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과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민간 기업이 폐현수막 폐기물 감축을 위해 손잡았다. 정부와 지역, 기업이 힘을 합쳐 현재 30%에 불과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큰 폭으로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SK케미칼은 5일 울산 남구에 위치한 SK케미칼 울산 공장에서 5개 지방자치단체, 리벨롭, 세진플러스, 카카오와 함께 '지역·기업 상생 발전을 위한 폐현수막 재활용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행정안전부와 지자체, 기업이 협력해 폐현수막을 수거하고 이를 SK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활용해 폐현수막 완결적 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행정안전부는 협약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간 상생 발전을 위한 가교 역할을 지원한다. 세종, 강릉, 청주, 나주, 창원 등 5개 지자체는 관내 발생 폐현수막의 안정적 수거,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폐현수막을 사용해 생산한 재활용 제품 도입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SK케미칼은 수거된 폐현수막을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활용해 분자 단위로 분해한 이후 석유 기반의 페트(PET)와 동등한 품질의 재활용 PET를 생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부가가치 기술을 접목한 기계적 재활용을 통해 전기·전자 제품에 적용하고 올해 말부터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활용한 완결적 순환 체계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SK케미칼이 생산하는 재활용 PET 소재는 리벨롭과 카카오에서 의류, 책상, 현수막 등 다양한 최종 제품을 만들고 유통·판매할 예정이다. 세진플러스는 폐현수막의 물리적 공정을 통해 차량 내장재 및 건축자재로의 업사이클링을 추진한다.
폐현수막 발생량은 환경부 기준 매년 약 6000톤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70%의 폐현수막은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5개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폐현수막 규모만 해도 연간 200톤에 달한다.
폐현수막 재활용 시도가 있었으나 대부분 일회성으로 재활용 장바구니 등으로 재가공해 왔다. 폐현수막을 재가공한 용품도 또 다시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형태로 자원 선순환의 지속성 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반면 화학적 재활용 소재의 경우 물리적 재활용 소재와 달리 품질 손상이 없이 반복적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생산된 PET소재를 현수막의 원료로 적용할 경우 폐현수막을 다시 새 현수막으로 되돌리는 완결적 순환 체계인 '클로즈드 루프' 구현이 가능해진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의 성과를 향후 폐현수막 재활용 활성화 정책에 적극 반영해 중앙정부 차원의 재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동시에 성과 분석을 통해 재활용 사례를 전국 단위로 확대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재활용 제품 사용을 유도하고 시장확대 방안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이번 협약으로 정부와 지역사회, 기업이 협력에 나서면서 저조했던 폐현수막 재활용률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폐현수막 뿐만 아니라 순환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 개발과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현석 SK케미칼 리사이클사업본부장은 "현수막은 홍보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지만 대다수가 일회성으로 소각되고 있어 환경 개선을 위한 새로운 재활용 방안이 시급한 제품"이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폐현수막 완결적 순환 체계 구축을 통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수행하고 국내외 다양한 영역에서 순환 재활용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