가사를 항상 남겨놓죠."
많은 학생들이 서정시나 인용구를 즐겨쓰지만 홀리 크로스대학 3학년인 스테판 디마노비치는 그렇지 않다. "난 친구들에게 유명한 인용구나 노래가사는 보내지 않아요. 독창적이지 못하잖아요." 그의 부재중 메시지는 그가 친구들과 나눈 대화내용들이다. 부분적으로 사실이기도 하고 약간은 지어낸 내용도 들어있다.
"부재중 메시지를 통해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됩니다." 라고 어메리칸 대학의 언어학 교수 나오미 베런은 말한다. "첫 번째 기능은 사회적인 집단 내에 자신을 위치시키고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겁니다. `스트레스가 쌓여요'라거나 `LSAT(법과대학원 수능시험)가 날 먹어치울 거에요' 같은 부재중 메시지에는 진심어린 호소가 담겨있죠."
메신저에는 열심히 공부한다고 써놓았지만, 사실은 어머니가 뭐하는지 체크할까봐 핑계를 둘러댈 수도 있다. 가장 좋은 부재중 메시지는 친구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학생들은 부재중 메시지에 답신이 잔뜩 들어있으면 기뻐하고 메시지가 비어있으면 낙담한다.
부재중 메시지는 개인의 가치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고 있다고, 대학 2학년생인 레베카 블라트가 말한다. "오늘은 끔찍한 날이었다"거나 "눈물의 바다에 빠져죽었다"라고 쓰면 분명 반응이 오니까요. 아무도 대답을 안해주면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디마노비치는 부재중 메시지로 여자친구의 질투를 일으키기 위해 어떤 여자와 데이트를 나간다고 써놓기도 한다. "내 부재중 메시지를 읽고 그 여자가 도대체 누굴까 라고 생각할게 뻔하니까요."
훔쳐보는 취미와 중독성 때문에 부재중 메시지를 보는데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190명이 친구 리스트에 올라와 있으니 부재중 메시지를 체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요." 미들베리 대학의 로에스체가 말한다. "그들이 뭘 하는지 관심이 있건 말건 상관없이 클릭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지난해에는 누군가를 친구리스트에 추가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지워버려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니 말입니다." AOL의 친구리스트는 200개의 이름밖에 추가할 수 있다.
베런교수는 무선 핸드헬드 장치가 대중화되면 사람들이 길고 장황한 부재중 메시지는 안쓰게 될 거라고 내다본다.
블라트는 어웨이 메시지를 훨씬 용도있게 쓰게됐다. "올들어 더 바빠져서 친구들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대화를 나누기도 힘들어졌죠. 부재중 메시지로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게 됐어요. 주말에 집에 가야한다고 6명의 친구들에게 따로따로 알릴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디마노비치도 이제 하루에 두 번 정도만 부재중 메시지를 바꾸게 되면서 시간을 비교적 덜 뺏기고 있다. "1학년이나 2학년때는 하루에 아마 5번은 바꿨을 겁니다. 언제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살곤 했죠. 하지만 점점 사회적인 활동이 늘어나고 할 일이 많아지면서 부재중 메시지를 덜 필요로 하게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