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PC의 행복한 결합은 과연 가능한 것인가. 오래 전부터 호들갑스럽게 예견되어 왔으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던 이 분야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도전장을 던졌다. MS가 최근 공개한 운영체제인 `윈도XP 미디어 센터 에디션'은 PC를 홈 엔터테인먼트형 정보가전으로 바꿔놓는다는 야심찬 계획의 일부다. 이제 리모컨을 들고 TV처럼 PC의 채널을 돌리게 해줄 새로운 개념의 MS 미디어센터를 뉴욕타임스 최근호가 리뷰했다.
<편집자주>
마이크로소프트(MS)사를 성토하는 미국 근로자 모임 회원들의 주된 불만은 MS가 타사의 신기술을 이용해 떼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MS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려는 노력은 거의 해보지도 않았다고 투덜거린다.
하지만 요즘처럼 PC 판매량이 줄어드는 경기후퇴기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전화기,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영역들을 개척하고 나선 것이다. MS는 흥미롭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지난 9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XP 미디어 센터 에디션(XPMCE ; 미디어센터)'이라는 지나치게 길지만 독창적인 이름의 윈도 운영체제 새 버전을 공개했다. XPMCE(아무도 이런 어려운 이름으로 부를 것 같지는 않다.)를 사용하면, PC로 음악 CD를 듣고 DVD 영화를 볼 수 있으며 디지털 사진과 캠코더의 비디오클립을 모니터에 재생시킬 수 있다. 또 TV를 시청하거나 비디오테이프 없이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도 있다.
미디어센터가 보여주는 기능들이 혁신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몇 개의 확장카드를 장착하면 매킨토시 또는 PC환경에서 모두 구현할 수 있으며, 소니의 바이오 PC가 이미 1년 넘게 보여준 기능들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접근 방식은 눈에 띄게 다르다. 리모컨의 시작버튼(바탕화면의 시작버튼과 혼동하지 않기 바란다)을 누르면 PC는 전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바뀐다. XP 데스크톱은 사라지고 5개의 메뉴버튼이 딸린 통합형 정보가전이 등장하는 것이다. 5개의 버튼이란 `내 TV' `내 음악' `내 사진' `내 비디오' `내 DVD'다.
마우스와 키보드는 멀찌감치 치워둬도 상관없다. 리모컨만 있으면 무슨 기능이든 작동시킬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더 이상 PC로 TV를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PC가 곧 TV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CD로 음악을 들으면서 하드 드라이브로 노래를 복사할 수 있다. 이 때 미디어센터 상태에서 다시 윈도 XP 모드로 돌아가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를 이용해 복사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은 좀 번거롭다.
미디어 센터는 디지털카메라와는 찰떡 궁합이다. `내 사진'을 이용하면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풀 스크린의 슬라이드로 감상할 수 있다.
`내 비디오' 기능은 `TiVo' `리플레이TV' 등 기존에 나와 있는 디지털 비디오 리코더와 마찬가지로 2주간의 텔레비전 목록을 보여주며,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예약해두면 시간에 맞추어 내용을 녹화해준다. 심지어 미디어 센터를 화면 한 모퉁이에 축소창으로 만들어 일을 할 때도 게임에서 눈을 떼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미디어센터에서 녹화한 프로그램들은 당초 다른 PC나 DVD 플레이어에서는 동작하지 않도록 설계됐다(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고객보다 할리우드와 더 친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뒤늦게 MS는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9'를 통해 다른 PC에서 프로그램 재생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미디어센터로 구운 DVD를 다른 DVD플레이어에서 재생하려면 연말 전에 나올 새로운 DVD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하지만 제작자들이 프로그램에 복사방지를 걸 것으로 보이며 미디어 센터는 이를 수용할 방침이다.
미디어센터는 일반 상점에서는 살 수 없다. `미디어 센터' 로고를 부착하고 미리 인스톨된 휼렛패커드(HP)나 삼성의 PC를 사야 한다. `미디어 센터 PC'로 명명된 휼렛패커드 제품은 모니터 포함, 1500~2000달러 가격에 오는 28일 출시된다. 이 제품은 고급형 사양으로 품위 있어 보이는 검은색 전면 패널에 CD-DVD드라이브, CD롬 드라이브, 디지털 카메라 메모리 카드 슬롯, USB 2.0 소켓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2.66기가 펜티엄4 프로세서, 120기가 하드 디스크, 512메가 메모리, TV 입력단자, 두 개의 비디오 출력단자, 5개의 스피커(키보드 조절)가 장착되어 있다.
그러나 누가 TV를 책상 앞에서 볼 것인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분석가들은 TV와 PC가 언제쯤 합쳐질 수 있을지 논쟁을 벌여왔으며, 아늑해야 할 주거 공간에 지저분한 선이 연결된 덩치 큰 플라스틱 컴퓨터 케이스를 갖다 놓을 사람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점을 인정하며 미디어 센터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10대의 침실과 기숙사 방, 소형 아파트 등이 미디어센터에 적합하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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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사를 성토하는 미국 근로자 모임 회원들의 주된 불만은 MS가 타사의 신기술을 이용해 떼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MS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려는 노력은 거의 해보지도 않았다고 투덜거린다.
하지만 요즘처럼 PC 판매량이 줄어드는 경기후퇴기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전화기,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영역들을 개척하고 나선 것이다. MS는 흥미롭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지난 9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XP 미디어 센터 에디션(XPMCE ; 미디어센터)'이라는 지나치게 길지만 독창적인 이름의 윈도 운영체제 새 버전을 공개했다. XPMCE(아무도 이런 어려운 이름으로 부를 것 같지는 않다.)를 사용하면, PC로 음악 CD를 듣고 DVD 영화를 볼 수 있으며 디지털 사진과 캠코더의 비디오클립을 모니터에 재생시킬 수 있다. 또 TV를 시청하거나 비디오테이프 없이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도 있다.
미디어센터가 보여주는 기능들이 혁신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몇 개의 확장카드를 장착하면 매킨토시 또는 PC환경에서 모두 구현할 수 있으며, 소니의 바이오 PC가 이미 1년 넘게 보여준 기능들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접근 방식은 눈에 띄게 다르다. 리모컨의 시작버튼(바탕화면의 시작버튼과 혼동하지 않기 바란다)을 누르면 PC는 전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바뀐다. XP 데스크톱은 사라지고 5개의 메뉴버튼이 딸린 통합형 정보가전이 등장하는 것이다. 5개의 버튼이란 `내 TV' `내 음악' `내 사진' `내 비디오' `내 DVD'다.
마우스와 키보드는 멀찌감치 치워둬도 상관없다. 리모컨만 있으면 무슨 기능이든 작동시킬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더 이상 PC로 TV를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PC가 곧 TV가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CD로 음악을 들으면서 하드 드라이브로 노래를 복사할 수 있다. 이 때 미디어센터 상태에서 다시 윈도 XP 모드로 돌아가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를 이용해 복사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은 좀 번거롭다.
미디어 센터는 디지털카메라와는 찰떡 궁합이다. `내 사진'을 이용하면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풀 스크린의 슬라이드로 감상할 수 있다.
`내 비디오' 기능은 `TiVo' `리플레이TV' 등 기존에 나와 있는 디지털 비디오 리코더와 마찬가지로 2주간의 텔레비전 목록을 보여주며,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예약해두면 시간에 맞추어 내용을 녹화해준다. 심지어 미디어 센터를 화면 한 모퉁이에 축소창으로 만들어 일을 할 때도 게임에서 눈을 떼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미디어센터에서 녹화한 프로그램들은 당초 다른 PC나 DVD 플레이어에서는 동작하지 않도록 설계됐다(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고객보다 할리우드와 더 친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뒤늦게 MS는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9'를 통해 다른 PC에서 프로그램 재생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미디어센터로 구운 DVD를 다른 DVD플레이어에서 재생하려면 연말 전에 나올 새로운 DVD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하지만 제작자들이 프로그램에 복사방지를 걸 것으로 보이며 미디어 센터는 이를 수용할 방침이다.
미디어센터는 일반 상점에서는 살 수 없다. `미디어 센터' 로고를 부착하고 미리 인스톨된 휼렛패커드(HP)나 삼성의 PC를 사야 한다. `미디어 센터 PC'로 명명된 휼렛패커드 제품은 모니터 포함, 1500~2000달러 가격에 오는 28일 출시된다. 이 제품은 고급형 사양으로 품위 있어 보이는 검은색 전면 패널에 CD-DVD드라이브, CD롬 드라이브, 디지털 카메라 메모리 카드 슬롯, USB 2.0 소켓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2.66기가 펜티엄4 프로세서, 120기가 하드 디스크, 512메가 메모리, TV 입력단자, 두 개의 비디오 출력단자, 5개의 스피커(키보드 조절)가 장착되어 있다.
그러나 누가 TV를 책상 앞에서 볼 것인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분석가들은 TV와 PC가 언제쯤 합쳐질 수 있을지 논쟁을 벌여왔으며, 아늑해야 할 주거 공간에 지저분한 선이 연결된 덩치 큰 플라스틱 컴퓨터 케이스를 갖다 놓을 사람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점을 인정하며 미디어 센터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10대의 침실과 기숙사 방, 소형 아파트 등이 미디어센터에 적합하다고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