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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일본과 다른 이유…"27년간 동결해 2000명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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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먼저 의사 인력을 확충한 일본의 사례를 두고도 정부와 의료계의 시각이 엇갈린다.

정부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급속한 고령화를 겪은 일본의 사례를 의대 증원이 필요한 근거로 내세우며, 이 과정에서 의사들의 반발 없이 증원이 이뤄졌다고 강조한다. 반면에 의료계에서는 일본 사례를 오히려 정부 비판의 근거로 삼는다. 일본은 2006년부터 점진적으로 증원한데다가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사수급분과회는 홈페이지에 회의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와 의료계가 같은 일본 사례를 두고도 각각 부각하고 싶은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15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일본은 2006년 임산부가 이송 중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의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의대 증원 논의를 본격화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06년 '신의사확보대책'에 이어 2007년 '긴급의사확보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의대 정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로써 일본 의대 정원은 2007년 7625명에서 2019년 9420명까지 증가하며 정점을 찍었다. 2020년에는 9330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다시 2021년에 9357명, 2022년에 9374명, 2023년에 9384명으로 늘렸다.

올해 정원은 9403명으로, 가장 많았던 2019년 9420명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국회도서관이 발간한 '일본의 의대 정원 증가와 지역 정원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의사수급분과회는 '2029년께 의사 인력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그 후 인구 감소에 따라 장래에는 의사 수요가 감소 국면에 들어가므로 향후 (의사 정원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의료계는 한 번에 2000명을 늘리는 우리 정부와 달리 일본은 '점진적으로' 증원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와 달리 정부는 일본의 의사들이 의사 부족에 공감해 갈등 없이 증원이 이행됐다는 점을 주목한다. 더욱이 27년간 의대 정원이 동결된 탓에 한꺼번에 2000명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한다. 복지부는 "우리나라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2006년까지 의대 정원을 감축했으며 의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27년간 의대 정원을 단 한 명도 늘리지 못했다"며 "우리도 일본과 같이 2006년부터 의사를 점진적으로 늘렸다면 2035년에 1만명이 부족한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의사수급분과회는 의사 인력을 추계할 때 인구 구조의 변화, 정보통신기술 등 의료기술의 발달과 근로 시간 감소 등을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확인된다.

의료계에서는 우리 정부가 외부 환경의 변화 등을 충분히 고려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지만, 정부는 다양한 변수를 생각해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의대 증원을 결정할 때 참고한 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학교 등 3개 연구기관의 추계 보고서는 급속한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 등 의료 수요와 고령자 은퇴 등 의료 공급 측면의 다양한 변수를 토대로 도출됐다. 정부는 이들 보고서를 근거로 2035년에 의사 1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인구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의사들 역시 고령화로 인한 은퇴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모두 반영했다는 뜻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연령별 의사 비중의 변동률을 그대로 적용 시 2035년이면 70세 이상 의사 비중이 전체의 19.8%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정부는 현재 부족한 의사 5000명의 경우 의료계에서 제안한 인력 재배치와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의료체계 효율화로 해결하고자 증원 규모에 반영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한다.

근로 시간 감소 경향이나 미래의 다양한 의료 수요 등도 반영하지 않아 이를 고려하면 오히려 부족한 의사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복지부는 "앞으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뿐 아니라 의료 환경과 국민의 의료 이용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력 수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나갈 계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강민성기자 kms@dt.co.kr

`의대 증원` 일본과 다른 이유…"27년간 동결해 2000명 불가피"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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