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가 몇 달째 우리를 옥죄고 있는 가운데, 사회 각계가 대한(對韓)투자의 안전성을 확인시키고 경제를 회생시킬 해법을 찾기 위해 갖가지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쟁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들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전투군 파병 방침에 대한 논란도 뜨겁게 전개되는 상황이다. 거리에서, 인터넷에서 난무하는 의견과 주장들은 그러나 일정한 방향으로 모아지지 않고 팽팽히 맞서는 양상이다. 정책결정권자들 역시 평화ㆍ통상 외교, 시장 활성화 및 시스템 개선 대책의 세부 방침과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경제적 요인이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서 우리의 당면 과제는 세계 각국을 안심시키는 일이라고 판단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탁월한 외교 정책을 발휘해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내실을 기한 인물로 조선시대 15대 왕인 광해군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가 즉위한 1608년은 정유재란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 경제ㆍ군사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였고, 동북아 정세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시기였다. 조선이 모범으로 여기고 따라 배우던 명나라는 쇠하고, 천대하던 후금(청)이 세력을 확장하며 중원 정벌을 코 앞에 두고 있었다. 왜(倭)는 토쿠가와 이에야스를 중심으로 강력한 중앙집권적 막부 체제를 확립해 대륙정벌의 야심을 버리지 않던 상황이었다.
내우외환의 상황에서 즉위한 광해군은 후금과 전쟁중이던 전통 우방 명나라의 강권에 따라 강홍립 장군과 1만여명의 군사를 파병한 뒤, 명나라의 패색이 짙자 강 장군에게 후금에 투항토록해 누루하치와 화의를 맺었다. 최대 현안을 해결한 광해군은 후금에 억류돼 있던 강홍립으로부터 정보보고를 받으면서 외교적ㆍ군사적 대비책을 강화해 나갔고, 대일 관계에서는 즉위 이듬해 송사약조를 체결, 외교관계를 회복하고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역사책은 전한다.
당시 외교정책의 기조는 현존하는 강대국과 잠재적인 위협국을 상대로 한 `두 개 평화 동시 수행' 전략으로 평가할 만 하다. 광해군의 실각이후 친명 사대노선을 고수하던 인조가 청나라의 침공을 받아 굴욕을 겪었던 점은 위기관리 외교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힘이 뒷받침되지 않은 자존심이 국제 관계에서선 불필요하다는 사실을 광해군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광해군때와 참여정부 시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국제정치와 경제의 추세를 보면, 외교ㆍ통상 분야 만큼은 초기 상업자본의 축적기나 열강들이 세계를 분점하던 20세기 초반기처럼, 강국 중심 구도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런 때에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주한 상공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그들의 국내 비즈니스 활동상 제약을 풀고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준 것은 매우 바람직한 행보라고 판단된다.
노무현 정부는 비즈니스 외교와 더불어, 이젠 보다 적극적인 평화 외교에 나서야 한다. 좌고우면으로 늦어지면 이로울 것이 없다.
겉은 달라도 비슷한 처지인 중국과 일본, 선택적 결합이 가능한 유럽 각국,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맞춤형 위기관리 외교 카드'를 꺼내야 할 때이다.
이런 와중에 전쟁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들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전투군 파병 방침에 대한 논란도 뜨겁게 전개되는 상황이다. 거리에서, 인터넷에서 난무하는 의견과 주장들은 그러나 일정한 방향으로 모아지지 않고 팽팽히 맞서는 양상이다. 정책결정권자들 역시 평화ㆍ통상 외교, 시장 활성화 및 시스템 개선 대책의 세부 방침과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경제적 요인이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서 우리의 당면 과제는 세계 각국을 안심시키는 일이라고 판단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의 역사 속에서 탁월한 외교 정책을 발휘해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내실을 기한 인물로 조선시대 15대 왕인 광해군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가 즉위한 1608년은 정유재란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 경제ㆍ군사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였고, 동북아 정세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시기였다. 조선이 모범으로 여기고 따라 배우던 명나라는 쇠하고, 천대하던 후금(청)이 세력을 확장하며 중원 정벌을 코 앞에 두고 있었다. 왜(倭)는 토쿠가와 이에야스를 중심으로 강력한 중앙집권적 막부 체제를 확립해 대륙정벌의 야심을 버리지 않던 상황이었다.
내우외환의 상황에서 즉위한 광해군은 후금과 전쟁중이던 전통 우방 명나라의 강권에 따라 강홍립 장군과 1만여명의 군사를 파병한 뒤, 명나라의 패색이 짙자 강 장군에게 후금에 투항토록해 누루하치와 화의를 맺었다. 최대 현안을 해결한 광해군은 후금에 억류돼 있던 강홍립으로부터 정보보고를 받으면서 외교적ㆍ군사적 대비책을 강화해 나갔고, 대일 관계에서는 즉위 이듬해 송사약조를 체결, 외교관계를 회복하고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역사책은 전한다.
당시 외교정책의 기조는 현존하는 강대국과 잠재적인 위협국을 상대로 한 `두 개 평화 동시 수행' 전략으로 평가할 만 하다. 광해군의 실각이후 친명 사대노선을 고수하던 인조가 청나라의 침공을 받아 굴욕을 겪었던 점은 위기관리 외교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힘이 뒷받침되지 않은 자존심이 국제 관계에서선 불필요하다는 사실을 광해군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광해군때와 참여정부 시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 국제정치와 경제의 추세를 보면, 외교ㆍ통상 분야 만큼은 초기 상업자본의 축적기나 열강들이 세계를 분점하던 20세기 초반기처럼, 강국 중심 구도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런 때에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주한 상공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그들의 국내 비즈니스 활동상 제약을 풀고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준 것은 매우 바람직한 행보라고 판단된다.
노무현 정부는 비즈니스 외교와 더불어, 이젠 보다 적극적인 평화 외교에 나서야 한다. 좌고우면으로 늦어지면 이로울 것이 없다.
겉은 달라도 비슷한 처지인 중국과 일본, 선택적 결합이 가능한 유럽 각국,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맞춤형 위기관리 외교 카드'를 꺼내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