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영국 반도체 설계사 인수
美·獨 회사 지분도 잇따라 매수
데이터센터 시장 다각화 움직임
자본규모 큰 삼성 AI빅딜 기대
美·獨 회사 지분도 잇따라 매수
데이터센터 시장 다각화 움직임
자본규모 큰 삼성 AI빅딜 기대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이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를 계기로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인수·합병(M&A) 움직임이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최근 조 단위 M&A의 물꼬를 튼 삼성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한 때 삼성과 퀄컴이 함께 인텔의 지분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을 만큼 두 회사는 업계에서 꼽는 '큰 손'에 속한다. AI는 삼성뿐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로이터는 9일(현지시간) 퀄컴이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알파웨이브를 약 24억달러(약 3조2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인수 절차가 내년 1분기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퀄컴은 이번 인수가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을 위한 핵심 자산을 제공하고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퀄컴은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에 대응해 데이터센터, 개인용 컴퓨터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인수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칩 제조업체인 퀄컴이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AI 핵심 기술력을 M&A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첫 해외 투자법인인 '네이버벤처스'를 설립하기로 하고, 첫 투자처로 국내 동영상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로 정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네트워킹 행사에서 "역량있는 스타트업, 인재들을 찾아 지원하며 다양성이 공존하는 AI 시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의 시선은 자연스레 삼성에 쏠린다. 지난달에만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3억5000만달러), 독일 냉난방공조(HVAC) 업체 플랙트그룹 지분 100%(15억유로)를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8년 전 하만 인수 이후 잠잠했던 M&A의 물꼬를 텄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보유 자산 등을 고려했을 때, 조만간 하만을 뛰어넘는 AI '빅딜'을 깜짝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3월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05조원으로, 이 중 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94조원가량이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AI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운 점도 삼성의 '빅딜' 가능성을 점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AI 3강' 공약을 제시하면서 100조원 규모 민간 펀드 조성,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통한 'AI 고속도로' 구축,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 이상 확보, 국가 AI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조성 등의 실천 방안도 내놓았다.
재계 관계자는 "퀄컴과 같은 반도체 설계 톱티어 기업도 AI 경쟁력 강화 위해 M&A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AI 대전환에서는 규모와 속도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다방면의 기술협업과 함께 M&A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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