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31일 4·10 총선 지역구 예비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에 착수했다. 인천 계양을에 공천을 신청한 이재명 대표도 후보자로서 면접에 임했다.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인사들 사이에 날선 신경전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면접은 같은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들이 동시에 심사받는 다대다(多對多) 방식으로 이뤄졌다. 각자 30초 가량 자기소개를 하면 '어떻게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을 것인가', '대표적인 정책 공약은 무엇인가' 등 공통 질문에 답을 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재선에 도전하는 이재명 대표도 면접을 보기 위해 당사를 찾았다. 인천 계양을에는 현역인 이 대표에 박형우 전 계양구청장, 박성민 전 인천시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이 대표는 경선 면접을 본 이유에 대해 "당의 시스템과 당헌 당규를 따르려는 것"이라며 "(공천은) 당의 규정에 따라 차별 없이 공평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면접에 들어가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 승리를 확신하냐'는 질문을 받자 웃음을 띠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친명계 인사가 비명계 현역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진 지역구 면접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 사이엔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강북을 면접을 본 친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과 이 지역 현역인 비명계 박용진 의원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정 원장은 면접장에서 박 의원을 향해 '보수언론에서 칭찬받는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기자들에게 "(면접에서) 나에 대한 공격은 있었다"며 "정 원장이 이전에 나에게 '민주당을 공격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는데, 나는 당을 사랑하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좋은 친구는 그런 역할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을 현역인 홍영표 의원과 이곳에 공천을 신청한 비례대표 이동주 의원 사이에도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특별한 이야기는 안 했다"면서도 "'핫한' 지역구잖나"라며 뼈 있는 말을 했다. 이 의원도 "국민은 민주당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현역 교체 필요성을 시사하는 언급을 내놓았다.
비명계 강병원 의원과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김우영 상임대표도 나란히 은평을 면접에 임했다. 강 의원은 친명 대 비명 구도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친명과 비명에 대한 불편한 질문이나 분위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김 상임대표는 같은 질문에 "거기에 대한 약간의 질문이 있었고, 다들 깔끔한 승복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면접은 5일까지 엿새간 진행된다. 공관위는 지역별 현장 실사, 후보자 적합도 조사와 면접 평가를 종합해 다음 달 5일부터 단수·전략공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번 공천 심사 과정에서 '5대 혐오 범죄(성범죄, 음주운전, 직장 갑질, 학교폭력, 증오 발언)' 등 도덕성 집중 심사를 예고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면접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당 공관위는 오늘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엿새 동안 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를 위한 면접을 실시한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