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없는 방송 `앙꼬없는 찐빵?`
"요즘은 속옷 모델 안 찍니?" "모델 안 쓰고 마네킹으로 하잖아."
홈쇼핑 업체에 근무하는 지인과 술 한잔 기울이면서 하는 말이다. 예전에는 TV에서 출연자가 속옷만 입고 미소짓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홈쇼핑에 속옷 모델이 등장한 지도 5년 된 현재. 이제는 모델 없는 속옷 방송은 왠지 심심할 정도다.
얼마 전 여의도 전문직 남성 100명에게 전화 인터뷰로 속옷방송에 대해 물었다. 약 60명이 한번이상 속옷방송을 봤으며 24명은 자주 보고 싶다고 답했다. 속옷방송 애청 남성이 20%가 넘은 셈이다. 그 이유도 재밌다. 공중파는 딱히 볼 것도 없는데 무료로 호텔급 수준 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부싸움 후 화풀이로 아내 몰래 본다는 사람도 있었다.
시청자가 이러니 속옷 모델의 인기는 공중파 연예인 못지 않을 정도다. 5개 홈쇼핑에서 활동하는 50여명의 속옷 모델은 유명 디자이너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탄다. 인기 절정인 A급 속옷 모델은 패션모델을 겸하며 한달 1000만원 가까운 수익을 올린다.
이들은 대개 외국인인데 주로 우크라이나, 남미, 동유럽, 호주 출신 순으로 많다. 외국인 모델들은 보통 합숙 생활을 하는 데 동네에서도 인기가 높다. 향수병을 달래기 위해 공원 근처를 산책하면 늘 중년 회사원이 먼저 알아보고 근처 슈퍼아저씨들도 이들의 열렬한 팬이다.
아마도 세계에서 속옷모델이 홈쇼핑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곳은 한국 밖에 없을 것이다. 3개월에 한번씩 국내 12개 연예기획사들은 전 세계를 돌며 이들을 뽑아온다. 선발 기준은 얼굴, 몸매는 기본이고 춤과 표정연기도 필수 체크 항목이다. 특히 몸에 흉터가 있는지, 큰 점은 없는 지 꼼꼼히 체크한다. 속옷을 10초 이내 갈아입는 민첩함과 섹시함을 지닌 율동도 빠지지 않고 본다.
지난해 말 홈쇼핑 속옷 방송이 선정성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요즘엔 야한 방송이 줄어들었다. 모델 대신 마네킹으로 대체하거나 심야시간대에만 모델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직장 남성들의 각종 시름을 달래주던 TV속의 미녀들도 보기가 쉽지 않아졌다.
홈쇼핑의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갈비를 팔 때 갈비를 맛나게 먹는 장면을 내보내면 매출이 오르듯 속옷 역시 아름다운 금발의 모델이 입었을 때 주문전화가 울리기 때문이다.
방송의 공익성과 사업자의 상업성의 줄다리기는 결론 내기 쉽지 않다. 다만 아직도 밤이면 속옷 모델을 그리워하는 수많은 중년 직장 남성들을 대신해 속옷 모델 연출을 내심 기대해 볼뿐이다.
글 이학만 hmleepd@hotmail.com
* 기고자 약력
"요즘은 속옷 모델 안 찍니?" "모델 안 쓰고 마네킹으로 하잖아."
홈쇼핑 업체에 근무하는 지인과 술 한잔 기울이면서 하는 말이다. 예전에는 TV에서 출연자가 속옷만 입고 미소짓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홈쇼핑에 속옷 모델이 등장한 지도 5년 된 현재. 이제는 모델 없는 속옷 방송은 왠지 심심할 정도다.
얼마 전 여의도 전문직 남성 100명에게 전화 인터뷰로 속옷방송에 대해 물었다. 약 60명이 한번이상 속옷방송을 봤으며 24명은 자주 보고 싶다고 답했다. 속옷방송 애청 남성이 20%가 넘은 셈이다. 그 이유도 재밌다. 공중파는 딱히 볼 것도 없는데 무료로 호텔급 수준 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부싸움 후 화풀이로 아내 몰래 본다는 사람도 있었다.
시청자가 이러니 속옷 모델의 인기는 공중파 연예인 못지 않을 정도다. 5개 홈쇼핑에서 활동하는 50여명의 속옷 모델은 유명 디자이너 못지 않은 유명세를 탄다. 인기 절정인 A급 속옷 모델은 패션모델을 겸하며 한달 1000만원 가까운 수익을 올린다.
이들은 대개 외국인인데 주로 우크라이나, 남미, 동유럽, 호주 출신 순으로 많다. 외국인 모델들은 보통 합숙 생활을 하는 데 동네에서도 인기가 높다. 향수병을 달래기 위해 공원 근처를 산책하면 늘 중년 회사원이 먼저 알아보고 근처 슈퍼아저씨들도 이들의 열렬한 팬이다.
아마도 세계에서 속옷모델이 홈쇼핑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곳은 한국 밖에 없을 것이다. 3개월에 한번씩 국내 12개 연예기획사들은 전 세계를 돌며 이들을 뽑아온다. 선발 기준은 얼굴, 몸매는 기본이고 춤과 표정연기도 필수 체크 항목이다. 특히 몸에 흉터가 있는지, 큰 점은 없는 지 꼼꼼히 체크한다. 속옷을 10초 이내 갈아입는 민첩함과 섹시함을 지닌 율동도 빠지지 않고 본다.
지난해 말 홈쇼핑 속옷 방송이 선정성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요즘엔 야한 방송이 줄어들었다. 모델 대신 마네킹으로 대체하거나 심야시간대에만 모델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직장 남성들의 각종 시름을 달래주던 TV속의 미녀들도 보기가 쉽지 않아졌다.
홈쇼핑의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갈비를 팔 때 갈비를 맛나게 먹는 장면을 내보내면 매출이 오르듯 속옷 역시 아름다운 금발의 모델이 입었을 때 주문전화가 울리기 때문이다.
방송의 공익성과 사업자의 상업성의 줄다리기는 결론 내기 쉽지 않다. 다만 아직도 밤이면 속옷 모델을 그리워하는 수많은 중년 직장 남성들을 대신해 속옷 모델 연출을 내심 기대해 볼뿐이다.
글 이학만 hmleepd@hotmail.com
* 기고자 약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