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사법부가 권력의 입김 앞에 흔들리는 정의의 저울이 되고 있다"며 "서울고등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1차 공판 기일을 또다시 연기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를 이유로 연기한 바 있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되면 죄가 사라지나"라며 "헌법 제84조는 면죄부가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그는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지 이미 기소된 형사 사건의 재판까지 중단하라는 것이 아니고 있는 죄를 덮는 도구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어떤 권력도 헌법 위에 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대통령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며 "분노해야 할 지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고 서울고법은 지난달 15일 첫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지만 당시 이재명 후보 측이 선거운동 기간을 공평하게 보장해 달라며 연기를 요청해 법원이 요구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또 미뤘으니 법원 스스로 통치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쏘아붙였다.
김 위원장은 "물론 우리는 대통령의 직무가 헌법상 보호를 받는다는 점 알고 있지만 이번 서울고법의 판단은 한마디로 사법의 유예"라며 "권력의 일정에 순응한 개별 재판부의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헌법 제84조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엇갈리는 만큼 최종심인 대법원의 최종 결론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서도 "태도가 심각하다"며 "개별 재판부 판단에 맡기면 곤란하다면서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됐으니 아예 재판을 하지 못하게 막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 대통령은 유권자를 기만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판결을 받았는데 대통령이 됐다는 이유 하나로 사건을 심리하지 않는다면 그게 과연 사법 정의에 맞는 건가"라며 "죄 있는 권력자는 법망을 피해도 괜찮다는 뜻인가"라고 따졌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지금 대통령이 된 순간 죄가 정지되는 제왕적 불소추 특권 국가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며 "침묵하지 않겠다. 사법부가 눈을 감는다면 우리가 국민을 대신해 부당함을 고발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의의 이름으로 맞서겠다. 이 자리에 함께하신 의원들과 함께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입법적 정치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법원에도 촉구한다. 더 이상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정의의 눈을 바로 떠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위원장은 "그렇지 않으면 이 나라는 헌법 위에 권력이 군림하고 법치 대신 눈치가 지배하는 위헌 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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