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행복한가?'
한 해가 저물 때면 누구나 한번쯤 던져보는 질문이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고 디지털세상은 정신 없이 돌아가는데, 잠깐 멈춰 서서 삶을 들여다봐도 좋을 시간이다. 기술이 바뀌고, 한 해가 바뀌고, 이제 대통령까지 바뀌는 마당에 나만 혼자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건대 전설적인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이 주연한 영화 `모던 타임즈'의 흑백화면 속에서 밀물처럼 모여들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노동자들은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을 상징했다. 대량생산의 수레바퀴 아래서 같은 모양, 같은 브랜드, 같은 가격표가 찍혀 진열대로 올라가는 상품들처럼 사람들은 `9 투 5'의 구호 아래 표준화되고 규격화된 삶을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럼 IT세상은 어떤가. 저명한 사회학자들은 정보사회가 산업사회와는 딴판으로 백인백색의 개성시대가 될 거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기술이 세상을 바꿀지는 몰라도 우리가 느끼는 행복지수는 그대로다. 디지털이든 돼지털이든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연말이 되면 신문, 방송사에서 앞다퉈 올해를 빛낸 인물이며 10대 히트 상품, 무슨 무슨 대상까지 한 해의 성적표를 발표한다.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명암이 가장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도 이맘때다. 그래서 대다수의 보통사람은 더 씁쓸하고 자조적인 기분에 빠지게 되는 게 요즘이다. 명예와 부를 던져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행복해진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조금은 위안이 될까.
나단 미흐볼드는 한때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TO로 `기술의 신', 이른바 `테크니컬 위저드'(Technical Wizard)로 추앙받던 인물이다. 그는 몇해 전 첨단기술에 둘러싸인 삶이 싫다며 공룡기업 MS에 사표를 냈다. 그리고 진짜 공룡을 찾아 떠났다. 어릴 때 꿈인 고고학자가 되겠다며 선사시대 유적발굴에 나선 것. 그는 CTO 시절에도 프랑스식당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요리를 만들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얼마 전 IBM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경영의 귀재 루 거스너는, 은퇴 후 학교로 돌아가 고고학과 중국사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그는 배우고 읽고 쓰면서 학문의 세계에 조금이나마 빠져들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공직을 맡을 경우 실패자가 될 것이라는 이유로 미국 정부가 제안하는 자리도 거절했다. 칼라일그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은퇴시기가 조금 늦춰지긴 했지만, `백 투 스쿨'에 대한 그의 희망은 변함이 없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를 만들어 이름을 날렸던 월스트리트의 투자가 짐 로저스는 어느날 짐을 챙겨 오토바이를 몰고 세계여행을 떠났다. 수백만 달러 계약서류가 수두룩하게 널려 있는 책상을 비우고 미련 없이 떠난 것이다. 그는 22개월 동안이나 마치 보헤미안처럼 중국, 시베리아, 사하라 사막, 안데스산맥까지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진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부와 명예보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생활에 쪼들리는 서민들도 유명인사들처럼 맘먹은 대로 일탈의 행복을 맛볼 수 있을까.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을 꿈꾸면서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를 볼 때마다 먼지를 훌훌 털고 떠나고 싶어도, 현실의 무게가 어김없이 발목을 잡을 때 우리는 또 한번 우울해진다.
한 해가 저물 때면 누구나 한번쯤 던져보는 질문이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고 디지털세상은 정신 없이 돌아가는데, 잠깐 멈춰 서서 삶을 들여다봐도 좋을 시간이다. 기술이 바뀌고, 한 해가 바뀌고, 이제 대통령까지 바뀌는 마당에 나만 혼자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건대 전설적인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이 주연한 영화 `모던 타임즈'의 흑백화면 속에서 밀물처럼 모여들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노동자들은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을 상징했다. 대량생산의 수레바퀴 아래서 같은 모양, 같은 브랜드, 같은 가격표가 찍혀 진열대로 올라가는 상품들처럼 사람들은 `9 투 5'의 구호 아래 표준화되고 규격화된 삶을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럼 IT세상은 어떤가. 저명한 사회학자들은 정보사회가 산업사회와는 딴판으로 백인백색의 개성시대가 될 거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기술이 세상을 바꿀지는 몰라도 우리가 느끼는 행복지수는 그대로다. 디지털이든 돼지털이든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연말이 되면 신문, 방송사에서 앞다퉈 올해를 빛낸 인물이며 10대 히트 상품, 무슨 무슨 대상까지 한 해의 성적표를 발표한다.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명암이 가장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도 이맘때다. 그래서 대다수의 보통사람은 더 씁쓸하고 자조적인 기분에 빠지게 되는 게 요즘이다. 명예와 부를 던져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행복해진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조금은 위안이 될까.
나단 미흐볼드는 한때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TO로 `기술의 신', 이른바 `테크니컬 위저드'(Technical Wizard)로 추앙받던 인물이다. 그는 몇해 전 첨단기술에 둘러싸인 삶이 싫다며 공룡기업 MS에 사표를 냈다. 그리고 진짜 공룡을 찾아 떠났다. 어릴 때 꿈인 고고학자가 되겠다며 선사시대 유적발굴에 나선 것. 그는 CTO 시절에도 프랑스식당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요리를 만들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얼마 전 IBM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경영의 귀재 루 거스너는, 은퇴 후 학교로 돌아가 고고학과 중국사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그는 배우고 읽고 쓰면서 학문의 세계에 조금이나마 빠져들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공직을 맡을 경우 실패자가 될 것이라는 이유로 미국 정부가 제안하는 자리도 거절했다. 칼라일그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은퇴시기가 조금 늦춰지긴 했지만, `백 투 스쿨'에 대한 그의 희망은 변함이 없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를 만들어 이름을 날렸던 월스트리트의 투자가 짐 로저스는 어느날 짐을 챙겨 오토바이를 몰고 세계여행을 떠났다. 수백만 달러 계약서류가 수두룩하게 널려 있는 책상을 비우고 미련 없이 떠난 것이다. 그는 22개월 동안이나 마치 보헤미안처럼 중국, 시베리아, 사하라 사막, 안데스산맥까지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진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부와 명예보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생활에 쪼들리는 서민들도 유명인사들처럼 맘먹은 대로 일탈의 행복을 맛볼 수 있을까.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을 꿈꾸면서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를 볼 때마다 먼지를 훌훌 털고 떠나고 싶어도, 현실의 무게가 어김없이 발목을 잡을 때 우리는 또 한번 우울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