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훈 게임맥스 사장
사회가 급속히 디지털화, 네트워크화 하다보니 예전에는 없었던 것들이 자꾸만 생겨난다.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물건’들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소위 ‘서비스’의 개념도 따라서 변하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러한 엄청난 변화의 그릇 속을 들여다보면 ‘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라는 두 개의 내용물이 보인다. ‘정보’와 ‘오락’을 전달하는 새로운 환경으로서의 디지털 세상 속에서 아마도 게임방송은 누군가의 엽기적인 시도에서 출발한 성공적인 아이디어라기 보다 시대성이 반영되어 있는 우리시대의 문화코드 중 하나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게임과 방송의 결합’이라는 말을 섭섭할 정도로 많이 듣게 된다.
게임과 방송의 결합을 시도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늘 새로운 트렌드를 추구하는 방송의 속성상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를 방송의 소재로 사용하겠다는 시도를 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느닷없이 게임 방송의 붐이 일어나고 있는가.
짧은 시야로 그 원인을 살펴보건대 일부 게임방송과 관련한 몇몇 시도를 통해 그 어느 때 보다 게임 방송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대두되는 시기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논의에서 중요한 이슈중의 하나는 이제 방송의 개념 또한 바뀌어간다는 것이다. 공익성을 강조하는 미디어의 ‘역할론’에서 이제는 미디어도 하나의 비즈니스 툴로서, 수익모델을 만들고, 그것을 실행하는 ‘생존론’이 더 ‘먹히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면에서 성공하면 수십 억, 수백 억원의 수익이 보장되는 게임이라는 분야는 수백 만 시청자가 즐기는 영상 콘텐츠의 아이템으로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게임 방송’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눈 앞의 이익을 포기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영상 미디어로 게임산업과 문화의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는 전향적이다. 문제는 그 모델이 아직 완전하지 않을뿐더러, 검증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수 십년 동안 공중파 방송이 쌓아온 ‘미디어의 신뢰성’을 단순히 하나의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에게 뿌릴 수 있는 ‘미디어의 영향력’ 구조로만 이해해 버린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
‘우린 만들테니 너희는(시청자는) 봐라’는 식의 ‘거친 프로그램’을 제작· 송출한다면 게임 방송 자체의 공멸을 불러올 수 있다. 당장 눈 앞의 몇 푼의 협찬금 보다는 천만 게임 유저들이 공감하고, 즐길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힘써야 할 일이다.
이 과정에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과연 게임 방송을 만들 전문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적어도 중· 장기적인 안목에서 게임과 방송의 양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최대 공약수를 확장시켜 새로운 문화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문인을 발굴하고, 교육시킬 시스템에 대한 최소한의 투자 마인드는 전제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잇따른 게임 방송사의 개국과 함께 떠오르는 또한가지의 걱정은 ‘과연 우리 게임 시장이 이렇게 많은 게임 방송사가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큰가’ 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게임 방송사가, 인구 4500만의 한국에 너댓개나 생긴다는 것은 한국이 세계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더라도 거품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에서 회사를 만들고 경영활동을 하는 것을 두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새로 설립되는 게임 방송사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작은 시장에서 자신의 몫을 차지하기 지나친 경쟁을 일삼는 행위를 삼가달라는 것이다. 그보다는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파이를 키우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미디어가 게임산업으로부터 얻게될 혜택을 공정하게 게임 산업으로 돌려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되지 않을까 한다.
게임 방송사 혹은 게임 방송이 줄지어 새롭게 시작된다는 점은 게임을 이제는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게임 방송은 앞으로 게임산업의 성장을 지켜보며 즐겁고, 의미 있는 게임 방송 프로그램으로 게임문화의 창출과 선도에 앞장설 책임을 지게 된다. 게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하나로서, 아무쪼록 게임 방송에 대한 필자의 걱정이 단지 기우에 지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회가 급속히 디지털화, 네트워크화 하다보니 예전에는 없었던 것들이 자꾸만 생겨난다.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물건’들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소위 ‘서비스’의 개념도 따라서 변하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이러한 엄청난 변화의 그릇 속을 들여다보면 ‘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라는 두 개의 내용물이 보인다. ‘정보’와 ‘오락’을 전달하는 새로운 환경으로서의 디지털 세상 속에서 아마도 게임방송은 누군가의 엽기적인 시도에서 출발한 성공적인 아이디어라기 보다 시대성이 반영되어 있는 우리시대의 문화코드 중 하나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게임과 방송의 결합’이라는 말을 섭섭할 정도로 많이 듣게 된다.
게임과 방송의 결합을 시도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늘 새로운 트렌드를 추구하는 방송의 속성상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를 방송의 소재로 사용하겠다는 시도를 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느닷없이 게임 방송의 붐이 일어나고 있는가.
짧은 시야로 그 원인을 살펴보건대 일부 게임방송과 관련한 몇몇 시도를 통해 그 어느 때 보다 게임 방송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대두되는 시기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논의에서 중요한 이슈중의 하나는 이제 방송의 개념 또한 바뀌어간다는 것이다. 공익성을 강조하는 미디어의 ‘역할론’에서 이제는 미디어도 하나의 비즈니스 툴로서, 수익모델을 만들고, 그것을 실행하는 ‘생존론’이 더 ‘먹히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면에서 성공하면 수십 억, 수백 억원의 수익이 보장되는 게임이라는 분야는 수백 만 시청자가 즐기는 영상 콘텐츠의 아이템으로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게임 방송’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눈 앞의 이익을 포기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영상 미디어로 게임산업과 문화의 발전을 지원한다는 취지는 전향적이다. 문제는 그 모델이 아직 완전하지 않을뿐더러, 검증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수 십년 동안 공중파 방송이 쌓아온 ‘미디어의 신뢰성’을 단순히 하나의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에게 뿌릴 수 있는 ‘미디어의 영향력’ 구조로만 이해해 버린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
‘우린 만들테니 너희는(시청자는) 봐라’는 식의 ‘거친 프로그램’을 제작· 송출한다면 게임 방송 자체의 공멸을 불러올 수 있다. 당장 눈 앞의 몇 푼의 협찬금 보다는 천만 게임 유저들이 공감하고, 즐길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힘써야 할 일이다.
이 과정에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과연 게임 방송을 만들 전문인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적어도 중· 장기적인 안목에서 게임과 방송의 양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최대 공약수를 확장시켜 새로운 문화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문인을 발굴하고, 교육시킬 시스템에 대한 최소한의 투자 마인드는 전제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잇따른 게임 방송사의 개국과 함께 떠오르는 또한가지의 걱정은 ‘과연 우리 게임 시장이 이렇게 많은 게임 방송사가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큰가’ 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게임 방송사가, 인구 4500만의 한국에 너댓개나 생긴다는 것은 한국이 세계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더라도 거품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에서 회사를 만들고 경영활동을 하는 것을 두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새로 설립되는 게임 방송사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작은 시장에서 자신의 몫을 차지하기 지나친 경쟁을 일삼는 행위를 삼가달라는 것이다. 그보다는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파이를 키우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미디어가 게임산업으로부터 얻게될 혜택을 공정하게 게임 산업으로 돌려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되지 않을까 한다.
게임 방송사 혹은 게임 방송이 줄지어 새롭게 시작된다는 점은 게임을 이제는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게임 방송은 앞으로 게임산업의 성장을 지켜보며 즐겁고, 의미 있는 게임 방송 프로그램으로 게임문화의 창출과 선도에 앞장설 책임을 지게 된다. 게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하나로서, 아무쪼록 게임 방송에 대한 필자의 걱정이 단지 기우에 지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