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신화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최근 홈페이지에 '무통분만 업무의 전면적 추진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올해 말까지 산부인과 진료를 하는 모든 3차 의료기관(병상 500개 이상)에서 무통분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2차 병원(병상 100개 이상)은 2027년까지 무통분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위원회는 또한 무통분만 관련 시설 마련과 장비·약품 배치, 전문인력 교육을 강화하라고 지시하고 산전 검사 항목에 진통 관련 평가를 포함하도록 권장했다. 이를 통해 무통분만 관련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적용 범위를 확대해 "출산 친화적인 환경을 촉진하겠다"라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당국은 무통분만 이용률이 선진국 대비 낮은 점이 출산 기피의 한 원인이라고 보고 이 같은 조치에 나섰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전체 산모 중 무통분만을 택하는 비율은 약 30%다. 이에 비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67% 이상이 무통분만으로 출산하고 프랑스에서는 이 비율이 82%에 달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18년 무통분만을 촉진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을 전국 900개 병원에서 시행한 이후 참여 병원의 평균 무통분만 이용률이 2015년 27.5%에서 2022년 60.2%로 상승했다. 하지만 지역별 의료격차, 안전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대중의 오해, 마취과 전문의 부족 등 때문에 전반적인 이용률은 아직 낮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공공병원에서 무통분만 이용 시 1000∼3000위안(19만∼57만원) 정도인 비용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 수년 사이 출산 장려책의 하나로 건강보험에 무통분만 비용을 포함하는 성(省)이 늘고 있다.
중국에서는 양육·교육비, 경기침체와 청년 실업 증가, 출산에 따른 여성들의 경력 단절 등으로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연간 출생아 수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00만명을 밑돌면서 전체 인구 역시 3년 연속 감소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출산휴가 연장, 세제 혜택 확대, 주택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