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성장엔진' 육성 함께 반도체 특별법 조기 제정
4.5일제 등 노동시간 축소·더 강화된 상법개정 앞둬
이재명 대통령이 4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가운데, 재계에서는 앞으로의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에 대해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의 기대감이 나오지만, 지배구조 규제 강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과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일명 노란봉투법) 등이 예고돼 경영환영 악화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AI·반도체 등 혁신사업 육성 기대감
재계에서는 우선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5대 경제강국' 성장 비전공약으로 내세웠던 6대 성장엔진 'ABCDEF', 즉 AI·바이오·콘텐츠·방위산업·에너지·제조업 분야에 대해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AI 3강'을 목표로는 100조원 규모의 민간 펀드 구성 계획을 내놓고,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통한 'AI 고속도로' 구축과 국가 혁신거점 육성 방향성도 제시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반도체 관련 특별법 조기 제정, 국내생산 세액 10% 공제, 해외공장 유턴기업 세제 지원,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강화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제시했다. 지난 4월28일에는 후보 선출 뒤 첫 경제 일정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K-반도체 AI 메모리반도체 기업 간담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행보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으로 미래를 주도하는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약속했다.
◇李 "2~3주 안에 상법 개정"… 재계 "득보다 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당장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상법과 노란봉투법 개정이 걱정을 야기하는 요소다. 상법 개정안의 경우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재계에서는 '소송 남발' 우려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대신 자본시장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상법의 경우 지난 4월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무산됐지만, 이 대통령이 이를 다시 꺼내들었다. 특히 이전엔 논의 끝에 제외됐던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포함시켜 강도가 더욱 세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정책 공약집에서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명문화해 주주 전체의 이익이 고려될 수 있도록 원칙을 제시하겠다'고 명시했으며, 지난 2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취임 후)2∼3주 안에 (상법 개정안을)처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제8단체는 지난 3월19일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 본연의 경쟁력 제고 활동을 저해함으로써 득보다 실이 큰 법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및 기업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재의요구권 행사로 무산된 상법 개정안을 보다 강화해 입법을 추진할 예정으로, 그대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적대적 M&A(인수합병), 상법상 배임죄 등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적인 법안이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노란봉투법에 4.5일제·정년연장까지 '압박'
하청노동자 등의 교섭권 보장 등을 담은 노란봉투법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노란봉투법은 노사관계에서 사용자 범위와 쟁의행위 대상을 하청에 재하청까지 거의 모든 협력업체로 확대하고, 사측은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이 대통령은 이달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동자) 교섭권을 강화하고,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로 인한 고통을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주 4.5일제 도입과 함께 2030년까지 OECD 평균 이하로 노동시간을 감축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이해당사자 의견수렴 후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입법도 연내 추진하는 내용도 공약에 담겼다. 일부 기업 노조는 대선을 앞두고 임금인상과 함께 주 4.5일제 도입, 정년연장 등을 담은 임단협 요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불법 행위에 면죄부를 주기보다는 사업장 점거 금지 등 합리적인 노사문화 구축을 위한 법·제도가 우선"이라며 "생산성 향상 대책 없이 근로시간만 단축하는 게 실현 가능할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이에 대해 "새 정부는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출범과 함께 노동·복지·기업규제 등 관련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다"며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지역화폐법, 양곡관리법 등이 국회 의석 과반을 점하고 있는 여당의 지원 하에 재추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재명 정부] ‘기대 반, 걱정 반’ 재계…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 우려](//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0502100832064001[1].jpg "[이재명 정부] ‘기대 반, 걱정 반’ 재계… 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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