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9개월만 최고치
비강남권 거래량·집값 상승 확산
DSR3단계 시행전 패닉바잉 우려
금융당국, 은행권 긴급회의·대응
전문가 "시장 개입, 부작용 발생"
비강남권 거래량·집값 상승 확산
DSR3단계 시행전 패닉바잉 우려
금융당국, 은행권 긴급회의·대응
전문가 "시장 개입, 부작용 발생"
![[기획] 규제할수록 폭등… 진보정부 부동산 악몽 `스멀스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1602100363046001[1].jpg "[기획] 규제할수록 폭등… 진보정부 부동산 악몽 `스멀스멀`")
정부는 이에 서울 아파트값을 잡기 위한 고강도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에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사는 '영끌족'이 늘어나자 정부는 다시 '수요 억제'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책 실패로 집값 폭등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았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똑같이 되풀이되는 모양새라고 우려한다.
문 정부 시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유동성 장세에 주택 매매 수요가 늘어나자 대출 규제로 집값을 억제하려던 정책이 이미 실패로 끝난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인하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유동성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의 수요 억제 정책이 또 한번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 기대심리 특징'에 따르면 주택가격 기대심리지수는 지난 2월 99에서 지난달 111로 급등했다. 기대심리지수는 1년 뒤 우리나라 주택 가격 예상치를 수치화한 것이다.
지표는 100을 기준으로 상회 시 상승 전망이, 하회 시 하락 전망이 우세한 시장임을 의미한다. 지난 2월까지는 내년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후부터 꾸준히 반등하며 지난달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과열되면 '영끌'과 '패닉바잉'과 같은 과도한 시장 반응이 유발된다. 실제 우리나라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50조792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조9980억원 불어났다. 이 같은 '과열 양상'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전 은행권을 긴급 소집했다. 가계대출 증가 대부분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며 서울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고 판단해 긴급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출 조이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으로 부동산 대출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되기 전 '막차 수요'로 집값이 빠르게 오르자 시중은행의 대출 현황을 다시 점검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이 같은 대출규제로는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미 문 정부에서 대출규제 강화에도 집값이 폭등한 실패사례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DSR 3단계 시행 전 일시적인 상승은 어쩔 수 없지만, 대출 규제 등의 방식으로 수요를 인위적으로 억제할 경우 이것이 추세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또 한번 '패닉바잉'과 '포모'(FOMO·기회 상실 우려)로 인한 폭등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나면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이미 추가적인 대출규제가 예고된 상황에서 수요를 더 억누르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공급 확대가 근본적인 해답이지만, 계획과 실제 공급 사이 최소 3년여의 시간이 필요한 부동산 정책을 감안하면 집값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에 최소한으로 개입하며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문 정부 시절, 투기과열지구의 담보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 등을 하향 조정하며 수요를 억제하려 했다. 하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코로나로 인한 유동성 증가로 전 세계 집값이 상승한 것을 고려해도 우리나라의 집값 상승률은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문 정부 시절 분양가상한제, 임대차보호법 등으로 집값 상승 자체를 억제하려 한 것도 결국 공급 대비 과도한 수요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고, 오히려 집값을 더 끌어올렸다"며 "이번 정부가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대출이나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시중에 풀린 돈이고, 오히려 대출금리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며 "시장을 거스르려 하면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교훈을 새기고 부동산 정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남석·주형연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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