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6일 미국 정부로부터 호주 오스탈(Austal)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 한화는 지난 3월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인수했고, 동시에 19.9%까지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호주와 미국 정부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이로써 한화는 호주 외국투자심사위원회(FIRB)의 심사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한화에 따르면 미국 외국인의 투자 및 인수합병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는 핵심 기관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오스탈 지분 19.9% 인수에 대한 승인을 신청했고, CFIUS는 "해결되지 않은 국가안보 우려가 없다"며 최대 100%까지 지분 확대를 허용하는 것으로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한화의 기술력과 실행 역량은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신뢰를 반영한 결과로 평가 받는다.
마이클 쿨터(Michael Coulter) 한화글로벌디펜스 대표는 "이번 승인은 한화가 미국 정부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미국과 동맹국과의 협업 과정에서 쌓아온 기술력, 납기 준수 능력, 예산 관리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조선 기술과 운영 시스템이 미국 방산 산업과 결합하면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오스탈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조선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조선 사업 역량을 오스탈의 글로벌 사업에 접목시켜 양사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호주의 방산 시장에서 공동 사업 확대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이로써 한화는 호주 외국투자심사위원회(FIRB)에 오스탈 지분 19.9% 인수에 대한 심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한화가 FIRB로부터 지분 투자를 승인받더라도 오스탈 인수가 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해도 이사회 진입의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한화는 2021년에도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었지만 당시 이사회 반대로 최종 무산됐다.
한편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해양방산회사로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과 샌디에이고 등에서 조선업을 경영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 조선소에서 미 해군의 연안전투함, 핵잠수함 건조 사업에 참여 중이다. 한화는 미국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오스탈 인수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기도 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