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44)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증거에도 동의하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도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이날 법정에 나온 A씨는 "수사기관에선 아들이 범행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는데, 법정에선 모두 인정하느냐"고 재판장이 묻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A씨는 국민참여재판이나 배심원 재판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8월 중순 오후 10~11시쯤 경기도 김포시의 한 텃밭에 딸 B양을 암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같은 달 7일 인천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딸을 낳았고, 생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의붓아버지 소유의 텃밭에 딸을 묻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당시 11살인 맏아들 C군을 데리고 택시로 텃밭까지 이동했고, C군이 지켜보는 앞에서 딸을 암매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양이 입고 있던 배냇저고리 등을 아궁이에 태워 범행을 숨기기도 했다.
A씨가 딸을 몰래 묻은 장소로 지목한 텃밭에선 사건 발생 7년 만인 지난달 B양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B양을 출생할 당시 남편과 별거 중이었고, 이후 이혼한 채 C군을 혼자서 키웠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딸을 양육하기 어려웠다"면서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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